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을 보니 시카고와 코비의 트래이드 얘기가 뜨겁군요. 그런데 정작 규정에서 어긋나 트래이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제안들이 보이길래 토의에 앞서 먼저 샐러리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다음 시즌 19.5M를 받게 되고, 계약의 마지막 해인 2010/11시즌에는 24.8M라는 어마어마한 연봉을 지급받게 될 선수입니다. 코비는 앞으로도 4년간 총액 90M에 가까운 샐러리가 예정되어 있고, 이건 연평균 22M이상에 샐러리와는 상관없이 시카고로 오게 될 경우 코비에게 9.5M의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부담까지 있습니다.
이런 대형 선수이기에 트래이드에 앞서 코비의 거대 계약에 맞는 트래이드 카드를 생각해봐야 하고, 그것(샐러리 맞추기)은 루키계약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있는 시카고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역 언론에서 밝힌 것처럼 코비의 대형 샐러리는 시카고와 LAL 간의 협상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럼 샐러리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사항부터 챙겨보겠습니다.
먼저 시카고 불스의 06/07시즌 팀 페이롤은 퀄리파잉 오퍼가 있는 마이크 스위트니를 제외하고서라도 46.8M입니다.
소프트캡 방식을 취하고 있는 NBA가 내년도 샐러리캡이 올 시즌보다 조금 늘었을 것을 감안해 본다고 해도 다음 시즌 각 팀의 샐러리캡 한도는 54~55M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럼 게시판에 나왔던 뎅+고든+9번픽 <-> 코비의 샐러리를 살펴볼까요?
뎅과 고든은 내년도 각각 3.3M와 4.9M를 지급받게 되어있습니다. 둘이 합쳐 8.2M뿐입니다. 9번픽이라고 해봤자 드래프트 픽은 샐러리로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샐러리에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내년도 뎅과 고든까지 뺀 시카고의 팀 페이롤은 38.6M입니다. 그런데 코비 브라이언트의 샐러리는 19.5M입니다. 38.6+19.5=58.1입니다.
즉, 브라이언트 하나만 데려오려 해도 시카고의 팀 페이롤은 이미 58.1M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리그에서 규정한 샐러리캡을 넘겨버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시카고의 남는 샐러리캡을 이용한 트래이드 자체가 불가합니다.
그럼 이제 남은 방법으로 작년에 바뀐 CBA룰의 트래이드 익셉션을 적용해 보아야 합니다. 양팀 간의 트래이드에서 허용할 수 있는 최대 샐러리 한도는 125%+0.1M입니다. 쉽게 말해 19.5M의 샐러리를 받는 코비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시카고 입장에서도 최소 15.6M의 샐러리를 맞춰줘야 합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된 것처럼 뎅과 고든의 샐러리 합계는 단 8.2M뿐입니다. 이 방법 역시 트래이드 불가입니다.
그럼 코비와의 샐러리를 맞추기 위해 어떤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는가?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극단적인 방법을 살펴보자면 07/08시즌 시카고의 샐러리캡 여유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시카고가 코비를 받아와도 내년 55M 이하의 샐러리캡을 유지할 수 있다면 125%같은 트래이드 익셉션 규정은 생각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고든+토마스+뎅(11.7M) <-> 코비(19.5M)가 된다면 내년 시카고 불스의 확정 팀 페이롤은 54.6M입니다. 간당간당하게 샐러리캡을 유지하며 트래이드가 성립될 수 있겠지요.
문제는? 코비를 포함해 팀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단 7명이라는 겁니다. 이럴 경우 시카고는 이미 샐러리캡을 거의 초과했기 때문에 남은 8인의 로스터를 오로지 미드레벨 익셉션(5M가량)과 각종 익셉션을 활용한 기존 선수의 재계약으로 밖에는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실상 시카고의 남는 샐러리캡을 활용한 트래이드 방안은 현실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 트래이드 익셉션에 따른 125%+0.1M룰을 지키는 수밖에는 없는데, 시카고의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루키 계약이거나 적은 연봉만을 받고 있습니다. P.J.브라운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샐러리가 빠져나갔기에 시카고 입장에서는 더욱 상대의 샐러리에 맞춰줄 카드가 없어졌습니다.
다음 시즌 시카고 팀내에서 5M이상의 샐러리를 받게 될 선수는 벤 월러스(15.5M)와 커크 하인릭(11M)이 유일합니다.
