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리 먹는 것에도 격이 있는 거야."
개미와 파리는 부지런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파리는 쉴새 없이 날아다녔고, 개미는 쉴 새 없이 기어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개미와 파리가 만나 말싸움을 벌였다. 파리가 우쭐대며 말했다.
"나의 특별한 능력은 상상을 초월해."
"그게 어떤 능력인데?"
"나는 너처럼 땀 흘려 일하지 않고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그게 자랑이야?"
"제사 때는 신이 먹는 제물도 먼저 맛보고, 임금님의 머리, 코, 입에 내키는 대로 다 앉을 수 있어. 그뿐인 줄 알아? 예쁜 공주님과 입맞춤도 할 수 있지. 이건 아무나 할 수 없는 멋지고 아름다운 모험이야. 너 같은 시골뜨기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
개미가 대꾸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신의 음식을 먼저 맛보고, 임금님의 얼굴을 탐험하고, 또 아름다운 공주님과 입맞춤하고 다 자랑할 만한 일이지. 그런데 그거ㅔ 모두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 하는 짓이잖아. 그리고 내가 여름 내내 일해서 수확한 양식으로 겨울을 지낼 때 넌 뭘 먹고 지낼 거니?"
"먹을 건 사방에 널려 있어."
"그렇겠지. 여기저기 버려진 더러운 찌꺼기를 빨아 먹겠지. 배불리 먹는 것에도 격이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