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게시물은 절대로 일본에 관한 비난이나 비판을 하기 위함이아니고,
어제 저희집에서 생선구이를 요리하던 과정에 생긴 일로 한 번 깊게 생각해보게되어,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생활하시면서 겪었던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싶어서 올려봅니다!
심심하신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무조건 내 말이 옳다고 생각되고 남의 생각은 다 틀렸다거나,
인터넷 게시물만 보면 일단 화부터 나는 분들께서는 안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당 ^,^
예전 일본에 오기전에 국화와칼이나 축소지향의 일본인,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일본학 등 일본론, 일본인론에 관한 책들을 읽을때 '일본인의 패배주의나 무기력함' 을 일본국내외 저자들이 다루고 있고, '유토리 세대는 온실속 화초처럼 자라 도전정신이 없다. 노인들은 예전 환상에 빠져 과거속을 살아가며 미래에 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 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10년 가까운 세월을 이곳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여러 연령대의 친구와 동료, 파트너가 생기며,
실제로 그러한 사회문제를 직간접 경험하기도했고, 긍정적으로는 아.. 여기서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 던 정신으로 정말 열심히 살면, 돈도 돈이지만, 여유까지 느끼면서 살 수 있구나! 하고 살아가기도 했어요.
그렇게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재미거리의 이야기를 듣기도하는데, 예를들면 일본의 축구는 정교하고 날렵하지만 '대체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습성으로 과감한 슛팅을 많이 때리지 못한다' 일본의 야구는 굉장히 세밀하고 정교하지만, '선수의 개성이나 능력에서 비롯한 과감한 스윙이나 자신감있는 배팅보다는 프런트, 지도자의 판단 위주로 돌아가기때문에, 홈런이 적고 점수가 좀처럼 나지않는다.' 고 분석하는 전문가의견도 많이 접하곤 합니다.
( 그런데 실제로 사회인 축구, 야구 경험해보면 다들 날라다니고, 일본인은 술이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한국소주를 5~6병 마시면서 또 노래방가서 또마시자는 일본인 여사친도있었고, 핵불닭볶음면에 청량고추를 썰어넣던 켄지 등등 일반화, 고정관념을 깨는 경우도 물론 많이 겪어봤습니다ㅎㅎ)
요리는 어떨까요...
츠지 조리학교나, 요리계에 오래 몸담아본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일본 야키니쿠집에서 한국처럼 멋지게 불의 뱡향을 읽어가며 고기의 옆면까지 생각해서 '강불'로 고기를 굽거나, 냄비가 태워질만큼 바글바글 끓여지는 찌개요리를 좀처럼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란 일본인이 요리하는 경우는 잘 없죠.
약불로 야금야금 굽거나 뜸들이고 끓여서 요리하고, 또 아주 다소곳하게 상차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모든 집이 그렇지만은 않겠지요.
네.. 제가 이 생각을 하게 된 경우가, 저희 와이프가 약불을 이용하는 찜요리나, 조림요리는 아주 맛있게 잘 합니다.
반면에 요리를 좋아하는 저같은 경우는 음식을 태울정도로 강한 화력으로 요리해 불향이나는 그런 요리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와이프랑 몇년을 살면서 관찰한 결과
한국요리를 배워서 요리할때도 그렇고, 절대로 강불을 쓰지 않더라구요.
어제 생선구이는 생선그릴이 문제가있어서 후라이판으로 굽게되었는데, 생선구이조차도 약불로 거의 익지 않을정도로 굽길래 저는 조금 컬쳐쇼크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내놓은 생선구이는 생선 비릿내가 심하다며 자기도 못먹겠다고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괜찮으면 내가 조금 더 구워와도 될까? 하고 가져가서 강불로 아주 식감좋고 맛있는 정도까지 구워오니
자기도 맛있다면서 잘 먹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음식하고 요리할때 조금 태워도 아무 문제 없으니까, 강불로 요리하면 소닭돼지든 물고기든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식사가 끝나고 저는 혼자 위스키를 마시며 아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었습니다.
'아.. 이친구가 요리의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때문에, 강불을 쓰지 못하는건 아닐까...' 하면서 말이죠.
생각보다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만, 정리를 하면,
이런식으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일본인의 모습으로 긍정적인면도, 또 부정적인 면도 겪어본 일이 많이 있으실 것 같은데,
여러분의 파트너, 동료들은 어떤가요?
