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꼭 한 명씩은 ‘눈치 없는 사람’이 있다.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을 해서 항상 좌중을 싸하게 만드는 그들. 왜 그들은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파문을 불러올지를 모르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눈치가 없는 사람들은 무심한 성격이라 상대방 기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파악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표정을 파악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인데 관련된 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눈치, 뇌가 문제다?
영국 런던 소아건강센터의 카트리나 굿(C.D. Cood) 박사 연구팀은 타인의 표정을 읽는 작용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일어나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터너증후군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터너증후군(Turner’s syndrome, 성염색체인 X염색체 부족으로 발생하는 유전 질환) 환자들은 타인의 표정을 잘 읽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표정의 사진 60장을 실험에 참가한 터너증후군 환자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사진 속 사람들이 짓고 있는 표정에 담긴 것이 행복, 슬픔, 두려움, 놀람, 불쾌감, 분노 6가지 감정 중 어떤 것인지 고르게 했다. 그러자 환자들은 분노를 드러낸 표정만큼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물론, 사진 속 사람들이 표정은 누가 봐도 한 눈에 알만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다.
사진으로 하는 실험이 끝난 후, MRI 장치를 사용해 환자들의 뇌를 관찰하자 터너증후군 사람들은 보통 사람보다 전두안와 영역과 편도체가 눈에 띄게 비대했다.
표정 감별사, 전두안와 영역과 편도체
카트리나 박사의 연구팀은 왜 터너증후군 환자들의 전두안와 영역과 편도체가 큰지, 그리고 기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뇌 속 어느 부위가 타인의 표정을 읽는 기능을 수행하는지 분명하게 밝혀냈다.
표정을 읽는 대표적인 부분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이 두 영역은 긴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전두안와 영역은 눈이 움푹 들어간 곳 뒤쪽에 있는 대뇌피질이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앗, 저 여자 예쁘다!’라고 보자마자 판단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얼굴을 평가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편도는 뇌 깊숙한 곳에 있으며 좋고 싫음, 공포와 즐거움, 편안한 감정 등을 끌어낸다.
결국, 타인의 표정을 잘 읽는 사람과 못 읽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눈치는 노력으로 키우기 어렵다. 만약 눈치가 없는 사람 때문에 화날 일이 있다면 ‘내 속도 몰라주고’라며 화내기 전에 자신의 기분을 한번 자세히 설명해 보는 것이 어떨까?
설명하는 동안 화도 가라앉을 것이고, 상대도 당신의 마음을 더욱 이해해줄 것이다.
첫댓글 ㅋ..눈치없는 사람때문에 상처받지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