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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1회 :: 막내 시집보내기 】방송일: 2005.02.24.
극본 : 박 해 영
씬1/ 거실 (D)
영옥과 영숙, 목장갑 끼고
땅콩을 비틀어 겉껍질을 까는데
영옥, 볼 잡고 인상 쓴다.
영옥 스으...
영숙 왜? 또 이가 안 좋우?
영옥 (천천히 아구 돌리며) 욱신욱신거리는 게... 땜질한 게 또 말썽인가부네.
영숙 더 성나기 전에 얼른얼른 병원 가봐야요.
그때 혜옥 놀란 듯 뛰어들어와
귤봉지 내팽겨치고 영옥 뒤로 숨는다.
혜옥 어뜩해 어뜩해 어뜩해.
영옥/숙 (같이 놀라) 왜, 왜 그래?
혜옥 (밖을 가리키며) 누가 나 쫓아왔어. 어뜩해.
영옥 잉? 언놈이야? (하며 일어나 보는데)
집안을 기웃거리다가
후다닥 도망가는 노인네가 언뜻 보인다.
중절모에 가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영옥 벌써 도망갔네. (혜옥에게) 아는 놈이야?
혜옥 갔어? (안도의 한숨) 아우...
영옥 (꽥) 아는 놈이냐고?
혜옥 아우 내가 어떻게 알어? 아니 귤 고르고 있는데, 이상하게 볼이 따갑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보니까, 어떤
노인네가 나를 그냥~~ 넋놓고 쳐다보고 있는 거야.
영숙 치.
혜옥 싫다는데도 계~속 차나 한잔하자구, 도망가는데도 막~ 잡고 늘어지고, 아우 심장 뗘서 혼났네.
영숙 또 어느 집 멀~쩡한 노인네 잡는구만.
영옥 잉?
영숙 (땅콩 까며) 그냥 지 옆으로 지나가는 남자보고 자지러져갖고, 멀쩡한 남자 흉한 놈 만든 게 한 두 번이유,
저게.
영옥 (혜옥 흘기며) 에으... (다시 땅콩 까는데)
혜옥 (펄쩍) 아냐! 진짜 나한테 반했다구, 차 한잔 하자구, 쫓아왔대니까. (꽥) 진짜라니까!
영옥 귤이나 까, 기지배야.
타이틀 : 막내 할머니 시집보내기
씬2/ 거리 일각 (D) - ENG
할머니 셋, 장본 거 들고 오는데,
영옥 (봉지 보며) 만원 들고 나와도 살 게 없으니...
그때 혜옥, 놀라 영옥 뒤로 숨는다.
혜옥 히익. 어뜩해 어뜩해.
영옥 뭐가?
혜옥 (앞 보며) 어제 그 노인네야. 나 쫓아온...
영옥 잉?
보면 촌스런 무스탕에 중절모에 작은 키에
히죽 웃으며 다가오는데 너무 늙었다.
영옥, 슬쩍 노인을 위아래로 훑어보는데
노인, 중절모 벗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혜옥 (경계하면서) 어제 나한테 차 마시자고 했죠?
노인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전...
영옥 (OL, 카랑카랑) 사람 잘못 봤수. 우리 동생은 남편이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있는 몸이유. 큰~~일 날
소리. 가자.
찬바람 쌩 불게 혜옥의 손을 잡고 간다.
혜옥 (끌려가며) 내 말이 맞지? 나보고 반했다고...
영옥 (OL, 한대 때릴 듯) 어서 저런 그지 같은! 행실 똑바로 하고 다녀 이년아! 니가 칠렐레 팔렐레하고
돌아다니니까 저런 영감탱이가 꼬이는 거 아냐? (가며) 에우 에우!
씬3/ 거리 일각 (N) - ENG
정민과 동직, 추워서 발 동동 구르는데,
정민, 비디오 들고 목 빼며 누군가 기다리는 중
정민 아 금방 온다드니...
동직 (추워서) 아씨... 그냥 나중에 죠오!
정민 내일 녹음이라고 오늘 봐야 된대잖아. 이거 비디오 가게에도 없는 거야.
그때 미자 지영 윤아, 종종종 달려온다.
정민 (보곤) 어.. 왔다. (다가가는)
동직, 느닷없는 지영의 출현에 약간 긴장.
지영, 역시 동직 보자 약간 새초롬...
미자 많이 기다렸죠?
정민 어떻게 같이 오네? (비디오 주며) 자요.
미자 (받으며) 고마워요. (신나) 오늘 지영이 월급 탔다구 리비도에서 한턱 쏜대서요.