첫댓글 공감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니까 작은 사소한것에서 변화가 잘 안이루어지는거같아요 ㅠㅠ 일할때도 너무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많아서 불편함 느낄때 많아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할때.. 진짜 극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많이 느껴지죠 ㅠㅠ 그래서 진짜 날짜하나, 오타하나 정말 두번 세번 더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ㅠㅠ
ㅜㅜㅜ아주공감됩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감합니다.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습니다.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많은 탓일까요. 그 덕인지 일본 제품 신뢰도(고장이 안 나는 정도)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지만 반대급부로 발전이 더딘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핫한 전기차. 일본은 전기차 전환이 매우 느린데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전환에 미온적인 탓도 있지만 국민이 ‘완벽히 안전한 전기차’를 원하는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에 닛산 전기차는 배터리 관련 화재가 한 건도 없다고 하지만… 주행거리가 아쉽죠.
일본에서 전기차 관련 기사를 보면 한국처럼 주행거리로 불만을 표하기보다는 겨울에 강설지역에서 갇혔을 때(立ち往生) 전기차는 금방 배터리가 닳아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많이 보입니다.
오.. 안전에 대한 민감도는 어찌보면 정말 장점이기도 하네요!
@낭만공돌이 모든게 장단점이 있네요.. 그래도 원자력이나 태양열이 많이 발전한 국가이니까, 전기차로 대체적인 전환이 시작되면 산업도 좀 지금보다 호황도 오겠고, 일본의 원천기술도 고전을 넘어서서 신세대로 많이 발전하겠죠??
저는 실패해도 도전하는편이지만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인분들중에 안정적인 부분을 신경을 많이쓰니 어쩔때는 굳이?라는 생각이 종종있었습니다 문화적으로 안 맞는부분도 있겠지만 고정관념 적인 틀에박힌 경우도 봐서 공감이가네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정적인 부분.. 정말 많이 신경쓰죠! 굳이?? << 이 생각도 저도 정말 많이 해봤네요!
공감됩니다아 ㅜㅜㅜ 아주
공감 감사합니다.. ㅠㅠ
공감하는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실패를 두려워한다기 보다는 리스크를 지고싶지 않다 라는게 더 크다고 봐요
근거는 제 직장에서 과장님의 지시 스타일이나 이번 올림픽에서 하뉴 유즈루의 쿼드러플 악셀 도전 등등..
하뉴도 차기 올림픽같은 기회가 있었으면, 부상이나 노메달의 리스크가 큰 그런 시도를 안했을거라 봐요
작성자님의 와이프도, 생선구이가 실패해도 괜찮은 상황이었으연 아마 좀더 구워봤을지도 몰라요 ㅎㅎ(이부분은 망상입니다만)
맞습니다.. ㅠㅠ 그런데 정말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한국이나 호주사람들보다도 더 시원스럽게 결정하고, 노는사람도 있더라구요! 말씀처럼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을 보면 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생선구이... 제육볶음 이런것도 다 가르쳐봤는데.. 불의 세기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자주 가르쳐줬는데, 절대 강불을 안쓰더라구요 ㅠㅠ
저희 와이프도 그런성격었는데 지금은 바뀌었네요.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른사람들한테 피해주는것도 아니고 계속 도전하라고, 안해봤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ㅎㅎ 지금은 이것저것 막 해보려고 하네요.
장인 장모님 처형 바꾸는건 포기...
장인 장모 처남... 후.. 왜 저의 상황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ㅋㅋㅋ 짧은 댓글에서도 심상님 커플이 서로 많이 사랑하고있는게 느껴지네요!
그저 느려터져서 속터집니다 이사람들은
뭘그렇게 꼼지락대는지
신입사원은 정말 말그대로 신입사원 티를 내면서 꼼지락대고.. 베테랑들은 베테랑답게 꼼지락대며 꼼꼼하게 한 번 더 보고 또 확인하고 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공감됩니다 ㅠㅠ
@한국의CIA 비하하는건아니지만 몇번체크하고도 틀린다는점 하하하허허허 속터짐
저랑 느끼시는게 비슷하시네요
저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씀하신 실패를 두려워하는 그 이면에는 책임지고 싶지 않아하는 경향이 강하게 있는거 같아요
단순히 실패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실패 뒤 따라오는 책임의 무게가 일본인들에겐 너무 무거운걸까요?
정치인의 세습이나 기득권과 서민의 계층이 이렇게 확연하게 드러나는 이유도 강한권력을 가지고 있을수록
책임의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서민들이 속해있는 계층에서 벗어나거나 부족함을 극복하려는 노력
대신에 현실에 안주해버리는 느낌이예요. 가진것이 적을수록 그에 따른 책임도 적으니까요(그게 돈이든 사회적 지위든)
한마디로 마음편하게 사는거죠 ㅎ
그래서 자꾸 메뉴얼을 만들어요 ㅎ
나름 철학이 있는 생선구이네여 ㅎㅎ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는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강불을 잘안쓰니
쓰는방법을 잘 모르는것도 같네여
예를 들어 집에서 야! 하고 여자친구한테 스트레스풀겸 고함 한번 시원하게 질러봐 하면 아마 못할겁니다 해도 소심하게 하거나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글을 읽으며 느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