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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28
씬1. 동, 사무실 밖 (전 회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소태와 영출... 요지를 입에 물고..
이때, 승용차가 그 옆에 다가와 서며 흙탕물을 튀기는데... 소태의 바지에 튀고..)
소태 : 에이, 씨.. 어떤 씹어 먹을 놈이 운전을 저 따위로...
(이때, 차 안에서 나오는 민우... 소태, 화들짝 놀라는데..)
민우 : (소태를 보고 놀라며) 너...?
(이때, 또 다른 차가 다가와 선다. 정연이 차에서 내리고...
소태, 정연을 보더니 놀라서 사무실 쪽을 보는데..)
씬2. 동, 사무실 안
(시덕이 얼른 창문 밖을 살피고는..)
시덕 : 저, 정연이 왔어.
강모 : ..!! (놀라는데)
씬3. 동, 사무실 밖
(민우, 놀라서 소태를 노려보고 있다. 소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영출 : (영문을 모르고) 왜 그래? 다들 아는 사람들이야?
정연 : (소태에게 다가가고) 사장님 좀 만나러 왔어요.
소태 : 우리 사장님.. 지금 외국 나가서 아직 안 오셨거든요?
정연 : 그럼, 여기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라도 있을 거 아니에요.
영출 : (나선다) 내가 여기 책임잔데.. 계약들 하러 오셨어? 근데 어떡하지? 계약 문젠 사장님만 할 수 있는데..
민우 : (소태를 노려보다가) 우선, 들어가서 얘기 합시다. (들어가려는데)
영출 : (막아서고) 어허, 이 사람들이 어딜 함부로... (소태에게) 야, 이 분들 만보건설에서 오셨어?
소태 : 예.
영출 : 사장님이 만보건설하곤 절대 계약 안하신다구 그랬거덩요? 괜히 우리 다 짤리게 하지 말구, 좋은 말 할 때 가세요.
(이때, 사무실 안에서 시덕이 잠을 잔 척 기지개를 켜며 나온다)
정연 : 시덕아..!
민우 : ..! (보는데)
시덕 : 어? 이사님..! 여기까지 왜 오셨어요? 한강건설 대표 아직 안 왔는데.
정연 : (영출과 소태를 보며) 왜 우리 하고는 계약 할 수 없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영출, 소태 : (말문 막히는데)
시덕 : 이미 광명건설하고 독점계약이 끝나서.. 더는 어디고 계약을 할 수 없답니다. 그만 올라가는 게 좋겠어요.
(정연, 난감하고.. 민우, 뭔가 의심쩍게 소태와 시덕을 노려보는데)
씬4. 동 사무실 안 / 그 밖
(강모가 창문으로 바깥을 본다. 승용차로 가는 정연과 민우, 시덕...
차에 오르기 전에 돌아보는 정연.. 강모, 그런 정연을 가슴 아프게 본다. 승용차가 출발하고...)
씬5. 달리는 차 안
(운전 중인 시덕... 정연이 창밖을 보며 고심하고 있고...)
정연 : 이럴 때 강모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시덕 : ..! (백미러로 본다)
정연 : (침울하게) 이번 공사.. 정말 잘해 보이고 싶었는데... 강모만 옆에 있었다면... 일이 이렇게 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시덕 : .. (마음 무겁고)
씬6. 컨테이너 사무실 안
(강모가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위로...)
시덕 : (E) 야, 임마 강모야.. 정연이가 왜 저렇게 치열하게 사는 줄 알아?
- 인서트
시덕 : 니 원수 갚겠다고 저러는 거야. 너 죽게 만든 민우랑 정식이한테 복수하겠다고.
강모 : ..!! (본다)
시덕 : 너 죽었다는 소식 듣구 충격으로 실어증까지 걸렸어. 여자 몸으로 공사판에서 저러구 사는 거 보면
내가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야.
- 다시 현실
(강모, 길게 한숨.. 눈물이 고여 있고...)
씬7. 만보건설 전경 (다른 날, 낮)
정식 : (E) 뭐? 박소태가 한강건설에 있다고?
씬8. 동, 기획실 안
(정식이가 와 있다, 민우, 생각에 잠겨 있고...)
정식 : 그 자식이 안 죽고, 어떻게 거기 가 있어?
민우 : 이강모가 가지고 있던 개포동 땅주인, 지금은 제임스라는 놈이야.
정식 : 그 얘긴 알지.
민우 : 한강건설 대표가... 바로 그 제임스란 놈이다.
정식 : 그래? 근데, 이름 똑같은 사람이 한둘이냐? 미국 이름 중에 제일 흔한 게 제임스더라.
민우 : 박소태, 그 놈... 우리가 강모 죽이라고 들여보낸 놈이야...!
정식 : ... (잠시 생각) 그럼... 혹시?
민우 : 시덕이도 뭔가 낌새가 이상하고... 어쩌면 제임스가... 이강모일지도 몰라.
정식 : 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 강모 죽었어. 사망 통지서두 날라왔구, 울 아버지가 그 놈, 재까지 뿌리고 왔는데 무슨...
민우 : ...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정식 : 박소태란 놈이 좀 수상하긴 하지만, 이강몬 절대 아니야. 죽었다가 살아나는 게 어딨어. 말두 안 되지.
민우 : 혹시 모르니까.. 한강건설, 니가 좀 주시해.
정식 : 알았어. 염시덕이던, 박소태든... 그 놈들 잡아 족치면 뭐가 좀 나오겠지, 뭐.
민우 : .. (생각하는데)
씬9. 시청, 국장실 안
(한명석이 업무 중이다. 노크소리.. 명석이 네, 대답하면 황태섭과 정연이 들어서고...)
명석 : .. (보다가) 앉으세요. (다가와 앉고)
태섭, 정연 : (앉는다)
명석 : 그렇지 않아도, 황회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었습니다.
태섭 : 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추가 예산을 줄 수 없다니요?
명석 : 아시다시피, 국회 예산 감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태섭 : 제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처럼 보이십니까?
명석 : ... 믿고 싶지 않으면, 안 믿으셔도 됩니다.
태섭 : 난 그래도, 한국장님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석 : 그런데요?
태섭 :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국장님이 나한테 이러실 순 없어요.
명석 : 그건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태섭 : 뭐라구요?
명석 : 조필연 후보와 손을 끊으라고, 내 여러 번 황회장께 경고하질 않았습니까?
태섭 : .. (굳어진다)
명석 : 조필연, 그 사람.. 민홍기 후보를 지지한다고, 나한테 유감이 많은 사람입니다.
날 동지로 생각했다면, 끝까지 조필연을 돕는 일 따윈 하지 마셨어야지요.
태섭 : ... (노려보며) 역시... 그 이유 때문이었습니까?
명석 : ..
태섭 : 우리 만보건설을 까내려고 하는 이유가 결국은...
명석 : (단호하게) 얘기 끝났으니까, 그만 돌아가 주세요. (일어서는데)
태섭 : 한국장님 뜻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명석 : ..! (본다)
태섭 : (일어서서, 노려보며) 그 동안, 고분고분했더니 이 황태섭이를 우습게 보는 모양이신데..
절대 나한테서 도로 공사 못 뺐습니다.
명석 : (눈빛 서늘해지며) 그래요? 그럼, 어디한번 해 볼까요?
태섭 : 당신, 그 자리... 한 생전 앉아 있는 거 아냐.
명석 : ..!! (굳어지고) 뭐요?
태섭 : 날 건드려보겠다고? 어디 한 번 해 봐. 내가 당신 그 자리, 못 잘라 낼 거 같아?
정연 : (만류한다) 아버지..
명석 : 이봐요, 황회장..!
