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K리그 직관에 입문하게 된 T.Henry 14 라고 합니다.
(티켓을 직접 구매도, 아시는 분이 주시는 경우도, 최근 월컵 경기장 옆으로 원룸을 얻게되어 자주 보러가고 있습니다 ㅎㅎ)
3차례의 FC서울 경기를 관람하고나서의 개인적인 의견과 궁금증 등을 드려보려고 합니다.
국내 축구에 대해선 주요 선수들 외에 잘 몰랐기에 제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거부감을 드릴 수 있으니 초보 입문자로 넓게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직관 경기 리스트
FC 서울 VS 포항스틸러스(아챔 8강 2차전) 0:0 / 승부차기 3:0
FC 서울 VS 인천유나이티드(K리그) 3:1
FC 서울 VS 웨스턴 시드니(아챔 4강 1차전) 0:0
경기력 - FC 서울 위주
(이전의 경기들은 중계나 직관을 하지 않았기에 주관적인 생각임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포항전(아챔 8강 2차전)
좌석 : 중앙 지정석 이용(FC 벤치 바로 뒤) / 관중수 : 14,000
홈 앤 어웨이 방식인 8강 1차전인 포항 원정에서 0:0으로 비기고 홈에서 맞이한 경기로 양측이 굉장히 소극적인, 간헐적인 공격을 펼쳤습니다. 서울의 경우 경기 시간 內 무실점으로 득점을 해야하는 상황, 포항은 한골만 넣어도 되는 상황으로 두 팀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경기를 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당시 직관 후 경기에 대한 평을 보면 재미없어서 잤다.. 라는 분들이 많을 정도..) 그래서인지 전 연장 113분부터 조금 치고 받는 재미있는 경기가 진행이 되더군요.. 결국 승부차기에서 믿을 수 없는 3:0 승리가 만들어졌지만..
우선 서울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김주영, 김진규, 차두리, 윤일록(★) 이었습니다. 포항은 김재성(★), 김형일, 신광훈..
(★ 는 개인적인 각팀에서 하드캐리력있는 선수..)
포항의 경우 조직력이 굉장히 뛰어난 모습이고, 서울의 경우는 각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엿보였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미드필더에서 볼 배급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는 점, 포항의 압박이 좋았다는 점이었고, 김형일의 다소 거칠지만 적절한 파울이 효과적이었다고 사료 됩니다. 눈에 띄는 선수는 윤일록 선수로 타 선수들 대비 볼 컨트롤, 패싱 타이밍, 돌파 등등 확실히 우위에 있는 모습이 느껴지더군요. 단점은 중간을 거쳐가는 공격이 없었다는 부분입니다. 간혹 차두리 선수의 화끈한 오버래핑으로 측면을 통한 공격이 이어질뿐 크게 정확도는 없었고, 체력적인 소모가 커보였던,, 조금은 지지부진했던 경기입니다.
2. 인천전(K리그)
전 서울 태생이나 인천에서 오래 살아서 인천을 좋아합니다. ㅎㅎ 더구나 이천수 선수의 예전의 개인 기량도, 국대에서의 헌신적인 모습도 좋아했기에 사심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좌석 : FC서울 서포팅석 / 관중수 : 12,000
인천의 경우 강등권 탈출을 위한 승리(최근 서울한테 크게 졌었더군요..), 자존심 설욕이, 서울의 경우 아시안게임(윤일록 차출, 또 누가 차출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챔 4강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활기찬 경기가 되었습니다. 이천수의 경우 스피드가 정말 많이 떨어진 상태로(전성기 대비) 서울의 젊은 수비수를 제치기는 힘들었으나 패스와 트래핑 등 전반에 좋은 모습은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1.5군? 2군이라는 네이버 댓글이 난무하듯 조금은 조심스러운 카운터 어택을 시도했었는데.. 이 전술이 꽤나 잘 먹혔습니다. 전반 초, 중반까지 인천의 라인을 올린 압박에 고전하던 서울이었으나 카운터로 게임을 완전히 가져와 버렸죠. 최용수 감독의 경기 전략이 굉장히 잘 먹힌 경기라고 사료가 됩니다. 인천이 골포스트를 맞는 등의 불운이 없었다면 더 잼있어질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하'를 주고 싶습니다. 카운터 어택이 잘 먹혔을뿐이지 기본적인 게임 스피드(FC서울측면), 볼 컨트롤, 패스 등은 수준이하였습니다.
