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전하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따뜻한 동시집
제주도에서 올라온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살아있는 코시롱 코시롱
책고래아이들 세 번째 동시집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박진형 작가의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입니다. KBS드라마 ‘비밀과 거짓말’에서 주인공이 낭독한 시로 유명한 「콩알탄」과 제주도에서 올라온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살아 있는 「코시롱 코시롱」을 붙여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가 뒷마당이었던 작가는 파도소리 들리는 툇마루에 앉아 배들이 통통거리며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육지 소식도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꿈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쉰이 넘은 느지막한 나이에 오랜 시간 가슴에 품고 있던 아름다운 기억을 따뜻한 동시로 빚어냈습니다.
박진형 작가는 첫 동시집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을 내면서 ‘어린 시절의 나와 어른이 된 나는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서툴고 헤매는 날이 많지만 동시가 있어 조금이나마 재미있는 삶을 사는 것 같아 신나고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동시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이와 지금의 어린이가 만나는 가장 든든한 디딤돌이 아닐까요. 동시집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에서 바다와 어멍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보듬고 있듯이 말입니다.
목차
1부 영등할망 부탁햄수다
2부 바다를 돌돌 말았어
3부 엄마를 업고 가요
4부 나도 편식 한다고!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박진형
제주도 화북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2015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주어 창작 동요 <울 어멍 바당> 노랫말을 썼습니다.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출판사 리뷰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쉼표 같은 어린이의 시선, 말 한 마디
갑갑한 도시에서 매일매일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시선, 말 한 마디는 작은 쉼표 같습니다. 그 천진한 어린이의 시선 속에 비쳐진 어른들의 삶은 왠지 모르게 코끝을 찡하게 하고 가슴을 울렁이게 합니다. 그림 작가 역시 제주에서 나고 자란 탓에 특별한 설명이나 해설이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동시만큼이나 순순하고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작품마다 긴 여운을 남기게 합니다.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영등할망 부탁햄수다」, 2부 「바다를 돌돌 말았어」에서는 제주도 사람들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 있는 작품으로, 3부 「엄마를 업고 가요」, 4부 「나도 편식한다고!」에서는 박진형 작가만의 순박한 동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담았습니다.
아방은 술 먹엉
코가 벌렁
어멍은 용심난
눈이 벌겅
용돈 받구정한 오라방은
코도 벌겅
눈도 벌겅
난 아방이 웃으니 마냥 좋은데
1부 「영등할망 부탁햄수다」 - 배 들어오는 날- 전문
제주도에서 배 들어오는 날은 그림에서 보이듯 도시에서의 월급날에 해당합니다. 뱃사람 아버지의 고된 삶은 그저 술 먹엉 코가 벌겅으로 풀어지고, 줄어든 돈에 어멍은 용심이 나서 눈이 벌겅해집니다. 오라방은 용돈 받구정 코도 벌겅 눈도 벌겅! 동시를 읽고 나면 벌렁거린다는 제주도 말 ‘벌겅’이 오래도록 입 안에서 맴돌게 합니다.
조그만 밥상
다섯 식구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쪼그린 발
옴짝달싹 못 하는 엉덩이
부딪치는 젓가락 싸움
툭!
아빠 콧잔등에
날아든 검정콩 하나
푸하하하
짜증이 튕겨나간다.
3부 「엄마를 업고 가요」, - 콩알탄- 전문
콩알탄이 날아들고, 젓가락 싸움이 날 정도로 작은 밥상머리 가족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다섯 식구가 작은 밥상에 둘러앉아 엉덩이도 옴짝달싹 못 할 정도의 좁은 방이라면 넉넉하지 않은 살림과 그 형편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다섯 식구는 아빠 콧잔등에 날아든 콩자반(콩알탄) 하나에 웃음바다가 됩니다.
녹녹치 않은 현실 속 삶에서 어릴 적 좋은 기억 하나, 의지가 되는 글귀 하나라도 마음에 심어주어 즐겁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을 통해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어린 독자들이 마당 넓은 동시 마을에서 마음껏 상상하며 위로받고 신나게 뛰어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