정연 : 죄송합니다, 국장님.. 그만 가세요, 아버지. (태섭을 데리고 나간다)
명석 : .. (노려보는데)
씬10. 동, 밖 복도
(태섭과 정연이 걸어 나오며..)
정연 : 아버지가 좀 지나치셨어요.
태섭 : 저 놈이 날 먼저 배신했어.
정연 : 상대는 도시국, 국장이에요.
태섭 : (멈춘다) 그래서? 나보고 저놈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매달려보라고?
정연 : 아버지..
태섭 : 내가 왜 그동안 윗선에 돈 싸다 바쳤는지 알아? 이런 더러운 꼴 안 당하려고.. 저런 놈한테 휘둘리지 않으려고 그짓 한 거야.
정연 : ..
태섭 : 사업도 정치야. 조필연만 당선 되면.. 저 놈, 절대 우리 못 건드린다. (간다)
정연 : .. (걱정스럽게)
씬11. 동, 국장실
명석 : 뭐? 날 이 자리에서 잘라버리겠다고?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명석, 수화기 드는데..)
명석 : 네..
강모 : (F) 접니다, 한강건설...
명석 : 어, 이사장.
강모 : (F) 결정하셨습니까?
명석 : ...
강모 : (F) 국장님께서 만보건설을 도와주라고 하신다면..
명석 : 그럴 필요 없어요.
씬12. 컨테이너 사무실
강모 : .. (수화기를 들고)
명석 : (F) 곧 만보건설에 현장 감리가 들어갈 겁니다. 감리 결과를 보고, 도로공사 문제는 그때 다시 협의하도록 하죠.
강모 : 잘 알겠습니다.
(강모, 수화기를 놓는다. 서늘해진 눈빛...)
씬13. 안기부, 취조실 안
(칼치가 요원1에게 취조를 당하고 있다. 구타 흔적이 선명한 칼치, 취조에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매직미러로 칼치를 보고 있는 성모와 찬성...)
찬성 : 놈이 끝까지 입을 열지 않습니다.
성모 : (보며) 조필연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
찬성 : 그것도 있지만.. 아마도 조필연이 자길 구해줄거라고 믿는 거 같아요.
성모 : .. 조필연을 낙선 시키려면 어떻게 해서든, 놈의 자백을 받아내야 돼.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놈을 우리 편으로 끌어 들여야겠어.
찬성 : 우리 편으로요? 그럴 방법이 있을까요?
성모 : ... (뭔가 생각하는)
씬14. 선거사무실
(투표 전날의 분주한 사무실 분위기.. 수행원들이 바쁘게 각자의 일들을 하고 있고... 한쪽에 ‘D-4일’ 표시..
조필연과 양명자, 고재춘이 분석 자료를 펼쳐보며 얘기 중이다)
재춘 : 모든 표본조사에서, 우리가 민홍기를 제치고 압도적으로 일위를 하고 있습니다.
명자 : 우리가 개별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일위가 분명해요.
필연 : 모두 수고 했어. 이제 느긋하게 개표결과만 기다리면 되겠구만. (하하 웃는데)
성모 : .. (급히 들어선다)
필연 : 어쩐 일이냐?
성모 : (주변을 의식하며) 옆방에서, 저와 잠시 얘기 좀 나누시죠.
필연 : ..?
씬15. 동, 옆 사무실
(조필연의 개인 방이다. 들어서는 성모와 필연, 재춘...)
성모 : 혹시.. 최태욱이란 자가 서울에 와 있습니까?
필연 : ..!!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성모 : 우리 쪽에서 나온 정봅니다.
필연 : 재춘이 너, 당장 가서 그 놈 숨겨 놔.
재춘 : (난처하고) 실은.. 요즘 통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필연 : ..!! (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재춘 : 청주에서는 떠나 것 같은데.. 서울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필연 : 이 멍청한 새끼..! (발로 조인트를 깐다) 그래서? 너도 행방을 모르면 뭘 어쩌자는 거야..!!
성모 : 하는 수 없습니다. 다른 요원이 잡기 전에, 제가 나서서 잡아들이는 수밖에요.
필연 : ..! 그래 줄 수 있겠냐?
성모 : 다른 방법이 없질 않습니까?
필연 : 그래.. 고맙다, 성모야.
성모 : 잡아도 문젭니다. 그 최태욱이란 자를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필연 : 없애야지.
성모 : ..!
필연 : 그런 하찮은 놈 때문에 내가 의원직을 상실 할 수는 없잖아. 죽여 없애는 거 외엔, 다른 방법 없어.
성모 : .. (뭔가 회심의 표정)
씬16. 동, 밖 복도
(찬성이 기다리고 있다. 성모가 나오는데...)
찬성 : 어떻게 됐어요?
성모 : (미소 지으며 안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낸다)
찬성 : 선배님..!
성모 : 가자... (눈빛) 이제부터.. 호랑이 사냥을 시작해야지...
씬17. 취조실 안
(성모가 앉아 있다. 요원들에게 이끌려 나오는 칼치... 성모 앞에 앉혀지고...)
칼치 : (비웃듯이) 그냥.. 나 법대로 처리해 주쇼... 철거민 좀 폭행했다고... 날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성모 : 진실만 밝히면 돼. 널 사주한 사람이 누군지...
칼치 : 모릅니다.. 몰라요...
성모 : 야, 최태욱.. 끝까지 조필연이 널 구해 줄 거라고 믿는 거냐?
칼치 : 글쎄, 난 그 사람하고 아무 상관 없다니깐요..!
(성모, 탁자위에 녹음기를 올려놓는다. 칼치, 뭔가 싶어서 보는데... 성모,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성모 : (E) 그 최태욱이란 자를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필연 : (E) 없애야지... 그런 하찮은 놈 때문에 내가 의원직을 상실 할 수는 없잖아. 죽여 없애는 거 외엔, 다른 방법 없어.
(칼치, 경악하듯 놀란다. 성모, 녹음기를 끄고...)
성모 : (문서를 펼쳐든다) 지금부터, 니 죄를 열거해보지. 선거법 위반에... 폭행 때 쇠파이프를 사용했으니까
살인 미수죄가 적용될 거고.. 특수 도주에, 범죄단체 결성 및 폭력 사주, 공갈, 협박, 갈취, 청부, 위증 등등...
여기 적힌 니 죄목이 마흔 여덟 개야.
칼치 : .. (겁에 질린 채)
성모 : (본다, 눈빛)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니가 저지른 철거민 폭행 사건... 조필연의 사주를 받았다고 자백해.
칼치 : ...
성모 : 그럼 넌... 마흔 여덟 개 죄목 중에서 단순 폭행죄.. 한 가지만 적용될 거다.
칼치 : ... (보는데)
씬18. 도서관 안 (밤)
(공부중인 미주.. 밤이라 사람이 별로 없고...)
미주 : (문 쪽을 보고는) 오늘은 실장님, 안 올 모양이네..? (설레는 듯, 한숨을 내쉬는데.. 그 위로..)
- 인서트 (회상, 전편에서)
(미주, 꾸벅 인사하고 가려는데... 민우, 더 참지 못하고 미주를 잡아서 돌려 세우더니 키스 한다.
미주, 눈물 고인 눈이 동그래지다가.. 눈을 감는데.. 민우, 키스를 끝내고 보며...)
민우 : 미안하다.. 다신, 너 울리지 않을게...
- 다시, 현실
미주 : (손바닥으로 얼굴 가리고) 어휴 창피해..
민우 : ... (다가온다, 미주를 보는데)
미주 : (얼굴을 가린 채) 이제 실장님 얼굴을 어떻게 봐?
민우 : .. (보는데)
미주 : 내가 미쳤지... 키스 한다고 냉큼 입술을... (손 내리고는 민우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실장님..!