정/동 (반가워) 리비도??
동직 (신나서) 맞다! 오늘 지영이 월급날이지. 아싸아!
지영 (싸해서 딴데보며) 지금 누가 좋아하는 거니?
분위기 썰렁해지고 동직 무안해진다.
나머지들도 덩달아 무안해지고.
윤아 왜 그래, 유치하게.
미자 그냥 같이 가면 되지 뭘 그래.
지영 누가 같이 간대? (하며 휙 가버리면)
윤아 야아! (하며 쫓아서 프레임 아웃)
미자 야아! (하며 쫓아서 프레임 아웃)
정민 (동직의 눈치 보다가) 야아! (하며 프레임 아웃)
동직 저게 씨이! 김정민!
정민, 가다가 어정쩡하게 멈춰선다.
뻘쭘하게 다시 동직 옆에 와 서는데
동직 (흘겨보며) 치사하게...
정민 (시선 피하며, 짜증) 넌 도대체 언제까지 지영씨랑 이럴 꺼냐?
동직 ... (씁쓸) 냅둬. 저러다 돌아오겠지.
정민 언제? 언제 돌아오는데?
동직 ... 돌아올 거야.
정민 아 그니까 언제에에??
동직 아 몰라아!!
정민 에잇... (하다가) 빨리 돌아오게 해줘봐?
동직 ... (불쌍한 표정) 해줘봐.
씬/ 방송국 외경 (D)
씬4/ 방송국 / 부스 밖 (D)
지영, 현우와 녹음 준비하고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SE).
액정보고는 무표정하게 플립 열며
지영 (딱딱하게) 왜? 뭘할라구? 됐어. 바빠. (끊는)
현우 (대본 보며) 누구 전환데 그렇게 받어요?
지영 (건성으로) 있어요, 정신 나간 놈.
현우, 그 말에 다시 지영을 보는데,
그때 동직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더니
지영의 손목을 잡고 끌고 나간다.
동직 (전투적) 나와 봐.
지영 (당황해) 어어어어... 어어...
현우, 약간 놀라워하다가 이내 피식...
현우 정신 나간 놈...
씬5/ 방송국 옥상 (D) - ENG
동직, 멋지게 지영을 끌고 나오는데,
지영, 순간 거친 본성이 울컥하며
지영 이게 어딜 씨이!
하며 양손으로 동직을 확 잡아당기자
그 반동으로 우당탕 뒤로 달려가는데
지영 내가 요즘 좀 녹녹하게 보였다 이거지. (다가가며) 오~ 그래~ (달겨들 듯 하자)
동직 (움찔, OL) 우리 끝내자!!
지영 ...!!
동직 (먹힌다 싶으니까 진지하고 멋지게) 니가 정말 원한다면, 나도 끝낼게.
지영 ... !!
동직 하지만, 니가 다른 남자 만나기 전까진, 널 지켜주고 싶어.
지영 ...!!
동직 진심이야.
지영 ...!!
결연하고 슬픈 분위기의 동직,
마음이 약간 출렁인 듯한 지영,
그런 둘의 모습에서...
씬/ 집 외경 (D)
씬6/ 거실 (D)
영옥 영숙 혜옥, 목욕 가방 들고 옷 챙겨 입는데,
영옥, 이가 아픈지 볼잡고 인상 쓴다.
혜옥 많이 아퍼?
영숙 (영옥 보다가) 병원 먼저 갑시다.
영옥 됐어. 뜨거운 물로 확 지지믄 돼.
영숙 아 성난 거에 뜨거운 물 부면 그게 더 성나지, 성난 게 죽어요?
영옥 아 이 하나 새로 하는데 돈이 얼만 줄이나 알어?
영숙 ..새로 해야 되는지 어쨌는지 가서 물어도 못 봐요?
영옥 ..(고민하다가) 가보지 뭐.
씬7/ 치과 / 접수대 앞 (D) - ENG
영옥 영숙 혜옥, 목욕 가방 들고
매무새 만지며 간호사 앞에 서 있는데
영옥 몇 년 전에 땜질한 이가 자~~꾸 쑤셔서...
간호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영옥 아니...
혜옥 (툭) 김,영,옥. 이구년 뱀띠.
영옥 (혜옥 밀치며) 아니 난 진료 받을 필요 없고, 그냥 얼마나 하나 물어볼라고.
영숙 그래도 의사한테 보여 봐야지.
영옥 그냥 주사 한대로 안 아프게 할 수 있지 않나?
