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떤 주의나 주장에 반대되는 이론이나 말'을 '역설'이라
고 합니다. 그러나 논리학에서 말하는 '역설'은 '참된 명제와
모순되는 결론을 낳는 추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얼른 보기
에는 모순되거나 불합리하게 보이지만, 면밀히 고찰해 보면 깊
은 의미의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명을 얻고자 하는 자는 생명을 잃어야 한다'는 진
술은 외견상으로는 자기 모순에 빠진 역설이지만, 올바르게 이
해할 때 진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설적 표현을 대하
게 되면 처음에는 그 명백한 비논리성에 당혹을 느끼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근본적으로 옳은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한다면, 역설법은 이치에 어긋나거나 모순되는 진
술을 통해서 진실을 표현하는 수사법입니다. 표면상으로는 불합
리하고 모순되는 듯하나 그 속에 절실한 뜻이 담기도록 하여 표
현하는 것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조성하며 미묘한 정서적 반응
을 일깨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 '눈 뜬 장
님' 등이 역설법을 써서 표현한 예입니다.
한편 역설법과 혼동하기 쉬운 표현법으로 반어법이 있는데, 반
어법은 일상적인 담화나 글에서 실제와는 반대되는 뜻의 말을
해서 듣는 사람의 관심을 그는 수사법입니다. '잘 했다(상대가
한 일이 잘못 되어 비난할 때)', '예뻐 죽겠다(상대가 미울
때)'와 같이 말하고자 하는 참뜻과는 반대되는 말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