민우 : 왜? 나랑 키스한 거 후회 돼?
미주 : 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니, 아닌 게 아니라... (횡설수설)
민우 : (피식 웃고) 늦었다. 데려다 줄게. (일어서서 나간다)
미주 : 어휴.. (창피해서 머리칼 긁고 일어서며)
씬19. 공터 / 차 안
(미주네 집 근처 공터다. 승용차가 다가와 서고... 민우와 미주, 어색하게 잠시의 침묵...)
미주 : 저... 실장님...
민우 : 민우씨...
미주 : 네?
민우 : 실장님소리... 거리감 느껴져서 싫어. 이름 불러.
미주 : (보다가) 미... 민.. 우.. (차마 못 부르는데)
민우 : 씨자 안 붙이냐? 아예 말 노려구?
미주 : 닭살 돋아서... 못하겠어요.
민우 : ... (그 모습이 귀엽다, 픽 웃는데)
미주 : (풋 웃고) 저, 그만 들어가 볼게요.
민우 : 전화 할게.
미주 : 아, 참.. ! 어제, 드릴 거 있었는데... (가방에서 상자 꺼내 주며) 하루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민우 : (받아서) 생일? (풀어 보면, 넥타이 핀이다. 씩 웃고) 너 이 넥타이핀, 무슨 뜻인 줄 알고 산거야?
미주 : ...!! (얼굴 빨개진다)
민우 : 내가 알기론.. 여자가 남자한테 고백한다는 뜻인 거 같은데..
미주 : 그, 그래요? 난 그냥... 모르고 산 건데...
민우 : (웃으면서) 근데, 어쩌냐..? 어제 내 생일도 아니었는데...
미주 : 네? 저번에 도서관 열람증에서 분명히 봤는데...?
민우 : 우리 집, 음력으로 생일 세거든.
미주 : ..! (화나고) 돌려줘요.
민우 : 야, 치사하게 한 번 준 걸...
미주 : 진짜 생일 때 다시 줄게요.
민우 : 싫어.
미주 : 나, 선물, 또 해줄 돈두 없단 말이에요. 돌려 줘요, 얼른. (뺏으려고 손 뻗고)
민우 : 싫다니까..
(민우, 확 잡아채는데 미주의 얼굴이 가까이 오고.. 시선 마주치는 두 사람..
민우, 잠시 미주를 보다가 마치 키스를 할 듯이 미주쪽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미주, 잠시 보다가 냅다 박치기를 한다.
민우, 악..! 하며 물러서고..)
미주 : (노려보며) 그땐 얼떨결에 가만있었지만... 앞으론 내 허락 없인 절대 안돼요.
민우 : (아프고, 어이없어서) 키스도... 허락 받고 하는 놈 있냐?
미주 : 도둑놈..
민우 : 뭐?
미주 : 내 첫 키스를 함부로... (차에서 내린다)
민우 : 야, 너...
미주 : (미소 보이고) 잘 가요, 실장님.. 아니.. 민우.. 씨...
(미주, 부끄러운 듯이 급히 간다. 민우, 그런 미주를 보는데...
미주, 가다가 뒤돌아서서 천진난만 하게 손을 흔들고...)
민우 : 첫 키스? (웃는데)
씬20. 조필연 집 전경 (아침)
씬21. 동, 거실 안
(양복 차림의 조필연과 민우, 고재춘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명자와 함께 들어서는 성모...)
성모 : 오늘이 투표 날인데, 좋은 꿈 꾸셨습니까?
필연 : 잠을 좀 설쳤지만, 기분은 그만이다.
성모 : (식탁을 보고) 근데, 오늘 같은 날, 미역국을 끓이셨네요?
명자 : 미역국이 왜요?
민우 : 어머니, 모르셨어요? 시험 보는 날, 미역국 먹으면 떨어진다던데..
명자 : (놀라고) 어머 그래? 여보, 다른 국 내올 테니까 잡숫지 마세요.
필연 : 됐어. 그따위 미신, 나한텐 안 통해. (미역국을 후룩후룩 먹는다)
성모 : .. (보는데)
씬22. 투표소 안 (몽타주)
(칸막이 안에서 투표용지에 있는 자신의 이름 란에 찍는 조필연... 칸막이에서 나오면 기자들이 모여 있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포즈를 취하는 조필연과 명자... 환하게 웃는 얼굴 위로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고...
민우와 재춘들이 박수를 치며.. 성모, 뭔가 의미심장하게 지켜보는데...)
- 동 투표소 (시간경과)
(사람들이 투표소 함에 줄을 서서 투표를 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용지를 나눠주고 있고...
복자와 경자, 재수가 줄을 서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용지를 받는데..)
복자 : 저기유.. 투표 하면 비누나 치약 같은 거 안줘유? 유세장에선 다 주던디..
경자 : 엄만, 여까지 와서 챙피하게..
복자 : 남들 다 받는데 우리만 못 받으면 안 되잖아, 이것아.
재수 : 얼릉 혀, 뒤에 기다리잖어.
씬23. 몽타주 (구청 사무실쯤)
(쏟아지는 투표용지들... 공무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부지런히 기록하는 기록원들, 감시인단의 모습들...)
씬24. 선거 사무실 안
(조필연과 명자, 고재춘, 민우, 황태섭과 정식, 성모, 천, 백, 조, 박회장들이 숨을 숨이며 TV를 보고 있다)
아나운서 : (TV속) 서울 강남 을구 개표소식입니다. 무소속 조필연후보가 민홍기 후보를 압도적인 차로 물리치고
당선이 확정되었습니다.
(조필연이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선다. 와 하는 함성소리와 박수소리..!!)
태섭 : 축하합니다, 조필연 의원님.
필연 : 고맙소, 황회장.
성모 : 축하드립니다.
필연 : 그래.. 다들 고맙다.. 내가 이겼어. 이 조필연이.. 마침내 승리했어.!!
(박수와 함성... 좋아하는 조필연.. 성모, 회심의 눈빛으로 보는데...
이때, 주영국이 급히 들어서더니 태섭에게 뭔가 귓속말을 전한다. 크게 놀라는 태섭.. 이를 보는 천회장의 눈빛...)
씬25. 기획이사 방
(정연이 업무 중인데 양복 차림의 감리 팀 사내 너댓 명이 들어선다)
정연 : 무슨 일이시죠?
팀장 : (신분증을 보이며) 도시국 감리팀에서 나왔습니다. 도로공사에 관한 자료들, 우리가 가져가겠습니다.
(사내들이 책상이며 캐비넷 등을 뒤지며 서류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정연, 놀라는데 전화벨이 울리고..)
정연 :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소장 : (F, 다급하게) 현장인데요, 지금 감리가 들어 와서 여기 난리가 났습니다.
정연 : ..!!
씬26. 동, 로비
(감리 팀 사내들이 서류들을 한 아름씩 안고 밖으로 나가고 있다.
황태섭과 주영국이 급히 들어서다가 이를 보는데.. 이때, 정연과 정식, 성중이 급히 다가오고..)
정연 : 아버지..!
태섭 : 어떻게 된 거야?
성중 : 도로공사에 관련된 자료들은 물론, 예산 내역과 세금 영수증까지 몽땅 가져갔습니다.
정식 : 아니, 전엔 미리 예고를 해주더니 왜 갑자기 이러는 거예요?
정연 :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태섭 :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혹시 감리 팀에서 들어오라고 해도 절대 들어가지 마.
정연 : 예, 아버지..
태섭 : 한명석, 이 자식..! 어디 한번 누가 죽나 해 봐..!!