간호 신경이 상해서 그런 거 같은데, 다 뜯어내고 신경치료 하고 금으로 씌우고 그래야 될 꺼에요.
영옥 히익~ 금...?
영숙/혜 (놀래서 영옥과 간호사 보고)
영옥 금니면... (물어보기도 겁난) 얼마나...
간호 치료비까지 다 포함하면 33만원 정도에요.
영옥 아후...
영숙 (비싸지만... ) 그래도 아프면 뭐 해야지.
간호 다음에 들어가실 꺼니까, 앉아서 기다리세요.
영옥 (씁쓸하게 돌아서며) 기다리긴 뭐. 그냥 가야지...
하면서 돌아서는데
원장실에서 간호사가 나오면서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데 (슬로우)
보면 혜옥을 쫓아왔던 그 노인이 하얀 가운을 입고 앉아있는 것.
순간 심봤다. 눈이 커지는 영옥.
문이 닫히는데 더 보려고 목이 빼지면서 시선 따라가는데,
뭔가 꿍수가 생기는 표정이다.
씬8/ 치과 / 원장실 (D) - ENG
원장 앞에 그 앞에 할머니 셋 앉아있는데
할셋, 난감해 시선 외면하고 있다.
의사 이거 이렇게 또 뵐 줄은...
영옥 (괜히 피식 웃으며) 에이, 들켰네. 맞아요. 우리 동생 아직 머리 한번 못 올려본 처녀랍니다.
혜옥 (펄쩍. 그런 얘긴 뭐하러)
영옥 (슬쩍 혜옥에게) ... (이 노인네) 어때?
혜옥 (티 안나게 눈 부라리며) 어떻긴... (노인이랑 눈 마주치는데 정말 싫다)
영옥 (낮게) 잘 생각하고 대답해. 어때?
혜옥 아 왜 그래 진짜. (작게) 싫대니까...
영숙 (궁시렁) 아까 다 끝난 얘기를 왜 또...
영옥 (아쉽다. 슬쩍 영숙 손잡고) 얘도 남편 죽고 수절한지가 오래 됐는데...
영숙 (펄쩍 뛰며, 손 팽 내치는)
씬9/ 치과 / 접수대 앞 (D) - ENG
영숙 혜옥, 불쾌해하며 진료실에서 나온다.
혜옥 아우 주책.
영숙 망측하게... 에으!
영옥 (문 닫으며, 안에 대고) 아우 나오지 마십쇼, 예.
영숙 (영옥 흘기며) 이가 상하더니 말까지 헛 나오나.
영옥, 딴청 피우다가
영숙, 휑하니 가버리자 흘기며 쫓아간다.
접수대의 간호사 그런 영옥 보며
간호 치료 예약 잡아드릴까요?
영옥 응?
하며 나가려고 문앞에 서 있는 혜옥을 본다.
괜히 혜옥 한번 봤다가 원장실 한번 봤다가
쩝! 입맛만 다신다.
씬/ 집 외경 (N)
씬10/ 할머니방 (N)
혜옥, 누워서 tv보고, 영숙, 걸레질 하는데,
영옥, 한숨 내쉬며 우울하게 앉아있다.
영숙 (그런 영옥 보다가) 왜요 또?
영옥 (진지하고 쓸쓸한) 내 이렇게 여기저기 아픈 거 보믄, 오래는 못 살지 싶어.
혜옥 (그 말에 일어나 영옥 보고)
영숙 그 쓸데없는 소리.
영옥 내 죽기 전에... 저거 시집은 보내놓고 가야... 눈을 감을 텐데... (눈물 찍는다)
영숙 (덩달아 눈물 찍고)
혜옥 (괜히 슬픈) 왜 그래 또오?
영옥 저 세상 가서 어무니 아부지 얼굴을 어떻게 볼지... (눈물 찍고)
영숙 뭐 일부러 안 보냈나? 팔자에 연분이 없으니까 그랬지. (혜옥에게) 너 지금도 안 늦었어. 괜찮은 남자 있으면
가. 안 늦었어.
혜옥 남자가 어딨다구...
영옥 (눈 내리깔고, 슬쩍) 그... 의사 노인넨 어때?
혜옥 (펄쩍) 미쳤수? 그런 노인네랑 무슨.
영옥 (한숨쉬듯) 그래라... 가지마라... 그냥 내가 눈 뜨고 죽으면 되지... 가지마..
영숙 (영옥 보다가, 거드는) 누가 당장 결혼하래? 그냥 만나보라는 거지. 너 그렇게 매번 단박에 자르다간 평생 결혼
못해.
