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농간에 투자비 2배, 3배로 급증 |
100억달러의 함정- ② 무리한 투자 |
지분 주고, 자금 대납해주고, 컨설팅비까지…
사업성
불확실한 광구 불리한 조건에 대거 인수
출발은 순조로웠다. 시노펙은 18광구에 투자한 뒤 7년 만에 자금을 전액
환수했다. 그러나 다음 투자가 문제였다. 개발 단계에 있던 18광구와 달리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탐사 단계의 유전에 대거 투자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길목에는 브로커 쉬징화가 있었다. 쉬징화는 투자를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지분의 절반을 요구했고, 자신의 지분 대금까지 대납하게
했다.
황카이첸 黃凱茜 왕샤오빙 王曉冰 위닝 于寧 <차이신주간>
기자
정책 결정 절차에서 일부 잘못은 있었지만 18광구는 안정적인 생산량과 상당한 수익을 가져왔고
중국석유화공그룹(SINOPEC·이하 시노펙) 내부에서 해외 자원개발의 성공적인 모델로 굳어졌다.
다만 18광구 서부지구의 상황은
그만큼 양호하진 않았다. 2005년 12월 상업적 가치가 있는 자원이 발견됐지만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9년 11월 말까지도
개발 준비 단계였다. 2009년 11월30일까지 시노펙과 앙골라 국영석유기업 소난골의 합자회사 ‘소난골 시노펙 인터내셔널’(이하 SSI)이
앙골라 18광구 서부지구에서 확보한 발견잠재자원량(Contingent Resource)은 총 8785억배럴이었다. 발견잠재자원량은 추정매장량에
비해 불확실성이 더 크다.
18광구의 사업운영권자는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었다. 시노펙은 앙골라와의 합자회사 SSI를
통해 간접적으로 18광구의 지분 27.5%를 보유했고 이에 따른 배당권을 확보했다. 영국의 에너지 광물 컨설팅회사 우드매켄지(Wood
Mackenzie)는 보고서에서 18광구 동부지구는 2013년 하루 생산량이 최고치인 19만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훗날 천퉁하이의 뒤를 이어
시노펙 총경리로 취임한 쑤수린은 SSI가 보유한 18광구를 ‘최우량 해외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한 뒤
18광구의 성과도 크게 절하됐다. 우드매켄지의 보고서를 보면, 18광구 동부지구의 투자수익률은 29.6%였고 서부지구는 미래 추정 수익률이
18.2%였다. 그러나 서부지구는 언제부터 생산을 시작할지 기약이 없다. 적어도 2019년 이후가 돼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부지구의
탐사개발 비용을 동부지구 수익으로 충당했다. 즉, 동부지구에서 실현한 수익으로 서부지구 개발의 불확실성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18광구의 투자수익률은 이후 시노펙이 인수한 06-15, 06-17, 06-18, 31, 32 등 5개 광구를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