씬27. 경찰서 안
(성모와 찬성이 칼치를 데리고 들어선다. 칼치의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고.. 반장이 맞이하며..)
반장 : 어서 오십시오.
성모 : 철거민 폭력사건, 주범입니다.
반장 : 연락 받았습니다. (형사들에게) 저 놈 끌고 가.
(형사들이 칼치를 인계 받아 안으로 데려간다.
성모, 손에 들고 있던 사건일지를 반장에게 건네며)
성모 : 이거, 우리가 수사한 사건 일지에요. 참고 하세요.
반장 : (받아들고) 고맙습니다. (들어간다)
찬성 : 사건일지, 한부 더 작성하지 않으셨어요?
성모 : .. (뭔가 생각하며, 미소)
씬28. 호텔, 커피숍
(강모가 성모의 사건 일지와 겉면이 똑같은 사건일지를 윤기훈에게 건넨다. 기훈, 뒤적이며 보는데..)
강모 : 내일 아침 조간에 낼 수 있겠어요?
기훈 :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 지금부터 각 일간지에 있는 선후배 기자들, 다 불러 모아야지. 바빠서 먼저 간다? (급히 나간다)
강모 : ... (커피 마시며, 생각하는데..)
씬29. 로열클럽 밀실 안
(백파와 오병탁, 한명석, 경옥이 있다. 술을 마시는데..)
백파 : 결국은 조필연이 이기고 마는군.
경옥 : 우리만 괜히 민홍기 후보를 밀어준 셈이 됐네요.
명석 : 어르신께서 민후보를 지원한 거, 조필연이 모를 리 없을 겁니다.
경옥 : 그래서요?
명석 : 분명이, 뭔가 보복을 하려고 들 거예요.
(심기 불편한 백파.. 이때, 민홍기가 들어선다)
병탁 : 이긴다고 큰 소리 뻥뻥 치더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홍기 : 우선, 패배에 대한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병탁 : 우린 그렇다 치고.. 백파께는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라.
백파 : (일어선다) 사과 같은 거 필요 없소. 다신 안보면 될 걸. (나가려는데)
홍기 : (신문을 내민다) 이걸 읽어보십시오.
백파 : ..?
홍기 : 내일 자 조간신문입니다.
(백파, 신문을 펼쳐보는데...
‘조필연 후보, 당선 무효 될 수도’ ‘ 철거민 폭행 사건, 자작극임이 드러나’ ‘조필연씨가 직접 폭행을 지시’...
백파, 놀라서 홍기를 보는데...)
병탁 : 대체 뭔 기사 났길래...? (신문 펼쳐들고, 크게 놀라며) 이게 뭐야? 조필연이 당선 무효가 될 수도 있다니?
씬30. 조필연 집 거실 (그 밤)
좌중 : 건배..!!
(조필연과 황태섭, 고재춘, 민우와 명자, 주영국이 와인 잔을 부닥치며 건배를 하고 있다)
필연 : 이번 승리, 황회장의 도움이 아주 컸소. 고맙소, 황회장.
태섭 : 저, 의원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필연 : 말씀하세요.
태섭 : 실은 제가, 어려운 일이 좀 생겼습니다.
필연 : 민우한테 얘기 들었어요. 회사에 감리가 들어왔다고요?
태섭 : 그거.. 한명석 국장의 농간입니다.
필연 : 무슨 말씀이시오? 한국장의 농간이라니?
태섭 : 한국장, 민홍기 지지잡니다. 제가 의원님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우리 도로공사를 빼앗으려 든 겁니다.
필연 : 한명석, 그 작자, 안되겠구만. 걱정 마시오, 황회장. 내가 직접 한명석이를 만나서 감리 중단 시키겠소.
태섭 : 그래 주시겠습니까?
필연 : 다음 공직자 인사발표 때, 손을 써서 아예 국장 자리에서 잘라버리는 게 낫겠구만.
태섭 : 그래만 주신다면, 저로선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허허 웃는데)
(이때, 누군가가 현관문을 요란하게 두드린다)
명자 : 누구에요, 이 밤에?
필연 : 성모가 왔을 거야. 문 열어 줘.
(명자가 현관문을 열어주는데 형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선다. 다들 의외인 듯이 놀라고...)
명자 : 뭐에요?
반장 : (신분증을 보여주며)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다가온다) 조필연씨 되시죠?
필연 : 그런데?
반장 : 선거법 위반 및 폭력 교사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필연 : 뭐? 체포?
재춘 : 당신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함부로 체포를 하겠다는 거요?
반장 : 순순히 가시죠. 안 그러면 강제 집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필연 : 이것 봐..!! 니들 어느 경찰서야? 서장이 대체 어떤 놈이야?
반장 : 연행 해..!!
(형사들이 조필연을 제압하더니 수갑을 채운다.
재춘이 의원님..! 하며 달려드는데 다른 형사들에게 저지당하고..)
반장 : (재춘을 노려보며) 당신이 고재춘이지? 이 자도 끌고 가.
재춘 : .. (이를 악물며 노려보는데)
필연 : (반장을 노려보며) 니놈들 얼굴, 똑똑히 기억해 두지..
(필연과 재춘이 끌려 나간다. 민우와 명자, 아버지..! 여보..! 부르며 따라 나가고...
남은 황태섭과 주영국이 놀라서...)
태섭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조필연이.. 체포를 당하다니?
영국 : 그럼, 도로공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
태섭 : 아, 뒷목이야.. (뒷목을 잡고 비틀댄다)
영국 : (부축하며) 자네, 괜찮아?
태섭 : ... 정신 차려야지..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돼.. (생각하는 눈빛)
씬31. 경찰서 유치장 안
(조필연과 고재춘이 유치장 안에 앉아 있다. 필연의 손에 신문이 들려져 있고.. 필연, 신문을 확 구겨 버린다)
재춘 : 철거민 폭행 사건은 제가 다 꾸민 걸로 하겠습니다.
필연 : .. (재춘을 본다)
재춘 : 제 걱정은 마시고, 나가셔서 의정활동을 하십시오.
필연 : 니들한테 이런 꼴을 보여서.. 정말 부끄럽구나.
(이때, 성모가 들어선다)
재춘 : 성모야..!
필연 : 어떻게 된 거냐?
성모 : 윗선에서 개입한 것 같습니다.
필연 : 윗선이라면 나도 다 아는 놈들이야. 대체 어떤 놈들이 이 일을 꾸민 거야.
성모 : 친분이라면, 민홍기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무소속보다는 아무래도 여당인 민홍기 쪽이..
필연 : (철창을 손바닥으로 친다) 내가 너무 방심 했어. 저 놈들이 어떤 놈들이란 걸 가장 잘 안다고 하면서.. 내가 어리석었어.
성모 : 실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말 겁니다.
재춘 : 걱정 마라. 내가 다 안고 갈 거니까.
성모 : 이미 최태욱이란 놈이 모든 진술을 다 끝내놨습니다.
필연 : ..!! 벌써 수사가 끝났단 말이냐?
씬32. 경찰서 전경 (다른 날, 낮)
씬33. 동, 취조실
(조필연이 형사 두 명에게 끌려 들어온다. 반장 앞에 앉혀지고..)
반장 : 이미 안기부에서 넘어온 수사 기록이 다 있습니다.
필연 : ..
반장 : 고재춘이, 자신이 한 짓이라고 우기고 있지만... 증인도 있고, 증거도 충분해요.
더 이상, 범행을 부인 하는 거, 부질없습니다.
필연 : ... 고재춘은 빼내 주시오.
반장 : .. (본다)
필연 : 고재춘 뿐만 아니라, 이 일과 연관돼서 피해보는 내쪽 사람들한테 다 면죄부를 달란 말이오.
