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청소기 삼국지 1부에서 외형을 샅샅이 살펴 보았으니, 이제 본격적인 성능 비교를 시작해보자. 성능편에서는 무선 청소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흡입력’ 외에도 실제 사용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항목들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성능편 첫 번째 기사에서는 청소를 시작하기에 앞서 알아 두어야 할 소음 측정과 사용 시간(배터리) 측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배출구 바람 방향 확인과 먼지통을 세척하는 방법까지 직접 확인해보겠다.
무선 청소기가 ‘선’이 없다고 해서 ‘소음’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흡입력이 강해지면서 무선 청소기에서는 더 큰 소음이 발생하게 되었다. 손으로 쓸어 담는 것이 아닌 이상 청소기에서 소음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집에 어린 아이가 있거나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겪어본 적이 있다면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3사 무선 청소기 중에서는 어떤 제품이 가장 조용하고, 또 어떤 제품이 가장 시끄러울까? LG 코드제로, 삼성 파워건, 다이슨 V8 카본파이버의 소음을 직접 테스트해보았다. 3사 제품에는 모두 일반 모드와 터보 모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두 가지 모드를 각각 측정했으며, LG 코드제로의 경우 일반 모드와 터보 모드 사이에 있는 강 모드는 측정하지 않았다. 또한, 본체 바로 옆에서 스마트폰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결과는 어떨까?
측정 결과 일반 모드는 83~84db로 비슷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터보 모드는 LG 코드제로가 다른 제품에 비해 3db 가량 적은 소음을 보여주었으나 크게 눈에 띄는 차이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일반 모드에서도 80db을 훌쩍 넘는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시계 자명종 소리나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약 80db대라고 하니, 청소기 일반 모드는 자던 사람이 놀라서 깰 만한 수준의 소음을 가진 셈이다. 심지어 터보 모드에서는 약한 천둥 소리, 혹은 기계가 세차게 돌아가는 공장 내부에 버금가는 소음이 발생한다. 물론 청소기에 귀를 바짝 대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큰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번에 너무 장시간 사용하지 않고 터보 모드보다는 일반 모드를 주로 사용하며,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자. 층간 소음이 발소리에만 국한된게 아니니까 말이다.
굳세고 강한 청소기를 찾는다면? 배터리 테스트
무선 청소기를 구매할 때 흡입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사용 시간이다. 아무리 흡입력이 강하다고 해도 청소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으면 청소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무선 청소기는 유선 청소기와 달리 전원을 연결한 채 청소할 수 없으니, 배터리의 충전 및 지속 시간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먼저 배터리 충전 시간을 비교해보자. 테스트는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킨 후, 배터리가 완충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타임랩스로 촬영하면서 측정했다. 3사 청소기 모두 한 멀티탭에 모두 연결하였고 충전기, 혹은 배터리에만 연결하는 LG, 삼성과는 달리 다이슨은 배터리 일체형이라 어쩔 수 없이 본체에 직접 연결했다.
배터리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약 2~3시간가량 소요되었으며 LG 코드제로가 130분(2시간 10분)으로 가장 빨리 충전되었고, 다이슨 V8 카본파이버가 223분(3시간 43분)으로 가장 늦게 충전되었다. 참고로 3사 제품 모두 매뉴얼에 표기된 충전 시간보다 더 빠르게 충전되었다. 불이 꺼지거나 깜빡임이 멈추는 등 3사마다 완충 표기가 다르지만, 그 표시와 실제 배터리 완충과의 시간 차가 원인으로 여겨진다. 아무튼,표기보다 짧은 시간에 완충이 된다는 것은 이득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완충까지 시간이 짧을수록 연속 동작 시간은 짧아질까? 무작정 청소기를 켜놓고 연속 작동 시간을 측정해보았다. 본체 모터와 헤드의 롤러, 브러쉬가 돌기 시작한 시점부터 모터가 멈출 때까지의 시간이다.