혜옥 아우 안하고 말어. 결혼하자마자 송장 치울 일 있어? 아우 싫어.
혜옥, 나가면, 영숙, 쫓아나가면서,
영숙 그 나이에 아직 돈도 벌고, 하물며 의산데.
영옥, 순간 무릎으로 후루룩 기어가 문에 귀대로 있다가
인기척 나면 얼른 도로와 벽에 기대어 심각한 표정 연기.
씬11/ 카페 / 빠 (N) - ENG
동직, 우울하게 술 마시고 있는데,
정민, 와 앉으며
정민 어때? 바로 먹히지? (점원에게) 오백 하나요. (정민에게) 다른 남자 만나기 전까지 널 지켜주겠다...
그러면서 들러붙는 거야.
동직 글렀어 임마. (마시는)
정민 ... (의외) 왜?
씬12/ 방송국 옥상 (D) - ENG (회상)
5씬 연결상황.
동직 ... 니가 다른 남자 만나기 전까진, 널 지켜주고 싶어.
지영 ...!!
결연하고 슬픈 분위기 사는 동직,
약간 마음이 출렁인 듯한 지영,
그런 모습에서... 바로 분위기 꺽으며
지영 안 그래도 만나는 남자 있어, 지금.
동직 (띠잉!!)
지영 이젠 끝났네. 그지? (홱 돌아서 가는)
동직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오는)
씬13/ 원룸 (N)
룸. 침대에 올라앉아 빨래 개며
지영 지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넘어갈 줄 안 거지. 내가 그 인간을 몰라? 내가 장동직을 몰라?
윤아 그래도 애는 쓴다야. 그냥 귀엽게 봐줘.
지영 봐주긴. 됐어.
미자 어차피 너 진짜 헤어질 것도 아니잖아.
지영 (펄쩍 뛰나, 찔리는 것 티나는) 무슨 소리야. 헤어졌잖아! 몰라? 얘 좀 봐. 너너너너 그럼 내가 여태 거짓말
하는 줄 알았니? 차... (윤아에게) 얘 몰랐나봐, 나 헤어진 거. 차...
씬/ 병원 외경 (D)
씬14/ 치과 / 원장실 (D) - ENG
영옥, 싱글벙글이고
그 옆에 혜옥, 입댓발 나와서는 앞을 흘깃거리는데,
앞에 앉은 의사,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의사 (차를 권하며) 드세요.
영옥 예...
의사, 차를 마시다가 턱께에 흘려
아구구... 하며 쓰윽 닦는데 완전 노인네다.
헤옥, 고개를 돌리고 만다.
영옥 (어렵게) 슬하에... 자녀는?
의사 (어렵게) 딸만... 다섯...
영옥 (깨지만, 끄덕끄덕) 아... 예... 단촐하네요. (하다가) 사별한지는 얼마나...
의사 (어렵게) 일...년.
혜옥 (잉? 일년?)
영옥 (좀 깨지만) 아... 예... 오래 됐네요.
혜옥 (영옥을 황당한 듯 보는데)
영옥 (슬쩍 혜옥 손잡고, 예의 바르게) 얘가 아직 결혼을 한번도 안해서 처녀나 진배없지요. 얼굴도 아직 이렇게
곱고, 어디 몸 하나 곯은 데도 없고, 이도 튼튼하고, (하다가 능청맞게) 근데 왜 전 옛날에 땜질한 이가 자꾸 쑤시는지
모르겠어요?
컷 튀면
씬15/ 치과 / 대기실 (D) - ENG
영옥, 아픈 듯 볼 잡으며 있고, 혜옥, 뚱한데,
의사, 가운 벗고 허둥지둥 외투 입으며
의사 때운 거 뜯어내고 신경치료까지 했으니까 이제 아프진 않을 껍니다.
영옥 아우 고맙습니다.
의사 어디 가서 밥이라도...
영옥 (OL) 아우 제 이가 이러니, 어디 가서 식사도 한끼 못하고... 다음에 꼬옥 한번 합시다...
의사 (머쓱) 예...
영옥 치료비는 얼마...?
의사 아우, 됐습니다.
영옥 아우, 그래도 계산은 정확해야...
의사 아우, 아닙니다...
영옥 아 이러면 안되는데...
혜옥 (옆구리 찌르며) 얼른 내애!
영옥 (팍 치며, OL) 그러면 다음에 밥이라도 먹으면서... (가다가 돌아서서) 근데... 금니는 언제...?