반장 : 그럼, 혐의를 인정하시는 겁니까?
필연 : 이 계통에선 내가 당신보다 선배야. 우선 변호사부터 만난 다음에..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겠소.
씬34. 만보건설, 회장실 (다른 날)
(태섭이 머리를 싸매고 고심 중이다. 정연이 앉아 있고)
정연 : 곧 시청에서 건설주 회의가 시작될 거예요.
태섭 : ... 조실장은?
정연 : 공판이 있다고 재판정에 갔어요.
태섭 : ...
정연 : 오늘, 건설주 회의에서 감리 결과를 발표한다고...
태섭 : (OL) 니가 대신 갔다 와.
정연 : ...
태섭 : (이미 결과를 예견하고 있다) 니가 내 대신... 다 마무리 짓고... 그러고 와라.
정연 : 예, 아버지..
(정연이 일어서서 나가려는데 주영국이 급히 들어선다)
영국 : 방금 조필연의 선고 공판이 끝났네.
태섭 : .. (본다) 어떻게 됐어?
영국 : 실형을 선고 받았어... 징역 일 년이니까.. 의원직도 박탈이 될 거네.
태섭 : ... (길게 한숨) 다들 나가 봐.
정연 : .. (보는데)
씬35. 시청 소회의실
(천회장과 백 회장, 조회장, 박회장, 다른 건설사 대표 십여 명이 앉아 있다.
정연이 그들과 떨어진 곳에서 성중과 시덕과 함께 앉아 있고...
플래카드에 ‘제 14차 도로공사 건설주 회의’라고 적혀 있고..
한명석이 들어선다. 정연과 시선 마주치고)
명석 : 황태섭 회장님은 안 오셨습니까?
정연 : 제가 대신 왔습니다.
명석 : ... 우선, 만보건설 감리 결과부터 말씀 드리죠. 총 네 개 항목으로 나눠서 감리한 결과..
만보건설의 도로공사 완공 능력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정연 : ..!! (놀란다)
명석 : 이에, 우리 도시국은 합리적인 가격과 혁신적인 기술을 제시하며 사업 견적서를 제출한 광명건설에게
이번 공사를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천회장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환호한다. 여기저기 축하인사를 건네는 백, 조, 박 회장과 건설주들...
정연, 넋을 잃은 듯이 멍하게...)
명석 : 만보건설과 광명건설 대표께선 앞으로 나오셔서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주십시오.
(정연과 천회장이 앞으로 나온다. 천회장, 가져온 도장으로 기분 좋게 동의서에 도장을 찍고...
정연, 물끄러미 동의서를 보는데..)
명석 : 어서 찍어요.
(정연, 도장을 꺼내들고 인주를 묻힌다. 성중과 시덕이 안타깝게... 동의서에 도장을 찍는 정연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회의실 문 밖... 강모가 정연을 보고 있다. 가슴 아프지만 애써 담담하게...
도장을 다 찍은 정연이 돌아서는데 짧은 순간 강모와 시선이 마주친다. 크게 놀라는데 정연... 다시 보는데 아무도 없다.
급히 뛰어 나가는 정연. 시덕이 따라 가고...)
씬36. 동, 밖 복도 일각
(정연이 급히 뛰어온다.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이 텅 빈 주변...
정연, 애타게 두리번거리며 찾는데.. 시덕이 쫓아오고)
시덕 : 왜 그러세요?
정연 : 분명히.. 분명히.. 강모를 봤어.
시덕 : 네?
정연 : 틀림없이 강모였어. 강모가 날 보고 있었어...
시덕 : .. (가슴 아프다)
정연 : (눈물 고인 채) 강모야... 강모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시덕 : 헛것을 보신 거예요. 그냥 가세요.
(시덕이 정연을 데리고 간다. 정연, 눈물이 흥건한 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 일각.. 모습을 드러내는 강모... 가슴 아프다. 눈물 고인 채...)
씬37. 교도소 전경 (다른 날, 낮)
씬38. 동, 면회소
(죄수복을 입은 조필연이 간수에게 이끌려 나온다.
기다리고 있던 민우와 명자, 재춘이 모여들며.. 아버지..! 여보..! 부르는데...)
명자 : 괜찮아요, 여보? 어디 불편 한 덴 없어요?
필연 : 난 다 좋아. (민우를 본다, 엷게 미소) 사내놈이 표정이 그게 뭐냐?
민우 : ... (가슴 아프게)
필연 : 생각해 보니까.. 지금 내 인생에선 자극이 필요할 때야. 그 동안, 너무 승승장구만 했거든. 상처만큼 좋은 자극은 없어.
(하하 웃고)
민우 : 아버지..
필연 : (정색하고) 지금 이 상처... 훗날 훈장이 될 거다. 두고 봐라, 민우야.
내 심장에 훈장이 새겨지는 날... 지금 승리했다고 기뻐 날뛰는 놈들.. 그 놈들 심장엔 더욱 깊은 상처가 새겨질 거야.
명자 : (울면서) 여보...
필연 : 약한 모습 보이지 말아요. 이 조필연의 안사람이라면, 표정도 감출 줄 알아야지.
명자 : (눈물 닦으며)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필연 : 그만들 돌아가. (돌아서서 간다)
명자 : 여보.. 여보...
필연 : (뒤도 안 돌아보고 들어간다)
명자 : (무너지듯)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이니? 니 아부지가 감옥엘 다 가시다니...
민우 : (재춘에게) 어머니 모시고 먼저 가세요.
재춘 : 그래, 알았다.
(재춘, 명자를 부축해서 간다. 민우, 안타까운 듯이 안쪽을 보는데..)
씬39. 도서관 안
(미주, 열심히 공부 중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민우.. 미주 모습을 물끄러미 본다.
미주, 민우를 보고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든다. 민우, 답답했던 가슴이 뚫리는 기분으로 보는데...)
씬40. 달리는 차 안
(서울 외곽쯤을 달리는 차 안... 민우가 운전 중이고 미주,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신나게 따라 부르며... ‘제비처럼’ 정도...
민우, 그런 미주를 힐끔거리다가 슬쩍 손을 뻗어 미주 손을 잡는다. 미주, 민우 손 등을 찰싹 때리는데...)
미주 : 어딜 은근슬쩍 손을 잡아요?
민우 : 손도 안 되냐?
미주 : 안돼요.
민우 : 너, 점점 왜 이렇게 비싸게 구는 건데?
미주 : ...
민우 : 치사하네, 증말... (라디오 끄고) 그리고.. 손, 먼저 잡은 건 너 거든? 남의 손, 허락두 없이 잡을 땐 언제고..
미주 : 그땐, 실장님, 위로해 드릴려구 그랬죠.
민우 : ... 오늘도 니 위로가 필요해.
미주 : 네?
민우 : 그러니까 빨리 손 줘.
미주 : .. (본다)
민우 : 위로 좀 해달라구...
미주 : .. 거짓말.
민우 : 얘가 속고만 살았나? 나, 오늘 진짜 괴로운 날이거든?
미주 : (보다가) 진짜 무슨 일 있는 거예요?
민우 : 야... 때려 쳐. 손 한번 잡기 되게 어렵네.
미주 : 정말.. 무슨 안 좋을 일 생긴 거예요?
(민우의 표정이 어둡다. 미주, 슬그머니 민우의 손을 잡아준다. 피식 웃는 민우.. 이내 표정 어두워지고..)
씬41. 어느 강가
(미주와 민우가 강 쪽을 바라보고 있다. 민우의 표정이 무겁다. 미주, 그런 민우의 표정을 살피며...)
미주 : 무슨 일인지... 나한테 말해주면 안돼요?
민우 : 나 좀 누울게...
