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6일 (금) 오후 4시
노건우, 양하준, 장대진, 이하민
자건거 도둑을 읽고
지난 주는 추석 연휴로 쉬었고, 2주만에 네 사람 모두 참석하였다. 오늘 나눈 책은 자전거 도둑이다. 가장 먼저 이 책의 배경이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을 시청하였다. 계속해서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아이들이 작가의 의도나 책의 내용과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위함이다. 자전거 도둑도 70년대 서울 청계천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이야기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걱정이 있었다. 근데 글을 보니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내용(줄거리)는 대충 이해를 했지만, 그런 줄거리를 통해서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것을 보면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희망의인문학 수업 처음으로(?) 감상문 비평 시간을 가졌다. 책과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별로 네 명의 아이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동안의 만남을 통해서 아이들과 충분히 레포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하준이에겐 책 요약을 더 많이 해 달라고 요청했다. 느낀 점이나 적용은 지금 하는만큼 해 달라고 했고 대신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진이에게는 글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작성하지말고, 조금만 더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내용으로 글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것은 글쓰기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글 낭독 후에 이런저런 질문들과 대화들을 이어가는데 항상 대충대충 대답한다. 한 것도 아니고 안 한것도 아닌, 아예 대답을 거부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답을 정확히 한 것도 아니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서 그런 부분을 지적했다. 하민이에게도 내용 요약을 더 많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책의 내용을 조금 더 많이 언급해 달라고 말했는데, 사실 하민에게는 그런 부분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건우가 글을 잘 쓰는 축에 속한다. 문제는 글쓰는 날의 기분에 따라 글이 들쑥날쑥 하다는 점이다. 오늘은 그동안 써온 글에 비하면 대단히 부족한 글이지만 대체적으론 여러가지 면에서 글을 쓰는 재주가 있는 형제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자주 칭찬과 격려를 해 주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아이인 것이 분명한데 그런 노력을 별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넷 중에서는 제일 좋다. 언제든지 알에서 깨어나오기만 하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아이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평소의 느낌을 담아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지 이 시간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한 것은 아이들이 잘 받아 주었다. 나도 최대한 녀석들의 기분을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 주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