씬16/ 방송국/화장실 + 카페 (D)
#미자, 화장실에서 나오고
지영, 테잎 들고 들어오는데
지영의 핸드폰 울린다(SE).
지영 (액정 보곤) 아이 증말.
미자 누군데?
지영 (받으며) 함부러 내 핸드폰 벨 울리지 마라. 응?
#카페 일각 동직 너 만나는 남자, 내가 좀 보자.
지영 (잠깐 당황 후) 장동직씨, 됐습니다. 당신하곤 상관없거든요.
미자 (입모양) 왜애?
동직 니가 또 이상한 남자 만나면, 나 편하지 않을 꺼 같애서 그래. 나도 편하게 깨끗이 헤어지고 싶어.
지영 ...!!
동직 남잔 남자가 아니까, 좀 보자. 좋은 사람이면, 나도 깨끗하게 정리하께.
지영 (잠깐 표정 후, 이내 깐죽) 아우 그렇담 당연히 소개시켜드려야죠. 빨리 소개시켜드려야죠. 언제로 할까요?
언제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죠.
전화 확 끊고는 심난한 표정이다.
미자 뭔데? 왜 그래?
지영 나 만나는 남자 좀 보여달래.
미자 왜애?
지영 (이 놈 진짠가... 잠깐 고민하다가, 확 핸드폰하며) 어, 윤아야 난데, 너 괜찮은 남자 좀 하나 대라.
진~~짜 괜찮은 남자야 돼.
씬/ 집 외경 (N)
씬17/ 할머니방 (N)
영숙, 옷장 정리하고, 영옥, 머쓱해서 앉아있는데,
혜옥, 뚱해서는
혜옥 사별한지 일년만에 딴 여자보고 반했다고 쫓아다니는 게 말이 되우?
영옥 그럴 만도 하지.
혜옥/숙 ??
영옥 (고개 갸웃 떨어드리고) 넌... 이쁘잖아.
혜옥 (살짝 좋다) 아무리... 그래도... (하다가) 아우 그래도 싫어! 낼모레 자리 보전하고 눕게 생긴 노인네랑
무슨!
영옥 너는 이팔청춘이고? 니 머리도 허애 이년아.
혜옥 (꽥) 언닌 그런 사람한테 동생을 보내고 싶으우? 가서 병수발 들라고?
영옥 누가 가래? 만나보라는 거지! 너한테 그런 자리 들어오기가 쉬운 줄 알어? 남자가 의사야. 니 나이에 결혼해서
의사 사모님 소리 듣기가 쉽냐고.
혜옥 의사 아니고 의사 할애비라도 싫어.
영숙 그 양반 의사 할애비다...
혜옥 (잠깐 헷갈리다가) 그,그니까 싫다고.
영옥 세 번만 만나봐 글쎄. 그때도 아니라고 그러면 나도 더는 말 안 해. 세 번만 채워.
혜옥 아잉... (울상이다)
씬/ 치과 외경 (D)
씬18/ 치과 (D) - ENG
#혜옥과 의사, 앉아 있는데,
의사, 좋아서 차를 권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혜옥, 죽기보다 싫은 표정이다.
#그에 반해 영옥은 행복하게 의자에 누워있고,
그 뒤로 혜옥과 의사의 모습이 걸린다.
영옥 (기대에 차) 오늘 금니 씌워요?
간호 오늘은 본 뜨고요, 다음에 오실 때 씌워요.
영옥 (실망) 다음에? 내가 치료를 몇 번째 받는 거지?
간호 오늘이 두번째에요.
영옥 (반짝) 그럼 다음이 세번째?
간호 예...
영옥 세 번째는 꼭 금니 씌웁시다.
간호 예...
영옥은 그렇게 들떠서 치료를 받고,
혜옥은 싫은 의사를 만나고 있는.
씬19/ 카페 (D) - ENG
지영, 앉아있는 남자 앞에 서서
지영 (뻘쭘) 안녕하세요. 저 윤아 친구, 김지영인데요...
남자 (일어나) 아 예.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지영, 남자가 빼주는 의자에 앉는데
민망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영 죄송해요. 이상한 부탁 드려서...
남자 아뇨, 재밌는데요 뭐. 어떻게 하면 돼요?
지영 그냥 뭐... 괜찮은... 남자로 보여주시면...
남자 언제 어떻게 만난진 대충 짜야 되지 않을까요?
지영 언제 만난 걸루... (하는데)
동직 (OFF) 어? 일찍 왔네?