(민우, 미주의 무릎을 베고 눕는다. 미주, 말리지도 못 한 채.. 민우, 길게 한숨 내쉬는데..)
미주 :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어요? 땅, 다 꺼지겠네..
민우 : 그냥... 좀 지겨워서..
미주 : ... (본다)
민우 : 그냥 다 털어버리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어서..
(미주, 양손으로 민우의 귀를 막아준다. 민우, 미주를 올려다보는데..)
미주 : (손을 잠시 떼고) 귀 막아 줄 테니까.. 눈 감고 가만히 있어 봐요. 그럼,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예요.
(미주, 다시 민우의 얼굴을 감싸듯 귀를 막아준다.
눈을 감는 민우.. 양손으로 미주의 손을 잡더니.. 자신의 입가로 가져가는데..
미주, 그런 민우를 본다. 사랑스런 시선으로...
두 사람의 모습이 강가와 어우러진 채...)
씬42. 한옥집
(강모가 와 있다. 경옥이 백파의 찻잔에 차를 부우며..)
강모 : 무슨 일로 절 부르셨습니까?
백파 : 만보건설 도로공사가 광명건설로 넘어 갔던데..
강모 : 알고 있습니다.
백파 : 자네, 대기업과 손을 잡겠다고 했지? 그게 혹시..
강모 : 광명건설입니다.
경옥 : ..! (놀란다)
백파 : .. (노려보며) 자네로구만... 천회장을 움직여서 만보건설을 밀어낸 장본인이...
경옥 : ... (심각하게 보는데)
강모 : 만보건설을 이겨보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백파 : 고작 도로공사 하나 빼앗겼다고 만보건설이 흔들리진 않아.
강모 : 이제 시작이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경옥 : 혹시.. 우리 어디서 본적이 있지 않나요?
강모 : .. (본다)
경옥 : 어디선가, 낯이 익어서요. 혹시, 나 몰라요?
강모 : ... 죄송합니다.
경옥 : 어르신을 만나기 전에, 어디서 뭘 하셨죠?
강모 : .. (본다)
경옥 :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그쪽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너무도 없어요.
강모 : 앞으로 뭘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 아닙니까?
경옥 : 그래도, 어르신께서 투자를 하셨는데..
백파 : (OL) 우리 같은 사채꾼들은 필요한 만큼만 알면 돼. (본다) 그만 돌아가 보게.
강모 :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백파 : 천회장과 손을 잡고 만보건설을 치다니.. (흐흐 웃고) 고놈, 생각보다 제법이구나.
경옥 : .. (심각하게)
씬43. 로열클럽, 홀 안 (밤)
(태섭이 잔뜩 지친 모습으로 들어서고.... 이때, 홀 안에서 앵콜을 연호하며 박수소리..
태섭이 보면, 화려한 무대복 차림의 경옥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여가수가 피아노에 앉아 있고...
태섭, 잠시 경옥을 보는데..)
경옥 : 고맙습니다. 이번 노래는 개인적으로 추억이 있는 노래예요.
(경옥, 피아노 쪽을 보며 신호를 보내면 반주가 시작되고... 경옥,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태섭이 넋을 잃은 듯이 경옥을 본다)
경옥 : (마이크 잡고, 노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태섭 : ... (회한이 복받쳐 오는 듯 한 그 표정 위로..)
씬44. 작부집 안 (회상)
(허름한 작부집이다. 작부 티가 줄줄 흐르는 경옥이 젓가락으로 장단을 맞춰가며 구성지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공사판 인부 복장의 태섭이 마주 앉아서 흐뭇하게 경옥을 보고 있고...)
경옥 : (노래, 이어서)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태섭 : (박수치며) 야, 우리 경옥이, 노래 한번 구성지게 잘한다. 최고야..!
경옥 : 정말?
태섭 : 내가 공사판에서 뼛골 빠져도 이 맛에 산다니깐?
경옥 : (막걸리 따라주며) 한잔 마셔, 자기야. (주전자 비어있고) 술이 벌써 떨어졌네? (주방에다가) 이모, 여기 한주전자 더..
태섭 : 야, 나 돈 없어. 그만 마셔.
경옥 : 언제 여기서 돈 내고 술 먹었어? 내 월급에서 까면 돼.
태섭 : (좋아서, 한잔 마시며) 그래, 외상장부에 달아 놔. 내가 한방에 갚을 테니까.
경옥 : (물끄러미 본다) 우리... 살림 합칠까?
태섭 : (놀라서, 본다) 뭐...어?
경옥 : 왜 결혼 하잔 얘길 안 해? 혹시 마누라 있는 거 아냐?
태섭 : 얘는.. 아, 아냐... 나 하루 벌어서 입에 풀칠하기도 바뻐.
경옥 : 나, 딴 거 아무것도 필요 없어. 그냥.. 나만 사랑해주면 돼.
태섭 : ...
경옥 : 나만 바라보구.. 나만 이뻐해 주고 나만 생각하면 돼. 그건 해줄 수 있지?
태섭 : (안쓰럽고) 너, 남자 보는 눈이 그렇게도 없냐? 세상에 잘난 놈도 많은데 왜 하필 나야? 너, 나 만나면 고생길 훤하다?
경옥 : 나, 고생에 이골 난 년이야. (잔 들고) 자, 서방님... 한잔 하시와요.
태섭 : ... (미안한 표정으로)
씬45. 로열클럽 안 (현실)
경옥 : (노래, 2절) 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딸랑이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경옥을 보는 태섭의 눈가가 흥건해 있다. 가슴이 저미는 듯..)
씬46. 달리는 승용차 안 (그 밤)
(정식이 운전 중이고 남숙이 옆자리에 앉아 있다. 남숙, 화가 나 있고)
정식 : 이 밤에 로열클럽 가서 뭘 어쩌려구?
남숙 : 뭘 어쩌긴? 주주들 꼬득여서 정연이를 후계자 만든 게 그 사장년이라는데, 나보구 참으라구?
정식 : 엄마.. 우리 지금, 도로건설도 빼앗기구, 민우 아버지두 감방 가서 초상집 분위기야.
남숙 : 지금 그 딴게 뭔 상관이야? 너, 후계자 빼앗긴 거 억울하지도 않어?
정식 : 억울하긴 하지..
남숙 : 분명히 뭔가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장사하기두 바쁜 년이 왜 나서서 그 일을 꾸며?
정식 : 아, 몰라.. 난 밖에 있을 테니까 엄마 혼자 들어갔다 와.
씬47. 로열클럽 밀실 안
(태섭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들어서는 경옥.. 자리에 앉는다)
태섭 : 예전에.. 아무것도 없을 땐 그저 성공만 생각하면 됐는데... 이 자리에 있으니까 골치 아픈 일두 참 많아.
경옥 : 저도 한잔 주세요.
태섭 : .. (술을 따른다) 정연이가 걱정이야. 차라리 좋은 데 시집이나 가서 속 편하게 잘 살면 좋을걸...
경옥 : .. (본다)
태섭 : 더럽고 험한 일은 나 하나면 족한데.. 정연이까지 그 일을 겪어야 할 걸 생각하니..
경옥 : 도로공사.. 광명건설한테 넘어갔다던데...
태섭 : .. 골치 아프니까, 그 얘긴 그만 하지. (술 한 잔 먹고)
경옥 : 그거, 누가 꾸민 짓인지 알아요?
태섭 : .. 한명석이 짓이야. 그 놈이 날 배신했어.
경옥 : 한국장이 한 짓이 아니에요.
태섭 : ..? 무슨 말이야?
경옥 : 그 일을 꾸민 사람, 따로 있어요.
태섭 : ..!! (놀라고) 그게 누군데?