아쉬웠던 점
1) 이천수 선수의 퇴장. 이천수 선수의 퇴장은 전반부터 판정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었고, 최효진 선수의 발이 높이까지 올라오다보니 화를 주체못하고 강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비난 받기 어려워서.. 여튼 퇴장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는 경기가 이어지지 않았을까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 선수들의 기본 능력. 이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를 데려갔더니 졸더군요..(직관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데려간건데..) 기본적인 볼터치, 패스, 키퍼의 골킥 등 말도 안되는 실수가 너무 많습니다. 심판 판정에 의해 끊기는 부분보다 자기들이 어이 없는 패스, 트래핑 미스로 끊기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2002 월드컵 세대이다보니 그 선수들이 눈에 더 들어오기는 하지만.. 확실히 체력이나 스피드에 대한 부분은 떨어지지만(차두리 선수 제외 ㅎㅎ) 젊은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가 훨씬 탄탄합니다. 한숨 나올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계속되서 경기 템포, 흥미를 잃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에 이 부분은 선수들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해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웨스턴 시드니전(아챔 4강 1차전)
좌석 : 18번 Gate 정중앙 / 관중수 : 12,000명
홈에서 이겨야하는 FC서울, 최소 무승부 or 한골 이상의 득점을 노려야하는 시드니의 역습 등이 엿보인 경기였습니다.
당일 경기로 U-16 시리아전, 아시안게임 사우디전, 인도전이 열렸던 축구데이였었는데요.
이 경기는 차두리 선수의 폭발력도 돋보였지만, 제가 봤을때 이 경기는 22. 고명진의 하드 캐리였습니다.(+27 고광민 선수) 지난 2경기를 보면서 계속 생각해왔던 미드필더의 볼 배급이 없었던 부분이 전반 30분까지도 계속이어졌었고, 전반 초반에 시드니 10. SABA 선수의 볼 키핑, 패스 등등 공격 꼭지점 자리의 선수에게 휘둘려다녔었죠. 간헐적인 찬스도 있었으나 중원 싸움이 안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이상협 선수의 포지션과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 강하게 기억에 남네요) 아마도 25분 이후부터 게임이 끝날때까지 몇차례의 역습을 제외하고는 FC 서울이 주도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후반전 몰리나, 에벨톤 투입 이후 전방에서 위협적인 공격이 이어졌으나 골로 연결되지 않은 부분은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제가 감명 받은 선수 둘은 고명진과 고광민 선수였는데요. 고명진의 경우 후발에서 정말 피를로 마냥 모든 패스 줄기를 다 넣어주고 수비까지 거의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에 감탄했고, 고광민 선수는 조금 급한 크로스가 아쉬웠으나 끊임없이 뒷공간 파고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차전에서는 꼭 이겨서 결승갔으면 좋겠네요.
아쉬운 점
1) 이상협의 어정쩡한 롤. 경기에 집중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습이었습니다.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듯.. (원래 포지션을 몰라서..) 색깔에 맞지 않는 자리였거나 컨디션 난조가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2) 홈에서 이겨야한다는 조급함. 좋은 루트로 침투, 돌파 이후 크로스의 부정확함이 굉장히 아쉬움. 경기 찬스와 하이라이트를 보시면 알 수 있을 듯.
3) 공미의 부재. 공미가 없다보니 수미의 자리를 지키며 패스의 줄기를 뿌려주는 고명진 선수도 좋았지만 공격 템포와 문전에서의 세밀함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창의성이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총 평 및 서울에 대한 경기력 강화를 위한 고찰(의견이 듣고 싶네요)
1. 서울의 경기력 측면은 양쪽 윙백을 활용한 측면 공격
2. 강력한 수비진과 DM을 활용한 중원 장악
3. 이후 중원의 부재로 인한 창의성, 중앙 공격의 답답함 유발
이 세가지가 제가 본 3경기의 서울의 패턴이자 경기력의 문제점으로 보입니다. 수비라인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서있는 라인은 굉장히 좋습니다. 오스마르가 있을 경우 굉장한 안정감이 더해지기도 하고요. 단점은 윙백들의 활용이 많으나 부정확, 톱에서 받아 먹을 선수의 부재(데얀의 부재..), 중원 공격의 문제점. 윤일록이 있을땐 아래로 내려와서 받아주며 SS 형태로 움직여주나 없을땐.. 그냥 답이 없더군요. 고명진이 잘 뿌려주지만 스피드를 살리기엔 부족한 면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템포가 측면으로 돌아가다보니 중앙에선 선수들이 밀집하게 되고 그만큼 확률이 줄어들게 되니까요.. 괜찮은 공미만 있다면 서울의 경기력도 굉장히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맨시티로 예를 들면 오스마르=페르난두, 고명진 = 야투, 공미 = 실바 의 조합이면 윤일록도 더 살아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초반에 지적했던 선수들 개인 능력 향상도 확실히 잡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차두리 선수 정말 투지, 체력, 돌파력 등등 너무 좋습니다. 근데 나이가 있다보니 최 감독님이 조금 관리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ㅎㅎ(두리형님 달리면 관중들 환호가 장난 아니죠)
FC 서울 팬분들은 현재 경기력 개선을 위해선 어떤 부분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부분이 제일 궁금합니다.. (저도 서울 팬이 되어가나 봅니다..ㅎㅎ)
최근 축구 직관을 하면서 봤었던 FC서울의 경기력 개선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드려보았습니다.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실수도 있지만, K리그 직관족이 되어가는 초보팬의 너그러움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네요ㅎㅎ
몇번 다니다보니 선수들 이름도 눈에 익고, 응원가도 입에 조금씩 붙습니다. 부부젤라타임도 정말 재미있고, 연인끼리 오시는 분들도 많고, 여성분들끼리 오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라구요 ㅎㅎ 인연들을 만들어보세요. 축구팬분들 가까운 경기장 가셔서 많이 참석하고 경기 봐주시면 좋겠네요~ 시간되시면 같이 알싸분들 모여서 관람하러가고 하면 좋겠네요
제가 쓴 글의 질책이나 토론 모두 환영합니다. ㅎㅎ 두서없는 긴 입문자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왕 되게 성의있는글! 전 축구 자세한 전술까지 볼줄은 몰라서ㅜㅜ 잘 모르겠지만..전 데얀같은 스타일의 공격수가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해요ㅠ 헤딩볼도 딸줄알고 연계도 되고 반박자 빠른 슛팅도 되는..울팀엔 저 셋을 각각 갖춘 선수는 있어도 다갖춘선수는 없는거 같아서 좀 애매한거 같다는..
