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인삼 한약방·한의원 점령
▶밀수도 기승…9월 채굴 앞두고 가격파동 우려
한약 조제용 국산 백삼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약 조제용 백삼은 주로 2·3등급이 사용되는데 중국산의 범람으로 국산 백삼은 아예 외면 받고 있다. MMA(의무수입)를 제외한 백삼 수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60톤 이상이다. 이는 관세 300%를 부과한 정식 통관 제품으로 서울 제기동 약령시장을 중심으로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가격은 1kg 7달러 수준으로 관세와 제반 경비를 포함해 1각(300g) 8000∼9000원 정도로 알려진다. 이는 최종 소비처인 한약방, 한의원 등에는 1만8000원∼2만원이면 납품 가능해 국산과 1만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한약 조제용 백삼 대부분이 수입산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산 백삼(2·3등)은 올해 1월 3만3000원(1각 300g)에서 현재 2만8000원까지 하락했으나 매기가 없다. 전국 한약방은 2만여 개로 업소당 월 평균 10각(3kg)의 백삼을 소비한다. 이는 월 60톤(240만 각)으로 연간 720톤이고 연초 백삼 2등 가격(3만4000원, 300g) 기준 816억원 규모다. 백삼 1각 제조에 수삼 2채(1.5kg)가 소요되므로 3600톤에 달하는 대형 시장이다. 한국인삼공사가 연간 수삼 3000여 톤을 수매하는데 이보다 많은 물량이 중국 백삼에 밀려나는 셈이다.
이같은 여파는 수삼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9월 채굴을 앞두고 가격파동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4년근 수삼의 경우 백삼 원료로 사용되는 2등이 지난해 1차 1만8000원 이었으나 지금은 1만3000∼1만5000원으로 하락했다. 이는 가공원료로 사용되는 파삼 가격에 그친다.
또 다른 문제는 밀수 급증이다. 홍삼은 고관세(1000%)여서 밀수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관세청 등에 적발된 밀수만 2002년 23톤에서 2005년 83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60톤으로 1년 사이 약 7배 증가할 만큼 위협적이다. 금산의 삼화삼업사 이종열 사장은 "밀수 인삼은 적발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 국내 시장을 잠식했다"며 "밀수는 전량 소각 처분하고 4·5년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근표시제' 폐지 등의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