갑작스런 동직의 등장에 지영과 남자, 약간 당황하는데,
동직, 아무렇지 않게 보는 척 하면서도
의미있는 시선으로 남자를 찬찬히 보며 악수 청하며
동직 얘기 많이 들었어요. 지영이 사촌오빠에요.
남자 (악수하며) 아 예. 안녕하세요. 김민웁니다.
동직 (지영 옆에 앉아) 어우, 생각보다 잘 생기셨네요?
남자 감사합니다.
동직 언제 만났어요, 둘이?
지영, 당황하는데, 남자, 태연하게
남자 스위스 대사관 송년모임 때 처음 보긴 했는데요,
동직 (표정)
남자 그땐 이름 정도만 알았고, 이주 전에 제가 피부과 개업하면서,
동직 (표정)
남자 개업하는 날 오면 공짜루 스켈링 해준다고 해서 한번 꼬시구, 나랑 사귀면 평생 공짜루 피부 관리 시켜준다고 해서
완전히 꼬셨어요. (지영 보며) 공짜 좋아하던데요.
동직 (표정)
남자 피부과 안했으면 지영씨 못 꼬실 뻔 했어요.
동직 (표정)
*남자는 예의바르고 유쾌한 선수이다.
씬20/ 할머니방 (D)
혜옥 (머리를 계속 흔들며) 아무리 봐도 아냐, 죽어도 아냐, 정말 아냐, 아우 진짜 아냐...
영옥 아 어지러! 그만 해!
혜옥, 속상해 발랑 누워버리면,
영옥, 쯧! 못 마땅하게 보는데
영숙, 빨래 개다가 슬쩍
영숙 아프단 소리 안하는 거 보니까, 급한 불은 끈 거 같으니, 나머진 돈 주고 딴 데 가서 해요. 저렇게
싫어하는데...
영옥 (뜨끔)
영숙 내가 보기에도 그 노인넨 영 아닙디다.
영옥 (솔직히) 내 눈에도 아냐.
혜옥 (으잉? 일어나 앉는)
영숙 그니까 나머진 돈 주고 딴 데서 해요.
영옥 (아쉬운) 금니가 남았잖어. 그게 고갱인데. 여~태 뽑고, 지지고, 3만원어치 엄한 것만 먹었는데.
혜옥 (황당) 나 팔아서 언니 이 고칠라고 한 거우?
영옥 (머쓱)
혜옥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이 고칠라구 어떻게 동생을 팔아, 동생을.
영옥 팔긴... (퉁박) 누가 너같은 거 사기나 한대냐?
하고는 휙 나가버리는데
혜옥 아니 지금 누가 화를 내야 되는데! 어머머 진짜! 세상에... (영숙 보고) 아니 그럼 언닌 그 속셈을 다~
알면서 나보고 그 노인네 만나란 거유?
영숙, 빨래꺼리를 챙겨 허둥지둥 나가고
혜옥 기가 막혀서 증말. 내가 헛살았어. 저런 사람들을 언니라고... 아우, 헛살았어...
씬21/ 카페 (D) - ENG
지영과 남자는 밝은 표정인데 반해,
동직은 표정이 많이 굳어있는데,
남자, 잔잔하게 말하고 있다.
남자 대학 졸업하고 10년 동안 한번도 안 쉬고, 계속 일했다고, 쉬고 싶다 그래서, 쉬라고 했어요.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어학 공부도 하고, 천천히 결혼 준비도 하고,
동직 (말 막고 싶어서, 잔 들며) 좀 마시죠.
남자 아, 예. (하며 술잔 대신 쥬스잔을 들자)
동직 술 못해요?
남자 (머쓱) 예...
동직 (드디어 흠 잡았다. 바로 거만해지며) 에이, 그럼 되나. 남자가 술 좀 마셔주고 그래야지, 우린 술 입에 안
대는 남자랑 상댈 안 하잖아. 그런 남자치고 괜찮은 남자가 없대니까. 희한해. 백프로야.
남자 (머쓱) 마셨는데요, 지영씨가 안 좋아해서... 당분간이라도 끊을라고요...
동직 (표정)
지영 (샐쭉, E) 치. 봤냐? 이젠 어쩔래?
그때 남자,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을
옷에서 꺼내 액정 보며
남자 잠깐...
하며 핸드폰 들고 일어나자
동직과 지영, 괜히 더 머쓱해진다.
지영 (샐쭉하니 동직 흘겨보다가 시선 돌리는데)
동직 (씁쓸) ... 남자 괜찮네.
