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이 안 채운 테러범용 케이블… 누가 북송 어민 손에 묶었나
북송 어민들 대기 사진 보니...케이블 타이로 묶여
누가, 왜 테러범용 장비 사용했는지 규명해야
신동흔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2.07.14 17:12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북송 당시 판문점에서 북송 어민들은 수갑 대신 ‘케이블 타이(cable tie)’에 묶여 북한으로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개된 강제 북송 당시 판문점 사진 분석에 따르면, 이들 주민들은 포승줄에 팔과 손목이 결박된 상태에서 검은 색 케이블 타이에 손목이 묶인 채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해외 파병된 미군이 테러범들을 진압할 때 등에 결박 수단으로 사용했던 장비를 누가 무슨 이유로 강제 북송하는 어민들에게 사용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조선일보 유튜브 이슈포청천 ‘강제북송은 文 정권 인신공양이었다’ 편에선 누가 왜 케이블 타이를 사용해 이들의 몸과 손을 묶었는지 알아본다.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수갑을 기피해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가볍고 휴대가 쉬운데다 묶는 힘도 강해 흉악범이나 테러범들을 포박할 때 주로 사용하는 케이블 타이를 썼다는 것은 당시 정부 당국이 귀순 어민들을 테러범으로 취급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경찰 특공대의 경우 통상 수갑과 케이블 타이 두 종류 장비를 함께 휴대하고 다니지만, 이날은 어떤 장비도 없이 판문점 현장에 나간 것으로 이슈포청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원 요청을 받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누군가가 이미 케이블 타이로 북송 주민들을 묶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14일 오후 ‘‘이슈포청천-라이브’ 방송 직후, 케이블 타이를 사용한 경위에 대한 본지 문의에 경찰청 대테러안전계 관계자는 “당시 경찰은 무슨 일을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 요청을 받고 갔기 때문에 포박 장비 등 아무런 장구도 없는 맨 몸 상태였다”며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북한 주민들은 포승줄에 몸이 묶이고 케이블 타이로 손이 결박된 상태로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판문점 현장에서 경찰이 호송 대상 주민들을 포박하지 않았다면, 국정원이나 국방부, 또는 당시 심문에 참여했던 또다른 누군가가 이들의 신체를 결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1월 북송을 대기하고 있는 어민의 모습.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2019년 11월 북송을 대기하고 있는 어민의 모습.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TF’ 소속 태영호 의원이 경찰로부터 확보한 구두 답변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2019년 11월 7일) 경찰 특공대는 처음부터 (대원들이) 뭘 해야 한다는 것(지시) 없이 ‘7일에 호송 차량 두 대와 대원 여덟 명이 필요하다’는 얘기 정도만 듣고 판문점에 갔다”며 “사복 차림으로 장비도 없이 (판문점에) 도착해서야 (추방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임무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볍지만 묶는 힘이 강하고 풀기도 어려운 '케이블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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