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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두 집 살림 남편과의 이별이 후회된다"
김세린은 그동안 거의 그리움이 없이 살았습니다. 그리운 무언가는 분명 많을 것인데 그리움은 없었습니다. 왜냐면요, 저는 바빠서 그리워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늘 앞만 보고 살았고 그것만으로도 할 일은 너무나 많으니 대체로 현재와 미래가 저의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그렇다고 지나간 시간이나 사람들이 아름답거나 진정 그립지 않은 것도 아니었건만...저에게는 그리워 할 시간이 없었읍니다. 그리고 그리워하다가는 분명 눈물을 쏟을건데...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도 그리움없이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요새는 그러나 조금씩 '그리움'이라는 단어와 친해지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갑자기...글쎄요 조블의 여러분들이 자꾸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글을 자주 대하기 때문이예요. 수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누군가를 그리워 하더군요. 사람들은 정말이지 무엇을 누군가를 그토록 그리워 하고 있더군요... 이렇게 '그리움'을 말하다 보니 저도 지금 갑자기 누군가가 그리워지네요...ㅎ 오늘은 오후의 글을 쉴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다 보니 뜻밖에 '여자의 일생'을 다시 생각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현미님의 결혼생활과 그 쓸쓸함에 대한 건데요. 읽어 보니 마음이 아리고요... (저는 왜 남의 일에도 이렇게 가슴이 아린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만만잖게 74살이나 잡수신 현미님은 이젠 고인이 된 남편 이봉조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고요. 근데 그 남편이라는 분이 결혼 당시 유부남이면서 처자 현미를 총각이라 하여 즉 사기를 쳐서 결혼을 한 것 같습니다.
현미는 9월9일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 출연해 13년간 홀로 지내다 쓸쓸히 생을 마감한 남편 故 이봉조에 대해 입을 열었답니다.
남편의 묘를 자주 찾아갈 수 있었다. 이에 현미는 "헤어지지 말고 더 이해하면서 살았으면 좋았을걸"이라며 젊은시절 이봉조와 헤어졌던 과거를 후회했다. "두 아들을 낳고 가질거 다 가지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운을 뗀 현미는 "그러다 나 몰래 두 집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냐고 따졌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이봉조는 현미를 놓칠까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현미는 "본처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졌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어 "헤어진 것보다 내가 도망을 갔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피해줘야 이봉조가 본처에게 돌아갈 것 같았다고. 그러나 이봉조는 본처에게 돌아가지 않고 13년 동안 혼자 살았다. 이봉조는 그러다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
현미는 작곡가 이봉조와 함께 하여 아들을 둘이나 두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그가 이미 본처가 있는 양반이었다는 거죠...여자의 팔자란 가끔 이렇게 어처구니없을 때가 있지요. 이런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면 사실 얼마나 까무러칠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현미는 아예 집을 나왔고,.. 그리고 본처에게로 그가 돌아가기를 원했는데 李작곡가는 그냥 13년을 홀로 살다 타계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74살 중증 할머니가 된 현미님은 그 옛날 자신에게 사기쳤던 남편을 용서하고, 이제는 오히려 그 때 "헤어지지 말고 더 이해하면서 살았으면 좋았을걸"하며 그 옛날 이봉조와 헤어졌던 과거를 후회하는데요... 저는 이부분에서 마음이... 믿었던 남편이 본처가 있었다는 어이없는 사실은 그녀에게 '이별'을 작심하게 하였을 것이고, 또 그렇게 실행했건만, 이제 늙어 보니 그 옛날의 '사기친' '나쁜' 남편도 안스러워 용서가 되고 죽기전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모습... 뭐라고 할까. 세월의 강물은 그 옛날의 '화'는 씻어 없애고 함께 사랑했던 따스한 기억과 추억만 선명히 곱게 남게 하여 지금 현미님은 '이별'한 그 남편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보다 더 슬픈 일이 이 세상에 있을까요? 이별 같은 것을 많이 겪지 않고 팔자 좋게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이별은 천추의 한을 남기는 일도 있지요. 그렇게 이별한 사람을 나이 들어 늙어서 추억하면 울지 않을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상대를 용서하지 않을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현미는 고 이봉조님을 운명적인 부부였다고 이제야 알겠다고 말한다는데요. 그녀는 자신의 노래가 슬픈 이유는 그녀가 한이 많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며 "그 한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다"고 했답니다.
오늘은 지나간 '미운' 사람을 용서하고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 역시도 오늘은 누군가가 그리워지네요. 혹시 쓸쓸한 이별을 겪은 사람들은 오늘밤은 그날의 상대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마침내는 그리워한다면... 차라리 아름다운 금요일 저녁과 밤이 될 것 같습니다^^. Good evening! <출처 :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