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복순이
돌고래들은 제주도 앞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며 산다. 이런 돌고래들이 붙잡히면 바다가 아닌 비좁은 수족관에서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던 때가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조련사의 명령을 따라 묘기를 부려야만 죽은 물고기라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돌고래쇼 공연은 한때 필수 관광코스에 들어가곤 했다. 나도 몇 번 구경 간 적이 있었다. 돌고래들은 훌라후프처럼 동그란 구멍을 몇 개씩이나 통과하기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여러 마리가 동시에 물 위로 뛰어오르기도 하고 수중 발레를 하는 것처럼 묘기를 부리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나도 그랬다. 돌고래의 처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돌고래는 참으로 똑똑하구나’ 라는 생각만 했었다.
어느 날 공연장에 붙잡혀 온 돌고래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난 것이다.
우연히 돌고래쇼에 동원되는 돌고래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본 어느 환경운동가가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1인 시위를 한 것이다. 이 시위를 시작으로 여러사람들이 동참하게 되고, ‘핫핑크돌핀스’라는 돌고래 환경단체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좁은 수족관에 갇혔다가 바다로 돌아가서 살 수 있도록 적응 훈련을 거쳐 그들의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졌다.
이 글에 나오는 주인공 돌고래 복순이도 그렇게 해서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구절이 있었다.
태산이는 죽은 물고기라도 얻어먹으려고 조련사의 명령에 따라 높이 뛰었지만 복순이는 조련사의 명령을 끝까지 거부했다.
조련사의 명령에 따른 태산이에게 던져 준 물고기를 자기가 먹지 않고 굶고 있는 복순이한데 갖다주었다.
이때 복순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지요.
“태산아, 고마워. 나도 할 수 있었어.
하지만 나는 바다에서만 높이 뛰어오를 거야!” 라고요.
이 구절을 읽으며 “그래, 그래. 꼭 그렇게 하렴.” 하고 복순이를 응원했다.
지금 복순이는 가족들과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돌아다니고 있겠지요.
이 글을 쓴 김란 작가도 제주도 태생이다. 마을 앞바다에서 뛰노는 남방큰돌고래를 보면서 자랐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돌고래를 보면서 자랐던 작가는 ‘돌고래 불법 포획 사건’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