경옥 : 한강건설 대표... 제임스리라는 사람이에요.
태섭 : 제임스..? (놀라며) 그 작자가 천회장하고 짰단 말이야?
씬48. 동 밖, 복도
(남숙이 들어선다. 지배인이 나오고..)
지배인 : 무슨 일이십니까?
남숙 : 사장님 어딨어요?
지배인 : 약속 된 거 아니면, 만나실 수 없습니다.
남숙 : 뭐예요? 이깟 술집 사장이 뭐가 그리 대수라고...
(이때, 화장실에서 나오던 염재수가 남숙과 딱 마주치고..)
재수 : 사모님?
남숙 : 염씨가 여긴 왠일이에요? 여기, 회장님 와 계세요?
씬49. 동, 밀실 안
경옥 : 아마, 한국장도, 그들 손에서 놀아났을 거예요.
태섭 : .. (놀란다) 그럴 수가.. 대체 그 제임스란 놈이 누구길래?
경옥 : 어디서 본 것도 같은데.. 도무지 정체를 알 수가 없는 자예요.
태섭 : (손을 잡는다) 고맙다, 경옥아.. 니가 아니었으면.. 그놈들한테 그냥 눈뜨고 당할 뻔 했어.
(이때, 문이 확 열리며 남숙이 들어선다. 남숙을 보자 경옥과 태섭이 놀라며)
태섭 : 당신이 여긴 어쩐 일이야?
(남숙,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 해지고.. 태섭, 그제야 놀라서 얼른 손을 빼는데..)
남숙 : 오라.. 이거였어? 그러니까.. (말문 막히고) 두 인간이 눈이 맞아서 우리 정식이 밀어내고... 허, 기가 막혀서...
태섭 :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남숙 : 당신 입도 뻥끗하지 마. (경옥을 노려보며) 니가 말해 봐. 내 남편하고 언제부터 눈 맞았어?
경옥 : (침착하게) 다른 건 모르겠는데.. 그 말은 취소하세요.
남숙 : 뭐?
경옥 : 사모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
(남숙, 잔을 들어서 경옥의 술을 확 끼얹는다. 태섭, 놀라고..)
남숙 : 뭐? 우리? 언제부터 우린데? 정식이 후계자에서 밀어내고, 그 다음엔 나까지 쫓아내고 안방 차지해 보려고?
경옥 : .. (노려본다)
남숙 : 너, 술장사해서 돈 좀 벌었다고 눈에 뵈는 게 없어? 첩질을 해도 자릴 봐가면서 누워야지, 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고...
(경옥, 남숙의 뺨을 후려친다. 남숙, 탁자 위로 쓰러지고... 태섭이 화들짝 놀라는데..)
경옥 : 천박한 짓, 당신네 집에 가서 해. 어디서 감히 행패야?
남숙 : 뭐?
경옥 : 내가 당신같은 사람한테 무시당할 사람으로 보여? 상대 잘못 골랐으니까, 더 망신당하기 전에 얼른 꺼져. (밖으로 나간다)
남숙 : 저, 저것이...
태섭 : 당신, 대체 뭐하는 짓이야..!!
남숙 : 당신이 말해 봐. 저 년하고 무슨 짓 꾸미는 거야? 어서 말해 보라구.!
태섭 : 에이, 증말.. (밖으로 나간다)
남숙 : (노려보며) 니들 둘... 절대 가만 안 놔둬. 이 오남숙이, 절대 얕보지 마...
씬50. 정연 방 안 (그 밤)
(정연이 서류를 보는데 답답하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빨간 수첩..
정연, 수첩을 집어 들고 주르륵 펼쳐보면 프로 포즈 그림이 지나가고... 이때, 밖에서)
태섭 : (E) 정연이, 자냐?
정연 : 아니에요, 아버지... (얼른 수첩을 치우면)
태섭 : .. (들어선다, 양복도 벗지 않고) 불이 켜져 있길래 올라와 봤다.
정연 : ... 죄송해요, 아버지... 도로공사, 저한테 믿고 맡기신 건데..
태섭 : 니 잘못 아니야. 이번 일, 제임슨가 뭔가 하는 그 한강건설 사장 놈이 꾸민 짓이야.
정연 : ..!
태섭 : 놈이 의도적으로 우리 만보건설을 피한 이유가 그거였어.
정연 : 그 사람이 왜 우리한테..?
태섭 : 놈을 잡아야지... 잡아서 대체 왜 그러는지 알아 봐야지.
정연 : ...
태섭 : ... (본다) 너, 지금도 이 아버질 원망하니?
정연 : .. (본다)
태섭 : 미안하다, 정연아.. 이럴 줄 알았으면, 너하고 강모.. 진작 맺어 줄걸..
정연 : ... (가슴 아프다)
태섭 : 나도 지금... 내 옆에 강모가 없는 게 너무도 아쉽다.
강모만 곁에 있었어도 그 제임스란 놈한테 이렇게 어이없게 당하진 않았을 텐데...
정연 : ...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태섭 : 우선, 이번 건대협 정기 모임에서 광명건설 천회장을 퇴출시킬 생각 이다. 그때 되면, 놈이 정체를 드러내겠지.
정연 : ...
씬51. 미주네 집, 방안
(건배..! 외치며 강모와 성모, 미주가 맥주잔을 부닥친다. 밥상위에 놓인 맥주병들...
미주, 단숨에 죽 마시면 성모와 강모가 보고 놀라며...)
성모 : (걱정되서, 만류하며) 야, 미주야.. 그만 좀 마셔, 어?
강모 : 얘, 큰 일 날 애네. 너, 벌써 몇잔 짼줄 알아?
미주 : (취해 있다. 딸국질 한 번 하고) 뭐 어때? 오빠들 있을 때 마셔보는 거지.. 술 맛이 이런 거구나...
성모 : (땅콩을 집어 들고) 미주야, 안주라도 좀 먹어. 응?
미주 : (성모를 노려보며) 큰 오빠..!
성모 : 어?
미주 : (강모를 획 보며) 작은 오빠..!
강모 : (긴장) 어, 그래 말해 봐, 미주야..
미주 : (피식 웃으며) 오빠들만 보면.. 나 너무 행복해... 꼭 꿈꾸는 거 같아...
(미주, 그대로 쓰러지며 성모의 무릎을 베고 쓰러진다. 강모와 성모, 마주보고 픽 웃고...
성모, 미주의 얼굴을 어루만져주며..)
성모 : 니가 와서 미주가 아주 기분이 좋은 가 보다.
강모 : .. (안쓰럽게 미주를 보며) 미주만 생각하면, 늘 미안해.
성모 : 한잔 해. (술 따라주며) 수고했다. 정말 니가 이렇게 빨리 만보건설 도로공사를 빼앗을 줄은 몰랐어.
강모 : 이제 첫발인데 뭐.. 형이야 말로 대단해. 조필연을 감방에 보내다니...
성모 : (미소) 이번에야 말로, 조필연, 다시 일어나긴 힘들 거야.
강모 : ... (술 한 모금 마시고)
성모 : 나도 이제 본격적으로 강모, 너 도울 수 있을 거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은 뭐냐?
강모 : 황태섭 회장이... 분명 칼날을 천회장에게 겨눌 거야. (눈빛) 내가 직접 나서서 싸워줘야지.
미주 : (잠꼬대) 실장님...
성모 : 이 놈 잠꼬대 하는데?
강모 : ... (미소 지으며)
씬52. 태섭 집 전경 (다른 날, 낮)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씬53. 동, 거실 안
(천회장을 제외한 백, 조, 박회장과 태섭이 마작을 하고 있다. 주영국이 곁에 있고...
복자가 열심히 음식과 술을 내오며...)