공미의 경우 윤일록이 내려와 볼배급도 가능할것같은데요. 톱이 제일 불안해보입니다.. 박희성 선수도 2번봤는데 투지와 활동량은 좋으나 결정력이..ㅜ 에스쿠데로와 에벨톤도 스피드가 좋아 상대 뒷공간 털기엔 좋으나 아무래도 뒷공간 찬스는 한경기에 많아봐야 2~3번이기에.. 믿을만한 포워드가 필요해보이네요ㅎㅎ
@T.Henry 14 맞아요..박희성선수 예전보단 낫긴한데 여전히 톱으로서 애매하고..ㅜㅜ 에벨톤이랑 세르는 스타일이 비슷한거 같아서 움..제대로된 공격수 영입만해도 득점 1.5배는 높아질것같다는...ㅜㅜ
@배성재얼빠 최감독님이 현재의 공격진을 믿는다면 몰리나 out, 플메 영입이 제일 좋아보이고, 수준급 공격수를 영입한다면 윤일록을 2선으로 내리는게 제일 좋아보이네요ㅎㅎ
정말 할말이많은대 엄두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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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의 경우 예전에 K리그 접수했던 선수인데.. 거의 교체 출장이더군요.. 왜인지봤더니 나이가35살ㅜ 아쉽지만 다른 외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도 되네요. 그리고 고광민은 판단력만 경험 쌓으면서 커버하면 대박칠듯합니다. 오버래핑 차두리보다 좋더라구요ㅎㅎ
저는 고명진과 잘 어울리는 클래스 있는 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예전 하대성 같은ㅠㅠ 지금 서울의 전술은 고명진의 장점을 못 살리고 있죠ㅠㅠ 그리고 몸싸움, 제공권, 결정력, 패싱력을 가진 공격수(있을리가?ㅋ)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스마르, 고명진 중원 조합은 안정감은 있을 것 같은데.. 공격전개시 굉장히 비효율적인거 같아요.. 바르샤 사비, 첼시 세스크, 맨시티 실바 같은 플메가 있어주면 참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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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수미, 윙백까지 자원은 정말 좋으나 2선부터가 문제네요.. 볼을 공급해줄 선수가 없는게 아쉽네요.. 윤일록이 2선으로 내려와서 연결고리해주는것도 답인듯해요
성의있는 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 다 맞는말이에요
지금은 그냥 탄탄한 수비를 위주로, 좋은 분위기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수비 조직력을 중점으로 팀을 끌어올렸으니 하반기엔 공격 조직력 위주로 손을 맞춰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몰리나, 에벨톤, 에스쿠데로 모두 대단한 자원들이니 손발 잘 맞추고 다음 이적시장 공격수 영입하면 상당한 효과가 날거라고 믿어요
오.. 좋은 분석글입니다. 대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잘 읽었습니다.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9.19 22:26
부정확한 크로스는 맞으나.. 제가 굉장히 좋게 봤던 부분은 지속적으로 왼쪽 라인을 돌파했고 마무리가 아쉬웠으나 정말 열심히 뛰었었죠ㅎ 최 감독님이 얘기했던대로 조급함이 문제 였던 부분이라 아쉬웠구요.. 이상협 선수는 전반에 빠르게 받고 나가야할 스로인 상황에 멍.. 하는 모습, 몇차례 2:1 등이 뭔가 집중 못하는 모습이어서요ㅎㅎ 고명진이 더 좋은 패스를 넣어준건 고강조 선수가 들어오고 나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스마르 경고 누적이 아쉽네요ㅜㅜ
@T.Henry 14 고강조? 선수가 아니라 강승조선수입니다 ㅋㅋ 전 강승조 들어오고 공격해야할 상황에서 패스가 빠른 전개가 안되서 되게 답답하더라구요 강승조가 들어오고 강승조가 수비를 고명진이 공격을 보게 되면서 고명진의 장점이 더 돋보이긴했죠 이상협과 함께 뛸때는 고명진이 수비에 치우쳣구요
@이 상 협 아직 선수들 이름을 다 못 외워서ㅎㅎㅎ 선수들의 롤에 따라 차이가 있네요ㅎㅎ 몇번 더 가서 봐야겠어요ㅋㅋ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