지영 (샐쭉)
동직 남자 보는 눈 없는 줄 알았더니... 축하한다...
지영 (표정)
동직 (한참만에 의미있게) 미안하다...
하더니 일어나 뚜벅뚜벅 가버린다.
지영, 놀라 그저 바라본다. 어쩌지... 정말 가는 거야...
그러다가 이내 동직 쪽 흘겨보며
지영 수 쓴다 또. 끝까~지 한~번도 계산 안하고, 그냥 가고.
하면서 오징어를 씹는데 뭔가 찜찜하다.
씬22/ 또 다른 카페 (N) - ENG
조용한 음악이 깔린 어두운 카페...
동직, 정민과 술 마시는데 착찹할 뿐이다.
정민, 옆에서 열받아 하고 있다.
정민 얌마, 너, 아우, (너무 화나 말이 안 나오고) 내가, 그렇게 코치를 해줬으면 임마, 아무 흠이라도 잡아서 그
놈 깨꾸락질 만들어 주고 왔어야지!
동직 ... (덤덤) 흠이 없더라.
정민 없으면 만들고, 모자라면 과장하고! (하다가 맹) 이런 거, 변호사만 하는 거였냐?
동직 ... (덤덤) 그 사람 보니까, 내가 얼마나 지영이한테 모자란 놈인지, 알겠더라.
정민, 잠깐 동직의 분위기에 동참하다가
고개 외로 틀고 낮게
정민 그걸 이제 알았나...
씬/ 도시 외경 (D)
씬23/ 치과 / 대기실 (D) - ENG
혜옥, 다부지게 영옥을 끌고 들어선다.
영숙도 거들며 영옥을 끌고 들어오고
영옥 아 됐다니까.
혜옥/숙 아우 들어와요 글쎄.
영옥 (낮게) 너 그 노인네 싫대매? 됐어. 딴 데 가서 돈 주고 하면 돼. 안 만나도 돼.
혜옥 (의뭉스럽게) 나도... 이 좀 손볼라구.
영옥 잉?
혜옥 작은 언니도 이번 기회에 어금니 그거 임플란튼가 뭔가 비~~싼 걸로 하고,
영숙 (신나서 좋아라)
혜옥 언니도... (의미심장한 미소) 금니 박아. 아깝잖아, 그게 고갱인데.
영옥 (아직은 어리버리한데)
씬24/ 치과 / 원장실 (D) - ENG
영옥,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넘어오는데,
혜옥, 이전과는 달리 원장 앞에서 엄청 요사를 부린다.
혜옥 (요사스럽게) 제가요, 옛날에 웃으면 이가 하야~니 이뻤는데, 옛날에 쫓아오던 남자 무서워서 도망가다가 전봇대에
부딪혀서, 앞니가 하나가 이렇게 검게 죽었어요. (슬픈 척) 그 뒤로 잘 웃지도 못하고, 남자 앞에만 서면 작아진답니다.
아마도... 그래서 여태 혼잔가봐요. 이젠... 그만 외롭고 싶은데... 요 검게 죽은 이만 하얗게 되면...
영옥 (놀랍고 기막히다)
씬25/ 치과 / 대기실 (D) - ENG
할머니 셋, 이 치료받고 원장실에서 나오는.
영옥과 혜옥, 아프면서도 신나는 분위기인 반면
영옥은 찜찜한 얼굴이다.
영숙 (나가면서, 신나 큭큭대며) 너 저 노인네 한 석달만 만나라. 이번 기회에 이 싹 갈아버리게.
혜옥 그러지 뭐.
영옥, 영 심기불편한 표정으로 쫓아가는.
씬/ 원룸 외경 (D)
씬26/ 원룸 (D)
지영, 세탁기에 빨래 넣고는
쪼그려 앉아 돌아가는 세탁기를 멍하니 본다.
정말 끝났나? 싶은 게 착찹하다.
씬27/ 원룸 앞 (D) - ENG
지영, 착찹하게 건물에서 나오는데
동직, 초췌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지영, 살짝 반갑하다가 얼른 맘 잡는다.
동직, 슬프면서도 멋져 보인다.
한마디로 분위기 있어 보인다.
지영 (귀찮은 척) 이번엔 뭐? 뭐? 말해봐, 뭐?
동직 그 남자... 아무래도 안 되겠다.
지영 어젠 잘 해보라며? 축하한다며?
동직 (표정)
지영 사내놈이 째째하게 한 입으로 두말 하냐. 그래, 알어. 남아일언 중천금, 동직일언 풍선껌! 알지 그럼.
