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아쉬운 기억이 참 많기도 하다.
아쉬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너패밀리
회장으로서 함께 나누다가도 오히려 위로
받을 때가 많이 있다. 박병호 목사님과
통화도 하고 교회에서 만나 대화할 때,
'그래... 나 역시 아들을 선교사로 보낸
거지'라고 위로받았던 그 당시 순간을
기억하며 문화일보를 인용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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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난 아들 이어
‘생명나눔’ 선교사로 목회[살리고 떠난 사람들]
■ 故 박기정씨 부친 박병호 목사
- 아버지 생일선물사러 배달알바
입대 1주전 교통사고 혼수상태
- 교회, 사랑의장기본부와 협약
2022년부터 ‘생명나눔 예배’
교인 50명이 장기기증 서약서
“아들은 7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먼저 ‘하늘 선교사’로 떠났습니다.
저의 생명나눔 예배는 아들이
했던 일의 연장선일 뿐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지난 2020년 5월 26일 7명에게
심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박기정(당시
20세) 씨의 아버지 박병호(56) 목사는 2022년
1월부터 ‘생명나눔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목사로 부임한 교회를 통해 사랑의장기
기증본부와 협약을 맺고 매년 초 신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 서약을 하는 예배다. 3회를
진행하는 동안 50명의 교인이 장기기증 서약을
맺었다. 가족 단위로 서약을 맺고 장기기증
희망 등록 서약서를 받아가는
교인들도 있다고 한다.
박 목사는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정이는 먼저 생명을 나누는 ‘선교 사역’을
했는데, 내가 아들에 준하는 사역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아들 기정 씨를 떠나보내던 날 직접
입관 예배 목사로 섰다. 아들 친구 30~40명이
함께했다. 관 속의 아들은 심장, 신장, 간, 췌장,
췌도, 폐, 소장 등 7개의 장기를 기증한 후였지만
평소 입던 옷을 입고 편안한 얼굴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박 목사는
“둘째 아들인 기정이는 친구들과 관계도
원만하고 술·담배도 안 하던 건강한
청년이었다”며 “목사인 저를 도와
예배 봉사도 꾸준히 다니고 교회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내심 신실한 아들이 자신을
따라 목회자의 길을 걷길 바랐다고 했다.
박 목사는 아들이 사고가 나던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아들은 “입대 전에 아버지 생신
선물을 드리겠다”며 아버지께 갖고 싶은 것을
물었다. 아버지는 손목시계를 말했다. 그러나
박 목사에게 돌아온 것은 손목시계가 아니라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이었다. 박 목사는 아들 친구로부터
“아버지 선물 살 돈을 직접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기정 씨는 2020년 5월 입대 일주일을 앞두고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병원에서
먼저 장기기증할 의사가 있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박 목사 가족은 얘기를 듣고 기증을
결정했다고 했다. 힘들었지만 둘째 아들을
‘생명을 살리는 선교사’로 보내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박 목사는 자신의 생명나눔
예배를 “아들의 일을 이어받은 것일 뿐”
이라며 담담히 말했다. 그는 “장기기증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김린아기자... 2024.3.7. 기사인용>
* 대한민국 군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며
입대 일주일 전에 장기기증으로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아들과 박병호 목사님,
그리고 남은 가족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기도하며 위로와 소망을 함께 나눕니다.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유가족모임
(도너패밀리)을 위하여 예우사업과
심리지원상담 등을 후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