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월곡두산위브아파트(30개동 2197세대, 광인산업(주))에서는 지난달 18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입주 초 발생했던 여러 비리사건에 맞서 주민권리찾기 운동에 앞장선 입주민들에 대한 특별공로상 시상식이 개최된 것.
입주 후 2년여의 시간 동안 크고 작은 분쟁에 휘말렸던 이 아파트는 과거의 모든 부조리와 비리를 모두 척결하고 현재는 입주민들의 화합과 단결로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분쟁 해결을 통해 더욱 끈끈해진 결속력을 발판 삼아 자연친화적인 주거단지로 거듭나고 있는 월곡두산위브아파트 입주민들의 얼굴에는 요즘 웃음꽃이 떠나질 않고 있다.
◈ 입주 초 부조리 척결
월곡두산위브아파트는 입주 초기 여러 분쟁을 겪었다.
관리업체 선정과 대표회의 구성원의 연임 문제로 등으로 이 아파트는 법적 다툼을 벌여야 했다. 또한 법원이 선임한 변호사가 이 아파트 대표회의 직무를 대행하는 등 관리업무 공백기간도 겪었다.
다행히 이 아파트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구성된 대표회의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사태를 수습하고 새로운 관리업체를 선정하면서부터 정상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의 입주 초기 분쟁 해결은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큰 힘이 됐다. 관리 투명화와 비리척결을 위해 결성된 ‘정의를 실현하려는 주민들의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들 입주민은 각종 비리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여타 입주민들에게 부조리를 알렸다.
이에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지난달 18일 관리부조리 척결에 앞장선 ‘정의를 실현하려는 주민들의 모임’에 대한 특별공로상을 시상(정봉호 씨 등 3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이날 이 아파트는 관리정상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 관리소장과 관리직원들에 대해서도 공로상을 수여했다.
임동연 대표회장은 “정의실현모임 구성원들은 물론 입주민 대부분 아파트 관리운영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참여의식을 갖고 있어 업무 처리에 별 어려움이 없다.”며 “일부 동대표들의 부조리로 깊은 수렁에 빠진 아파트가 빠른 시간 안에 정상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관리직원들의 공도 컸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3년차 하자처리 관련 업무를 원만히 해결하고 있다.
◈ 자원봉사단 활동 활발
월곡두산위브아파트는 전 대표회의의 비리 외에도 전 부녀회의 각종 이권개입으로 인한 분쟁에 휘말려 왔다. 전 부녀회가 알뜰시장을 운영하면서 외부로부터 각종 기금을 수수하고 잡수입을 착복하는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파트 내에 부녀회라는 이름의 자생단체가 복수로 결성, 서로간의 이권다툼도 심각해 입주민들의 우려가 점점 커졌다. 이에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공익을 위해 부녀회를 해체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 아파트에는 단지 내 환경미화와 공동체문화 조성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입주민들이 하나둘 나타났고 이권에 개입하지 않는 순수한 자원봉사단이 결성됐다.
지난달 18일 ‘정의를 실현하려는 주민들의 모임’ 시상식 때 발대식을 가진 자원봉사단은 발대식이 끝나자마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단은 가장 먼저 충남 태안 비인면의 천일염과 유기농 쌀을 입주민들이 유통마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직거래를 알선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직거래는 비인면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했다.
또한 자원봉사단은 단지 내 초등학생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인 어머니 교양강좌를 개설해 어린이 가정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강좌는 서울 서부교육청 교육장과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입주민 이용훈 씨가 직접 강의를 담당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점순 자원봉사단장은 “비록 각종 비리로 인해 부녀회가 해체됐지만 부녀회의 순기능을 살려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게 됐다.”며 “대표회의와 관리주체가 힘을 보태주고 있는 만큼 아파트 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연친화마을 만들기 나서
입주민들의 참여의식에 힘입어 관리정상화를 일궈낸 이 아파트는 앞으로 자연이 살아 숨쉬는 주거마을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 아파트는 최근 울타리에 장미를 조성하고 꽃잔디 등 자생식물을 다수 식재했으며, 회양목 울타리를 조성해 아파트를 한껏 아름답게 꾸몄다. 이를 위해 지출된 금액(약 2천만원)은 잡수입으로 충당했다.
또한 관리공백으로 그동안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던 단지 내 생태연못과 분수대, 인공폭포를 정비하고 가동, 입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아파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유채와 보리, 메밀 등 농작물을 재배해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200여평의 부지는 이미 선정됐고, 빗물저장장치를 설치·활용하는 등 세부계획도 수립했다.
김형진 관리소장은 “고함소리가 난무하고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아파트가 점점 푸근하고 아름다운 고향마을로 변모해가고 있어 흐뭇하다.”며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더욱 철저한 근무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