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음...93년 10월 군번 김한상입니다...
하두 오랫동안 글을 못 남겨서...
미안한 맘 반에...확인차...ㅋㅋㅋ
어제...제게 큰 일이 2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음....개인적인 일이라기보다는...다들 알다싶이...
우리나라 축구팀이 결승행이 좌절되었다는 것이고...
나머지 다른 소식은 어제부로 다시는 군복을 입을 일이 없다는 겁니다...
에비군 훈련 마지막 7년차 훈련이 어제부로 종료되었거던여...
내년에도 예비군에 편성되긴 하지만...훈련은 없습니다...
즉...이제는 민방위입니다...
민방위 훈련때 새마을 모자쓰고 대낮부터 벌그래 취한 아저씨들...
씁쓸합니다...이제는 그 아저씨들 중 하나라니...
그런데 내 개인적으로 마지막 예비군 훈련이자...결승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던 어제는...
여러모로...참으로 의미있던 하루가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아직도 학생신분인지라...1년에 고작 8시간 받는 훈련시간마저...
어제는 대한민국 월드컵 결승진출을 기원하는 간절한 갈망에...
예비군 소속 대대장님의 파격적인 1시간 단축 교육...
ㅋㅋㅋㅋ
훈련중에도...경례구호는 대한민국이였고...
시가지 전투 훈련때 M-60사수의 총소리도 대한민국 박자 그대로였습니다..
아무도...우리의 요코하마행에 의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던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누구라고 할 것없이...모두들...1시간 빨리 부대를 빠져나와... 학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후...개운한 맘으로 신림동의 한 맥주집에 모여 앉았습니다...
지금까지는 계속...학교 대강당에서 경기 중계관람을 하였다가...
첨으로 밖에 나와서...맥주한잔 마시면서...관람을 하니...
재밌더군여...여러 사람들의 표정과 반응...
역시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아저씨들과 아줌마들의 대한민국 박수소리와 구호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 보였지만...
그들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하나 만큼은 젊은이들 못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아까운 석패...
만약 어제 경기마저 이겼더라면...난리가 났겠지만...
그래도... 같이 모였던 모든이들이 수고한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사람들의 얼굴 뒤에....
아쉬움의 그늘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어쩔수 없던 모양입니다...
지금까지...온 국민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제...월드컵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그런 기대와 감동은 달구벌을 향해 나머지 3,4위전으로 미뤄야 할 듯 합니다....
그런데..이 시점에서...
내 자신 스스로에게 여러모로 지난 월드컵의 가졌던 의미 이상의 기억들...
개인적으로 좋은 것들보다는 당시에 힘들었던 일이 더 많았지만...
지난 군대생활의 한가닥 자락이...
1년에 한번이라도 그런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져버린 어제 하루였습니다...
아쉽더군요...
그렇다고 다시 군대가라고 하면...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그런 좋았던, 나뻤던 기억들 저편에 서있는...
그런 사람들이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담 모임에는 무슨 일이있어도 꼭 참가하도록 약속드립니다...
그럼..담을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