태섭 : 아, 이거.. 또 졌네? 난 영, 마작은 체질이 아니라니까...
백회장 : (웃으며) 황회장님이 오늘은 영, 패가 아닙니다?
태섭 : 내, 언제는 패가 좋았습니까? 운두 다 실력이지.
백회장 : 그래도, 전보다는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태섭 : 그래요? 이거, 대체 얼마를 퍼 줘야 되는 거야?
좌중 : .. (웃음)
태섭 : 자, 그럼.. 게임도 즐길 만큼 즐겼고... 본론으로 들어가실까요?
박회장 : (눈치 보며) 근데, 황회장님... 왜, 오늘은 천회장이 보이질 않는 겁니까?
백회장 : 정기모임 장소가 로열 클럽이 아니라, 황회장님 자택으로 바뀐 걸 모르는 거 아닙니까?
태섭 : 내가 일부러 안 불렀습니다.
좌중 : ..?
조회장 : 일부러 안 부르시다니요?
박회장 : 도로공사 때문에 그러십니까? 그건 한명석 국장이..
태섭 : (OL)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천회장이 우리 도로공사를 노리고 한강건설 사장 놈과 작당을 했어요.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던 겁니다.
좌중 : ... (동요한다)
태섭 : 천회장은 우리 건대협의 규정을 어겼습니다. 건대협 의장으로서, 천회장을 영구 제명시킬 것을 건의하는 바입니다.
좌중 : ..!! (놀란다)
태섭 : 내 의견에 반대하시는 분계십니까?
좌중 : ... (눈치만 보는데)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복자가 수화기 들고...)
복자 : 여보셔유? 맞는디유.. 잠깐만 기다리셔요. (태섭쪽을 보고) 저기.. 백회장님 전환디유.
백회장 : 나요? 누가 나한테 전화를.. (다가가서 수화기를 든다) 나 백회장이요.
강모 : (F) 홍기표 회장님을 누가 죽였는지 아십니까?
백회장 : ..!! 그게 무슨 소리요?
강모 : (F) 황태섭 회장 아들, 황정식입니다. 은폐를 한 사람은 당연히 황태섭 회장이고요.
백회장 : 이봐요, 당신 누군데..
천회장 : (F) 나, 천수만이올시다.
백회장 : ..! (놀라는데)
씬54. 요정집 방안
(수화기가 올려 있고... 강모와 천회장이 앉아 있다. 정보를 물어다 준 시덕이 강모 옆에 앉아서..)
천회장 : (수화기를 들고) 이분 말이 맞습니다. 내가 조상을 걸고 맹세 할 수 있소.
강모 : ... (수화기를 건네받는다) 더 알고 싶으시면, 밖으로 나오십시오. 물론 황회장한텐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씬55. 태섭 집 거실
백회장 : (수화기 들고) 네.. 네 알겠습니다. (태섭쪽을 보며) 조회장님? 전화 좀 받아 보세요.
조회장 : 나요? 무슨 전환데... (다가가서 수화기 들고) 예, 조회장입니다.
씬56. 동, 대문 밖
(승용차가 서 있고.. 나이방 차림의 박소태가 운전석에 앉아서 집 쪽을 응시하고 있다)
씬57. 동, 거실 안
(박회장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다들 둘러 앉아 있고..)
태섭 : 뭔 전화들인데 이렇게 바쁘십니까?
백회장 : 아무것도 아닙니다. 골프 모임인데.. 황회장님은 골프 안 좋아하시질 않습니까?
태섭 : (헛기침) 아무튼, 천회장 제명 문제, 여기서 결정하고 끝냅니다.
조회장 : 저.. 아무리 그래도 격식은 갖춰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박회장 : 맞습니다. 명색이 건대협인데, 당사자는 불러다가 징계를 해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섭 : 의견들이 그러하시면, 오늘밤에 로열클럽에서 다시 모이는 걸로 하죠.
그럼, 다들 만장일치로 천회장 퇴출을 결정 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좌중 : .. (서로 눈치들을 보며)
박회장 : ... 중대한 규정을 어겼으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백회장 : 자, 그럼 다들 일어납시다.
(회장들이 모두 일어서는데...)
씬58. 달리는 차 안
(소태가 운전하고 있고... 백, 조, 박회장들이 차에 타고 있다. 다들 복잡한 표정이다)
박회장 : 대체... 그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원...
좌중 : ...
소태 : 속도 좀 내겠습니다요, 회장님들... (밟는다)
씬59. 요정집 방안
(막 들어선 백, 조, 박 회장들을 천회장이 맞이한다. 다들 자리에 앉고..)
박회장 :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천회장 : 솔직히 말하면, 홍기표 회장이 건대협의장으로 있을 때, 우리 얼마나 좋았습니까?
근데, 그 홍회장을 황태섭 부자가 죽였습니다.
조회장 : 그럴, 어떻게 증명하십니까?
천회장 : 그걸 증명할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내실 미닫이 문이 열리면 강모가 앉아 있다. 다들 의아하게 강모를 보는데..)
천회장 : 한강건설 사장님이십니다.
강모 : ... (인사한다)
씬60. 로열클럽 전경 (밤)
(네온사인이 화려하다)
씬61. 동 안, 복도
(들어서는 황태섭과 주영국... 지배인이 나서며 인사하며 맞이한다)
지배인 : 다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씬62. 동, 밀실 안
(들어서는 황태섭과 주영국... 천회장과 백회장, 조회장, 박회장이 일어서며 맞이한다. 경옥이 있고...
태섭, 천회장을 노려본다. 천회장, 그 시선을 슬그머니 외면하고... 태섭이 앉으면 다들 착석한다)
태섭 : 오늘 안건은, 광명건설 천수만 회장의 건대협, 제명에 관한 겁니다.
천회장 :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난 그냥 한국장이 하라는 대로..
태섭 : (OL) 무기명 투표로 정하겠습니다. (천회장을 본다) 무조건 결과에 승복하는 거, 아시죠, 천회장?
천회장 : ... (외면하면)
백, 조, 박 : .. (서로 눈치 보며)
태섭 : 그럼, 시작해 볼까요?
(각 회장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용지에 가부를 적는다.
주영국이 얼음통에 투표용지를 걷으며... 용지가 다 모인 얼음통이 경옥에게 온다)
경옥 : 지금부터, 천회장님 제명에 관한 투표 결과를 발표할게요. (용지를 꺼내며) 반대 한표...
태섭 : .. (천회장을 노려본다, 본인이 쓴 거겠지)
경옥 : 찬성..
태섭 : ..! (느긋하고)
경옥 : 반대..
태섭 : .. (표정 변하는데)
경옥 : 반대... 반대... (의외의 결과다. 잠시 좌중을 보다가) 찬성 한 표에 반대가 네 표예요.
이로서, 천회장님 제명에 관한 의견은 부결 됐습니다.
태섭 : ..!! (크게 놀란다)
천회장 : ... (느긋하게 미소 짓는데)
태섭 : (좌중을 노려보며)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좌중 : ..
태섭 : 다들 꿀 먹었소? 말씀들 좀 해 보세요..!!
천회장 : 다들 모이신 김에, 제가 신입 회원을 한명 추천하겠습니다.
태섭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신입 회원이라니?
천회장 :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사내... 강모다. 태섭, 누군가 싶어서 보는데.. 강모, 안경을 벗는다. 서서히 놀라는 태섭...)
강모 : .. (태섭을 본다) 그간, 강녕 하셨습니까?
태섭 : 너.. 너... 너...?
강모 : 한강건설 대표, 이강몹니다.
태섭 : ...!! 가, 강모, 너...?
강모 : ... (보는데, 눈빛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