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작)는 구미시 올해의 책이다.
처음 읽기 시작한 7월은 엄청난 호우로 인해, 다시 읽은 8월은 카눈으로 나라 전체가 크나큰 홍역을 치를 때였다. 게다가 잼버리 사태까지...지리한 더위와 함께 참으로 답답한 날들이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신기하게도 마음은 편안했다. 그렇고 그런 일상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겐 아픔이 되는 상처를 서로 보듬는, 서로에게 받아들여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수선한 계절을 잘 넘기게 해 준 것 같다.
아직 소설을 접하지 못한 회원들께 일독을 권하며(각 도서관에 풍부하게 비치되어 있음), 나는 지은이의 따스한 시선을 응원하기 위하여 남은 여름동안 독후감을 써 볼 요량이다.
p.205 ...그러자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 휴남동 서점을 처음 찾은 날 받았던 느낌이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거지. 정서는 이 집에서도 자기가 받아들여지는 것만 같다고 느끼는 자체가, 이 느낌을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자체가, 놀라우면서도 슬펐다. 하지만 그녀는 이 슬픔을 좋은 슬픔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무엇이 문제였던 건지 이 감정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