▲ LG 코드제로 A9 일반모드 연속 작동시간
▲ LG 코드제로 A9 터보모드 연속 작동시간
LG 코드제로 A9은 일반모드 작동시 약 28.03분, 터보모드 작동시 약 7.01분 동안 작동하였다. 매뉴얼이나 홈페이지에 표기된 시간은 스틱 연결시 30분이니 얼추 비슷한 기록이라고 해야 하나? 터보 모드는 표기된 시간이 6분이니 대략 1분 이득인 셈.
▲ 삼성 파워건 150 일반모드 연속 작동시간
▲ 삼성 파워건 150 터보모드 연속 작동시간
삼성 파워건 150은 어떨까? 측정 결과 일반모드에서는 41.34분, 터보모드에서는 7.22분 동안 돌아갔다. 역시나 매뉴얼에는 일반 40분, 터보 7분으로 나타났으니 예상외로 살짝 더 오래 동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의 클레임을 예상하여 매뉴얼을 제작했나 싶다.
▲ 다이슨 V8 카본파이버 일반모드 연속 작동시간
▲ 다이슨 V8 카본파이버 터보모드 연속 작동시간
마지막으로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다. 일반모드에서는 34.39분이 소요되었으며 터보모드 작동시 8.56분에서 동작을 멈췄다. 매뉴얼에는 별도 표시가 되지 않아 이득인지는 모르겠지만, 3사 제품 중 가장 긴 연속 동작 시간이다.
삼성 파워건은 일반 모드 사용 시 가장 긴 사용 시간을 보여주었다. LG 코드제로와는 10분 이상 차이가 났고, 다이슨 V8 카본파이버와 비교하면 배터리 충전 시간은 35분 더 짧으면서 사용 시간은 7분 더 길었다. 또한, 고작 1분가량이지만, 매뉴얼에 소개된 청소 시간(40분) 보다 더 긴 사용 시간을 보여주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삼성 파워건 역시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니, 더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추가 배터리를 제공하는 구성 옵션(VS80M8090○○)을 선택하도록 하자.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는 청소 시간이 34~35분에 불과할 뿐더러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유독 길었고, 배터리 일체형 제품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약 35분 정도 청소하고 거치대에 끼운 뒤 다시 3~4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청소 시간이 긴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이 예상된다.
한편 터보 모드의 지속 시간은 모든 제품이 7~8분에 불과했다. 따라서 처음부터 터보 모드로 청소하는 것보다는, 일반 모드를 사용하면서 간간이 터보 모드를 사용하고 다시 일반 모드로 돌아와야만 청소를 오래 할 수 있다. 무선은 무선이다!
불쾌한 바람은 맞고 싶지 않다. 공기 배출구 방향
다음은 청소할 때 은근히 신경 쓰이는 배출구의 바람 방향을 비교해보자. 청소기에서 나오는 바람은 먼지를 빨아들이면서 생긴 바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헤파필터를 거친다 한들 직접 몸에 맞아서 좋을 리 없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무선 청소기를 여러 번 사용해본 결과, 특별히 신경 쓰일 정도로 바람이 느껴지는 제품은 없었다.
특히 LG 코드제로는 배출구가 사용자의 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어 쾌적한 청소가 가능하며, 삼성 파워건과 다이슨 V8은 배출구가 상단에 있긴 하지만 바람이 좌우로 나오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을 일은 없었다. (살짝 LG가 저 바람 배출 방향을 마케팅 포인트로 광고하고는 있다)
무선 청소기 삼국지 2부에서는 본격적인 흡입력 비교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음과 배터리 사용 시간을 측정하고, 배출구 방향이나 먼지통 세척과 같은 사용 편의성을 직접 비교해 보았다.
소음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은 듀얼 배터리를 제공하는 LG 코드제로와 배터리 효율이 좋은 삼성 파워건이 우세를 보여주었고, 배출구 방향은 사용자의 정반대 방향으로 바람을 방출하는 LG 코드제로가, 먼지통 청소는 분리와 청소가 모두 간편했던 삼성 파워건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한편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는 배터리 활용이 아쉬웠지만, 배출구 방향이나 먼지통 청소는 큰 불편함 없이 무난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약속하겠다. 다음 기사에서는 무선 청소기에서 가장 중요한 흡입력 테스트를 꼭 진행하기로! 무선 청소기 삼국지 최후의 승자! 진짜 가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