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CN 캐내디언 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18번홀. 박인비는 선두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5타 차로 우승에선 멀어졌지만 최운정(볼빅)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홀까지 60야드 가량 남은 어프로치 샷. 부드럽게 맞은 공은 그림같이 날아가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천금 같은 버디였다. 박인비는 이 홀에서의 버디로 최운정을 제치고 단독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박인비는 세계랭킹 9위에 올랐다. 지난주 11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박인비는 최나연(SK텔레콤·3위), 양희영(KB금융그룹·7위), 안선주(8위)에 이어 한국 선수들 중 4번째로 랭킹이 높은 선수가 됐다. 특히 안선주와는 평균 랭킹 포인트가 0.1점밖에 나지 않아 남은 대회들의 결과에 따라서 랭킹이 더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상금랭킹 역시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자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3억 4000만원의 상금은 준우승자 박인비에게로 돌아갔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상금을 더해 올 시즌 상금 합계 16억 377만원으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14억 7800만 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박인비는 “지난 43년간 아마추어가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일이 없기 때문에 우승 상금이 준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경우 역시 없었다”며 “흔치 않은 일을 경험한 것 같다. 2등을 했는데 이렇게 기쁘기는 처음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일주일 간의 휴식을 가진 뒤 다음달 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킹스밀 챔피언십으로 일정을 재개한다. 올 시즌 8개 대회 연속 톱 10을 기록하고 있는 박인비는 9개 대회 연속 톱 10을 이어가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