동직 어젠 몰랐는데, 그 남자, 정말 큰 안 좋은 점을 알았다.
지영 ... 뭔데?
동직 그 자식이... 내가 아니라는 거다.
지영 ...!!
음악 흐르기 시작하고
두 사람 한 참 말이 없다.
서로 뭔가 느낌이 통했다 싶은데,
지영 (분위기 꺾어) 또 어서 봤구만.
동직 ...??
지영 (흉내) ‘그 자식이 내가 아니라는 거다’ 이거에 삘 꽂혔어. 밤새 연습했네. 어서 본 건데? 아니면? 누구한테
들었어? 들었네.
동직 (표정)
지영 치. 됐습니다. 뭘 바랄까요 제가. 혼자 영화 많이 찍으세요.
지영, 휙 지나가버리면,
동직, 멜로 주인공처럼 쓸쓸히 보다가
뒤돌아서 핸드폰을 꺼내든다. 잠시 후...
동직 (바로 징징대는) 야이씨이, 너 이거 내가 너무 나답지 않은 대사라고 했지. 김정민 너한테 들은 거 들켰잖아
임마. 어뜩할 거야 이제!
동직, 그렇게 징징대는데,
하지만 지영, 걸어가면서 괜히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면서.
씬/ 집 외경 (D)
씬28/ 할머니방 (D)
영옥은 어처구니가 없고, 이건 아니다 싶자.
영숙과 혜옥은 신나서 거울에 이를 비춰본다.
혜옥, 말하는데 여전히 요사가 배어 있다.
혜옥 조카 풍치도 고치고, 사돈총각도 미자도 이 할 꺼 있으면 나한테 말하라 그래.
영숙 너무 그렇게 다 가서 하면 미안하지.
혜옥 괜찮아. 다~ 가서 하라 그래. 내가 가서 한번 얘기해주면 다 오케이야~
영숙 (안되는 요염 따라하는) 다 오케이지~
영옥 (티슈 곽 내던지며) 목구멍 제대로 안 열어?
혜옥/숙 (놀라고)
영옥 어디 남자 앞에서 요사를 떨고! 너 이년아 여자가 요사 떠는 것처럼 보기 흉한 게 있는 줄 알어? 한번만 더
그러는 거 내 눈에 뗘봐 그냥! 너, 다신~ 그 치과에 발들이지 말어. (꽥) 알았어?
영숙 (눈 내리깔고) 치... 이제 금니 다 박았다 이거유?
혜옥 (눈 내리깔고) 그거지.
영옥 이이이것들이!
영숙 그러는 거 아니유 사람이. 난 다~ 알면서 눈 감아줬구만. 거들어도 줬구만.
혜옥 속아준 사람도 여?잖아.
영옥 내가 이걸 뽑아버려야 내 말을 들어? 어? 뽑아봐? (꽥) 가 뺀지 갖구와~
영숙과 혜옥, 그 말에 살짝 놀라다가
이내 허풍이지 뭐 싶은 표정 되는데
영옥 (일어나 후다닥 나가며) 뺀지 어딨어?
하더니 영옥, 진짜 펀치 들고 들어오자
영숙과 혜옥, 기겁한다.
영옥 (씩씩대며) 내가 못 뽑을 줄 알지? (입 벌리고 그 안에 펀치를 넣는데)
영숙/혜 (말리며) 아우 왜 그러우. 아우 잘못했수.
영옥 놔봐~~ 뽑아버리게~~
그렇게 영옥, 펀치 들고 입 벌리고 난리고,
영숙과 혜옥, 기겁하며 말리는데서 스틸 코드음 F.O.
씬29/ 할머니방 (N) - 에필로그
F.I 되면서,
영숙과 혜옥은 계면쩍어 외면하고,
부록과 우현, 걱정스레 보고 있는데
보면, 영옥, 아랫입술이 부어서 뒤집혀져 있다.
(특수분장. 안젤리나 졸리 같은 입술)
부록 아니 입술은 어쩌다가 그렇게 되셨대요?
혜옥 이 뽑을래다가 입술 찝어서~
영숙 (종주먹 쥐어 혜옥 멕이고) 부딪혔어 그냥...
우현 사돈어른, 안젤리나 졸리? (하면서 입술 쭉 내밀어보는)
영옥 (하는 짓하곤) ... 뭐래?
영숙 안졸리냐 졸리냐 묻잖어.
영옥 뜬금없이... 아 안 졸려!!
우현, 푸우! 웃음 참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