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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관치보다 무서운 ‘정치 금융’
조선일보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8.10. 03:00업데이트 2023.08.10. 07:20
https://www.chosun.com/opinion/economic_focus/2023/08/10/VR3WO5JT5FDX7LYTNIAHYQMH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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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보험 돌아다니며 ‘도장 깨기’식 팔 비틀기
권력과 대중 환심 사려는 ‘정치 금융’ 아닌가
<YONHAP PHOTO-2493> 질문 답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신한카드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런칭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17 jieunlee@yna.co.kr/2023-07-17 11:43:54/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임기 1년을 넘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만나 본 금융인들은 특수통 검사 출신 답지않게 겸손하다고 말한다. 적어도 공식 회의 석상에서는 듣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나면 메신저로 인사성 밝게 챙긴다고 한다. 답장도 바로 와서 그의 소통 태도를 좋아하는 기자도 많다.
반면 실세 금감원장의 월권을 우려하고, 금융 산업에 대한 근본 철학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정책은 있는데 금융은 없다”며 그의 메시지에서 금융 전문성을 읽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뒤섞인 평가는 그에게서 정치 냄새가 풍기기 때문이다.
권력이나 대중의 환심을 사려는 포퓰리즘이 정책의 동인(動因)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상생 금융으로 포장한 대출 금리 인하다. 지난해 6월 취임 2주 만에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을 압박했다. 그가 시중은행을 한 곳씩 방문할 때마다 은행들은 대출 금리 인하 및 서민 상생 패키지를 풀었다.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 지원책이 하나씩 흘러나왔다. 이른바 ‘도장 깨기’는 시중은행을 돌아 지방은행을 거쳐 카드사, 보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출 금리 개입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효과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기준 금리를 2%p 이상 올리자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면서 작년 10월 4% 후반까지 올랐던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3%대를 등락하고 있다. 집값이 꿈틀대며 주담대가 급증하고 ‘영끌 빚투’가 다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올린 거시적 효과가 금감원의 개입 때문에 미시적으로 반감된 것이다. 미 연준이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기준 금리를 0.25%p밖에 올릴 수 없었을 때 대출 심사 강화 등 미시 정책으로 부족한 금리 인상분을 보완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대출 금리 개입은 빚을 낸 사람들의 환심을 샀을지는 모르나, 가계 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하는 정부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기업설명(IR) 행사의 문답(Q&A) 세션에서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대중은 은행들이 ‘금리 장사’로 편하게 돈을 벌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비판할 수 있다. 상당 부분 은행들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감독 당국의 수장은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돈을 벌어 방파제를 더 쌓기를 주문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예·대금리 차를 이용해 편하게 장사하는 것은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은행의 국제 경쟁력 차원에서 질타해야 한다. 작년 기준 세계 100대 은행에 우리는 겨우 6곳이 포함됐고, 그나마 가장 높은 은행 순위도 62위에 불과하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세계 정상 수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20년 전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 금융 허브’ 구축 목표를 세웠으나, 우파 정부에서 산업적으로 금융을 키우는 비전이 없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사실 이 대부분은 본래 금감원장과 관련이 없는 것이다. 금리 정책은 한국은행이 하는 것이고, 금융 산업 구축과 제도 정비는 금융위원회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은행들의 해외 투자 설명회(IR)에 감독원장이 끼는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외압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한국을 떠난 외국 투자자들 앞에서 감독 당국 수장이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대중 앞에 너무 자주 나서는 바람에 공연히 비판받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삼족오
2023.08.10 06:18:52
정치꾼은 나라 파탄내고 국민 민초는 정치꾼이 파탄낸 나라 사리는데 전심전력인게 우리 역사의 단면이 아닌가 이제는 종북 굴종 토착 고정 공산주의 정치꾼까지 몰려들어 나라를 완전 짓뭉개고 있는게 현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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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dee
2023.08.10 06:39:12
손쉽게 예대 마진으로 돈 버는 K 금융은 목을 비틀어야 서민을 위하는 척이라도 한다. 이 원장 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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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chan
2023.08.10 06:30:34
금융감독원. IMF이후 가장 입김이 세지고 낙하산 자리가 많이 생겨 가장 신나는 정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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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23.08.10 07:19:52
검사 출신이 금감원장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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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023.08.10 06:59:22
금융정책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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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박
2023.08.10 07:39:11
금감원의 정책에 절대 지지!! 강한 입심이 필요한 시점! 그러지 않으면 말을 듣지 않는다! 역기능 보더는 순기능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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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
2023.08.10 08:32:48
외압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효과가 안나타났으면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또 올렸겠지 이글을 쓴 사람이 정치적으로 바라보는거 아니요?한국은행에서는 버틸만하니까 지금 금리 인상안하는거고 결국이런게 시장원리인거지 무슨 정치금융? 그리고 은행경쟁력을 무슨 금감원의 금리인상저지때문에 약해진다고? 진짜 이글 쓰는 사람 멀알고 쓰는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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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
2023.08.10 07:46:59
국정운영의 잘못을 조선일보가 제대로 가는길,안내역할을 잘하고 있다. 조선일보 존재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