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풀어헤친 채 코스모스 강둑을 따라 흐느낀다. 플라타나스 넓은 잎사귀를 흔들며 바람은 불고 또 자고 산 아래 저쪽 밭두둑에선 늙어 꼬부라진 농사꾼 하나 날고구마 몇 입 크게 물어뜯는다. 호락질에 지친 몸뚱이 잠시 쉬다 가는 거다. 잠시 쉬는 동안 쏜살같이 새마을 특급열차가 지나가고...
강 언덕 너머 이쪽 산마루에선 노을 붉게 붉게 익는다. 떠돌이 낯선 노동자 하나 역구내 낡아빠진 장의자에 기대어 몇 봉지 우유와 비스킷으로 허기 때우는 사이 구구구 산비둘기 떼 홰를 치며 가슴 뻥, 뜷는다. 하늘 가득 날아오른다.
첫댓글 경부선 매포역
머리카락 풀어헤친
코스모스 강둑 따라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