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2004년의 10대 중요 과학업적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에는 인류학적인 발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1만8천년 전 난쟁이 인류 화석이 그것입니다.
키 1m에 뇌의 크기가 현생 인류의 2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유인원은 성인 여자로 판명되었고, 직립 보행을 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발견은 지난 7월 중앙아프리카에서 침팬지와 사람의 두뇌와 비슷하게 생긴 7백만년 된 두개골을 발견한 것과 더불어, 비어 있던 인류 진화의 고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인류학적 발견입니다. 77년 전 원숭이와 인간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로 보이는 원인(猿人)화석을 발견한 이후 큰 의미를 갖는 발견입니다.
진화론에 근거한 유전적인 증거에 따르면, 사람과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지봉(Gibbon, 긴팔원숭이)은 모두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원숭이 조상에서 2천만년 전에 지봉의 조상이 분화되고, 1천 5백만년 전 오랑우탄의 조상이 갈라지고, 1천만년 전에 현재의 고릴라 조상이 나왔다고 봅니다. 현재의 침팬지가 나타난 것은 5백만~1천만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계통 분류는 종간의 유전자 유사성을 바탕으로 추정하는데,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4%가 같고 고릴라는 사람과 97.7%가 동일합니다. 유전적인 유사성으로 이야기하면 우리 인간은 피그미 침팬지와 함께 소위 “제3세대 침팬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표 1 참조).
<표1> 사람과 다른 원숭이 종의 유전자 유사성
종
유전자 유사성
침팬지
98.4%
고릴라
97.7%
오랑우탄
96.4%
지봉(Gibbon)
95%
중간 과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진화인류학자들은 인간과 침팬지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진화를 거쳐 분화되었다는 의견에는 일치를 보입니다. 그러면 침팬지와 인간을 구분 짓는 중요한 특징인 직립보행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인류학자들은 현생 인류와 가장 흡사한 유인원의 새로운 종이 약 7백만년 전 나타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종은 멸종되었다고 보이며, 다음 5백만년 동안 진화 생물학에서 말하는 적응 방산(放散, adaptive radiation)이 폭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유사한 유인원 종들이 약간씩 다른 환경조건에 적응하면서 진화했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종만이 선택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침팬지와 인간의 중요한 구분이 이때 일어 났습니다.
그러면 인류의 초기 조상 유인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직 실제 모습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인류학의 증거로 추정한 처음의 유인원은 2백만년에서 3백만년 전에 살았던 “도구의 인간”(Homo habilis)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유인원은 이전의 유인원들보다 두뇌가 상당히 컸고, 또 이들이 초기 석기시대를 열었다고 봅니다. 약 1백8십만 년 전, 최소한 두 개의 새로운 인류 유인원이 더 나타났습니다. 즉, “도구의 인간”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몸의 크기가 더 큰 “호모 루돌펜시스”(Homo rudolfensis)와 “호모 에가스트”(Homo ergaster)입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학자들은 아프리카를 유인원 발생의 근원지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 유인원이 나타난 뒤 약 60만년이 지나, “호모 에가스트”와 여러모로 흡사하지만 직립 보행이 확실히 이루어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ous)가 나타났습니다. “호모 에렉투스”는 적어도 1백만년 이상을 살면서 석기시대를 완성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최초로 불을 이해하고 이용했다는 증거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십~6십만년 사이의 화석 증거로 보면 “호모 에렉투스”에서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로 오는 사이에 또 다른 유인원 종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견된 장소이름이 붙은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과 “하이델베르크인(Heidelberg man)”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쯤되면 유인원 종이 매우 비슷해서 서로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여러 인류학적인 증거를 통해 현생 인류로 불릴만한 유인원이 약 13만년 전에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어떤 유인원들보다 적응력이 뛰어나서 10만년 동안 다른 종보다 훨씬 널리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현생 인류 종만이 이렇게 지구상에 널리 퍼지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가설이 있습니다. 첫번째 가설은 현생 인류가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발생했다는 설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약 2백만년 전에 아프리카를 벗어난 호모 에가스터가 각 지역에 흩어져 살다가 천천히 현생 인류로 진화된 것입니다.
또 다른 가설은 완전히 진화된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서 전 지구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완전히 성공한 하나의 종으로서의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먼저 나타났다는 것이죠. 앞뒤의 문제에서 차이는 있지만 두 가지 가설 모두 아프리카에서 각 지역으로 터전을 옮긴 현생 인류 종이 호모 에렉투스 같은 당시의 원주민 종을 대체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현재 인류는 20만년도 채 되지않는 매우 짧은 시간에 나타나서 지구상에 퍼진 것입니다. 그래서 현생 인류는 침팬지와 유전적인 차이를 드러낼 만큼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첫댓글 동물원가면.. 침팬지에게 인사나 잘 해줘야 겠네...ㅋㅋ
저기 발견된 화석이 미싱링크에요?
침팬지가 우리의 조상이면 진화 안된 놈들은 머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