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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고용의무이행등][공2022하,2172]
【판시사항】
[1]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인 경우,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취업규칙의 성격 및 해석 방법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의미 및 그 대상인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인지 여부(적극)
[4]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적용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5]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는 근로기준법 제97조의 규정 취지
[6] 갑 은행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시행한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에서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임금피크 기간 중의 급여 전액 등을 받고 특별퇴직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면서,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급여를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이에 만 56세가 도래한 을 등이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퇴직하였는데, 갑 은행이 을 등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아니하자 을 등이 갑 은행을 상대로 재채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개선안의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지고,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갑 은행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며, 또한 재채용 부분이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거나 그와 같은 개별합의의 존재 또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7] 근로자가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다른 직장에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를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2]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
[4]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 보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5]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6] 갑 은행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시행한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에서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임금피크 기간 중의 급여 전액 등을 받고 특별퇴직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면서,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급여를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이에 만 56세가 도래한 을 등이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퇴직하였는데, 갑 은행이 을 등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아니하자 을 등이 갑 은행을 상대로 재채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개선안의 재채용 부분에 따른 갑 은행의 특별퇴직자들에 대한 재채용 행위 자체는 특별퇴직자와 갑 은행 사이의 종전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갑 은행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고, 갑 은행이 개선안을 설명하는 문서에서 별정직원 재채용 자체를 특별퇴직에 대한 혜택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재채용 부분은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갑 은행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며, 또한 위 재채용 부분을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은 특별퇴직조건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도 갑 은행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은 변경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며, 나아가 을 등의 특별퇴직 신청에 관하여 을 등과 갑 은행 사이에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더라도 이는 갑 은행의 재채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위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을 등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고 한 사례.
[7] 근로자가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한다.
【참조조문】
[1]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제93조 [2] 근로기준법 제93조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4]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5] 근로기준법 제97조 [6]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제93조, 제94조 제1항, 제97조, 민법 제390조 [7] 민법 제390조, 제39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공1992, 2227)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공1999상, 59)
[2]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공2003상, 989)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두70793 판결(공2021상, 160)
[3]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공1993하, 2606)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공2022상, 912)
[4] 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공2001상, 419)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공2004상, 976)
[5]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공2020상, 12)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공2020상, 327)
[7]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6다13437 판결(공2021상, 89)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성봉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준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11. 13. 선고 2017나20419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은 1960년 상반기 출생으로 피고(2015. 9. 1. 주식회사 하나은행을 흡수합병하기 전의 상호는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었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2007. 7. 1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외환은행지부(이하 ‘외환은행지부’라고 한다)와 만 55세에 도달한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아니면 피고가 제시하는 혜택을 부여받는 대신 특별퇴직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하고, 2007년 하반기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다. 피고는 2008년경 위 임금피크제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개선안을 마련하여 외환은행지부와 협의를 거쳤고, 외환은행지부는 2009. 1. 19. 위 임금피크제 개선안의 시행에 동의하였다. 2009. 1. 19. 자 임금피크제 관련 동의서에 첨부된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이하 ‘이 사건 개선안’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임금피크 연령을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상향하고, 임금피크제 기간을 ‘만 55세부터 만 58세까지(4년)’에서 ‘만 56세부터 만 59세까지(4년)’로 변경한다.
2) 임금피크제 기간 중 받게 되는 총급여의 기본 지급률을 250%(80%, 60%, 60%, 50%)에서 170%(50%, 50%, 40%, 30%)로 변경한다.
3) 직원은 만 56세 및 만 57세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특별퇴직을 할 수 있다. 특별퇴직한 직원에게는 임금피크 기간 중의 급여 전액이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되고 특별퇴직을 한 직원에게는 의료비 등 복리후생비 2,000만 원과 임금피크 기간 중의 자녀학자금이 지원되며 4개월 동안의 전직지원연수(outplacement)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이하 이 사건 개선안 중 재채용 부분을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라고 한다).
라. 피고는 2016. 1. 25. 2016년 상반기 중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1960년 상반기 출생)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안내하였다. 원고들은 2016년 상반기에 만 56세가 도래하였는데,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2016. 5. 31. 자로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특별퇴직하였음에도 원고들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아니하였다.
마.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따라 원고들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2016. 6. 1.부터 원고들이 만 58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까지 발생한 임금, 퇴직금 상당액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취업규칙 인정 여부와 이 사건 개선안의 해석에 관하여(상고이유 제1점)
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1)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2)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따른 피고의 특별퇴직자들에 대한 재채용 행위 자체는 특별퇴직자와 피고 사이의 종전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피고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특별퇴직을 선택하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부여되는 특별퇴직조건 중의 하나이고, 그 내용은 특별퇴직 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어 근무기간 동안 정해진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속한 상태에서 특별퇴직을 신청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특별퇴직에 관한 근로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2007. 7. 외환은행지부와의 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2009. 1. 이 사건 개선안을 시행할 때에도 외환은행지부의 동의를 받았다. 또한 피고는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4. 5.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대한 추가 개선안을 마련한 다음 이에 대하여도 외환은행지부에 대하여 동의를 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근로자 개인과 피고 사이의 개별적 권리·의무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것이라고 인식하였음을 보여 주고,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의 성질을 가진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다)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다1995 판결에서 채용에 관한 기준은 근로조건의 기준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판결은 신규채용에 관한 사안이므로 이미 피고와 근로관계가 있는 근로자의 특별퇴직 후 재채용이 문제 되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근로관계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성질을 가진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조건이나 취업규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이 사건 개선안의 해석
1)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두7079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개선안을 설명하는 문서에서 별정직원 재채용 자체를 특별퇴직에 대한 혜택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피고에게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취업규칙 변경안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등 주장에 관하여(상고이유 제2점)
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 보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조건 중의 하나로서 특별퇴직을 선택한 근로자에게 특별퇴직 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어 근무기간 동안 정해진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을 부여할 경우 피고의 재량에 의하여 위와 같은 지위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특별퇴직조건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경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을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외환은행지부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위와 같은 변경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취업규칙 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특별퇴직 합의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상고이유 제3점)
가.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특별퇴직 신청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그와 같은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개별합의는 피고의 재채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원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므로 그에 대하여는 여전히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별퇴직에 관한 의사표시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 등에 관하여(상고이유 제4점)
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따른 재채용 의무 발생일 및 근로기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재채용 의무일은 원고들의 특별퇴직일인 2016. 5. 31.의 다음 날인 2016. 6. 1.이고, 원고들에 대한 재채용 의무기간은 만 58세까지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채용 의무의 발생시기나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손익상계 관련
1) 근로자가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그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 2가 2017년도에 얻은 2,000만 원의 수입은 피고의 재채용 의무 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노태악(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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