[참고 : Chicago Bulls Salaries]
이번 시즌을 끝으로 R-FA가 되는 안드레스 노시오니가 있지만, 시카고가 이 선수를 잡을 경우에는 Base Year Compensation(BYC)가 적용되어 버립니다. 즉, 래리 버드 익셉션으로 잡은 노시오니는 첫 해 트래이드 블록에 오를 시 자신의 샐러리의 절반 밖에 계산되어지지 않습니다. 노시오니가 6M가량의 계약을 체결한다고 하여도 트래이드 시 샐러리 계산은 단 3M뿐입니다. 그렇기에 노시오니의 사인 앤 트레이드도 샐러리를 맞춰주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커크 하인릭이나 벤 월러스가 트래이드 블록에 올라야 한다는 겁니다(그나마도 커크 하인릭은 2007년 7월 부터 2008년 7월까지 Full BYC로 5.5M계산입니다. 7월이 되기 전까지는 PPP(Poison Pill Provision)으로 전년도 계약과 연장 계약의 평균을 내서 샐러리를 산정합니다). 이들을 제외하면 -루키계약에 묶여 있는- 기존 선수들을 다 퍼주지 않는 이상 코비를 데려올 수 있는 최소 샐러리(15.6M)를 맞춰 줄 수가 없습니다.
오늘자 시카고 트리뷴의 샘 스미스는 하인릭, 뎅, 토마스, 9번픽 등을 보냈을 경우를 가정하더군요. 그렇게 되면 벤 고든이 포인트 가드를 봐야하고, 노시오니가 스몰 포워드 포지션을 책임져야 하며 앨런과 스위트니가 파워 포워드에 출장해야 하는 암울함을 표현했습니다. 게다가 정말 무서운 건 코비가 2년 후에 플레이어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인릭+뎅+토마스+9번픽을 퍼주고 코비를 데려왔는데, 이렇게 되면 시카고 래이커스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미네소타와의 트래이드 루머 시 시카고의 코어들을 다 퍼주면 가넷이 시카고로 온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시카고 팀버울브스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돌았던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만약 2년 후에 성적을 내지 못하는 시카고의 코비가 또다시 옵션을 내세워 ‘나 다른 팀으로 갈꺼야’를 외치면.. 시카고는 지난 8년간의 리빌딩을 다시 거쳐야 하는 겁니다. 그만큼 리그 최고의 선수를 데려오는 데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우승으로 돌진하느냐? 아니면 다시 리빌딩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팩슨 역시 갈등하고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시카고 불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MLB)의 구단주 제리 레인스도프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리 레인스도프의 절약정신(?)에 대해서는 다시 말하지 않겠습니다. 현재도 리그 최고의 수익을 거두는 팀 중에 하나인 시카고 불스지만, 레인스도프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습니다.
시카고 불스가 코비를 영입하고, 그에 걸맞는 팀(우승을 목표로 하는)의 로스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치세 수준의 팀 페이롤을 지불해야 할 겁니다. 레인스도프가 65M의 팀 샐러리를 운영할 생각이 있는가? 더군다나 코비에게 지불해야 할 9.5M의 보너스까지 껴안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전 아니라고 봅니다만, 모르겠습니다. 그 상대가 코비나 가넷처럼 리그를 움직일 수 있는 선수들이라면 그가 도박을 걸어볼런지도 모르죠..
어쨌든 드래프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카고의 오프시즌은 뜨겁게 달궈지는군요. 흥미진진한 여름이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코비 몸값이 대단하네요. (리그에서 20M을 받을 만한 선수는 던컨,내쉬로 생각하는 지라...)
방문///뉴욕만 보더라도 오버패이가 심하죠...
역시 mskj님은 다르네요...이렇게 자세한 분석까지...T.T 정말 불스팸의 대변...아니 대표이십니다...^^
역시 ㅋ
가넷이~~ 24M을 받는다고 하던데~~ 맞나요???
가넷은 돌아오는 시즌 22M를 받고 그 다음 시즌 23M의 플레이어 옵션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22M받고 뛰고 FA가 될 수 있죠.
정말 대단히 좋은글이네요!
근데 이글 네이버블로그에서 봤는데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하세요??
그냥 인터넷에 쓴 글들 제 네이버 블로그에 스크랩 하고 있답니다. 활동까지는 아니고 그냥 스크랩 해놓을 수 있는 저장창고 정도예요.
mskj님 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끔히 정리해주셨네요. 이 글을 보니 사실상 코비의 시카고행은 불가능이란 생각이 먼저 드네요. 위험요소가 너무 크고, 차라리 가솔을 영입하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구단주 입장에선 우승 못하더라도 돈은 무진장 버니 아쉬울 것 없다고 생각하겠죠.
저도 모험을 해 볼 것이라면 KG같은 빅맨을 찔러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쪼잔쟁이 라인스도프를 보면...조던이 2차 3핏.때 받았던..어마어마한 연봉이 더욱 ㄷㄷㄷ 하게 느껴지는군요.........불스가 루키급이 많다는게..거물 트레이드에서는 걸림돌이었군요...
샐러리보면 답이 나오는군요 ㅎㅎ
흠......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형스타영입없이 가서 우승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네요...
mskj님덕분에 저도 유용한 정보를 잘 보았습니다~~~ 앞의 님말씀대로 저도 님을 시카고의 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