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 먹으면, 대변 냄새 고약해지는 사실… 아셨나요?
이해나 기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변을 잘 살피면 현재 내 건강 컨디션이 어떤지 어느 정도 가늠이 가능하다.
몸이 건강할 때 대변의 색깔은 갈색, 황토색, 노란색을 띤다. 대변이 갈색인 이유는 담즙 때문이다. 담즙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로, 간에서 만들어져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음식물과 만난 뒤 장으로 내려가는데, 담즙은 장내세균과 만나면 갈색, 황토색, 노란색 등으로 변한다. 이와 달리 대변이 붉거나, 검거나, 흰빛을 띠면 질병이 있을 수 있다. 대변이 붉은 것은 항문과 가까운 소화기관, 즉 대장 등 하부(下部)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장암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검은색 대변은 반대로 식도·위·십이지장·소장 등 상부(上部) 위장관에서 출혈이 생겼다는 신호다. 음식물에 혈액이 섞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검은빛으로 변한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등이 있을 때 출혈이 생기기 쉽다. 대변이 흰색이면 담도폐쇄증일 가능성이 있다.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지 못해, 대변에 담즙이 섞이지 않는다. 이때는 흰 쌀밥을 뭉쳐놓거나, 두부를 으깨놓은 것 같은 대변을 본다. 담도는 주로 담도염·담도암 등이 있을 때 막힌다.
대변 모양은 바나나처럼 길고 적당히 굵은 게 정상이다. 대변이 평소보다 가늘어졌다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다.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을 때 가는 대변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드물지만,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겨도 대변이 가늘어진다. 대변이 가늘게 나오는 게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반대로 대변이 평소보다 굵어지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토끼똥처럼 자잘한 모양이라면 수분 부족 신호일 수 있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한편, 대변 냄새는 먹는 음식 종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고기를 많이 먹으면 장내세균 중 유해균 수가 늘어나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과음해도 장내 미생물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음식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해 악취가 심해질 수 있다. 브로콜리, 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나 달걀, 마늘도 대변 냄새를 고약하게 하는 식품군이다. 이들 식품에는 황을 만드는 성분이 많아 대변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 변비 등으로 인해 직장(항문에 인접한 대장 끝 부위)에 대변이 많이 차 있는 상태에서도 대변 냄새가 함께 새어 나와 방귀 냄새가 독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