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줄 뼈 튼튼' 관절·소화기 질환에 좋은 ‘모과’
모과차는 평상시에 꾸준히 음용하면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증상 호전에 좋다
한때 마당이 있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모과는 노랗게 익어가며 향기를 뿜어내는 가을의 상징이었다. 쉽게 구할 수 있어 차로 마시고 천연 방향제로 자동차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으로 먹을 수 없는 ‘과일 아닌 과일’로 향기에 대한 호불호까지 강해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좋은 효능이 있는 식재료로서의 인기는 여전하다.
모과는 단단한 목질의 껍질 속에 레몬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모과의 맛은 아주 시고 쓴맛을 내는 사포닌과 떫은맛을 내는 유기산이 있어 생으로는 거의 먹을 수 없다. 누군가 그 맛을 이겨내고 섭취한다 해도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대부분 모과는 모과청을 만들어 맛을 중화하고 희석해 차로 마시거나 사탕·젤리·정과·술 형태로 먹는다.
겨울철 모과차는 겨울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을 쉽게 공급해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평상시에도 꾸준히 음용하면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증상 호전에 좋다. 한의학에서 모과를 약재로 사용할 때도 이런 효능을 기대한다.
약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과는 관절 질환과 소화기 질환에도 많이 응용한다. 동의보감에는 “곽란으로 몹시 토하고 설사하며 계속 쥐가 일어나는 것을 치료하며 소화를 잘 시키고 이질 뒤의 갈증을 멎게 한다”고, 소화기 질환에서 비위를 안정시키는 효능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는 모과에 있는 사과산과 주석산·구연산 등의 유기산이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증진하고 억균 작용을 통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관절질환에 있어서 모과는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해줄 뿐 아니라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관절의 순환이 원활해지면 관절 스스로의 재생력이 증가해 더 빨리 호전되는 원리다. 이 효능을 이용한 대표적인 한방 처방이 ‘활맥모과주(活脈木瓜酒)’인데, 이는 약재를 술로 추출해 먹는 처방이다. 술로 추출하면 더 많은 효능을 얻을 수 있고 흡수도 빠르다.
TIP1. 모과 부작용=모과를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을 농축하기 때문에 신장 질환이 있다면 피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유기산을 원활히 배출하지 못하기에 근거가 있는 말이지만, 보통 차로 한두 잔 정도는 큰 문제가 없다. 또한 모과씨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성분이 있다(살구·사과 같은 다른 과일의 종자에도 있다). 그러나 항암작용이 있다 하여 일부러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량 섭취라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TIP2. 활맥모과주=활맥모과주는 근골격계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12가지 한약재(모과, 당귀, 천궁, 우슬, 천마, 오가피, 홍화, 계지, 속단, 진교, 위령선, 의이인, 방풍) 처방으로, 물로 달이는 것보다 술로 추출해서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고 해서 개발된 한약이다.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즘성 관절염, 요통, 관절통, 버거씨병, 교통사고 후유증 등의 증상에 응용된다. 이를 응용한 관절염 약인 ‘레일라정’이 시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