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사분규가 타결되어 국민의 불편과 혼란을 막은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합의사항 가운데 철도 민영화를 포기한다는 조항은 과거 20여년간 추진되어 온 철도사업 효율화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추진 중인 공공부문 개혁에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너무 유감스런 일이다.
지난주 말 발표된 합의사항 가운데 철도 민영화 방침 철회가 명문화되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案)으로 보도되었던 운영부분 공사화 방침도 사라지고, “차후 대안을 모색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바꾸었다. 중간단계로 거쳐 가자는 대안으로 논의되던 부분 공사화 문안이 사라짐으로써, 철도 민영화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전력 가스 등 다른 공공부문 민영화도 그렇게 된다면 개혁이니 구조 조정이니 하는 말들은 구두선(口頭禪)이 되고 말 것이다.
국가가 경영하는 철도산업은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인해 적자와 서비스 정체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세계 모든 나라가 앞 다투어 민영이나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안전하고 편리한 대량교통 수단을 만들려는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 개발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인도 스리랑카 등 6개국만이 국영철도로 남아 있을 뿐, 세계 대다수 나라 철도가 민영화 공기업화되었다.
철도 종사원의 감소를 우려한 철도노조의 반발은 그렇다 해도, 정부가 하루 아침에 민영화 철회 요구를 덜컥 수용한 이유는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선거를 의식해 법안처리를 미루어 온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크다. 개혁의 상징인 철도 민영화를 제외하고는 어떤 공기업 개혁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관련 당사자들은 인식하기 바란다.
입력시간 : 2003/04/21 위와 같다면 광명역으로의 접근성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안양과 광명 그리고 안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속철도를 타기 위해 광명역으로 오기까지에는 매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는 광명역을 대체 가능한 역사인 서울역과 용산역까지 가는(안양시·금천구 위 지역 출발 승객들), 혹은 대전역에서의 KTX로의 환승을 생각하고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타기 위해 수원역까지 가는(수원 및 수원 이남지역 출발 승객들) 시간과 비용에 비해 비경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여건의 승객 대부분에게는 광명역을 이용할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 광명역 연계교통수단의 현실이다.
서울 서남부에 위치한 전철(지하철) 역사 주변에서 광명역까지 운행되는 버스를 타고 광명역까지 갔을 때를 기준으로 시간을 살펴본다면, 오류동역(국철)에서 갈 때 25~30분 정도, 구로디지털단지역(구 구로공단역. 서울2호선)에서 갈 때 30분~45분 정도, 영등포역(국철)에서 갈 때 50분~60분 정도로서, 수도권전철망과 연결돼 접근성에 있어 유리한 서울·용산역에 비해 지나치게 뒤쳐진다.
그나마 있는 버스의 배차간격도, 왕복 3~4차선으로 좁은 도로인 독산동길을 통해 돌아오는 간선버스 505번이 8~10분, 왕복 10차선으로 넓은 도로인 시흥대로로 바로 가는 간선버스 570번은 15~20분으로서 상당히 긴 편이다. 간선버스가 이 정도 시간이 걸리니, 독산동길을 통해 돌아오는 두 지선버스나 경기도 도시형버스를 이용하는 어려움(배차간격·소요시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 가능하리라.
물론 서울 서남부지역 및 수원지역에서 빠르게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서울 김포공항에서부터 남부순환로 구간에 있는 각 정류장에서 604-1번 공항버스를 이용하면 광명역까지 2,500원만 내면 20(개봉역)~40(김포공항)분만에 갈 수 있으며, 수원에서 온다 할지라도 공항버스(번호 없음. 경기공항리무진)를 이용하면 30분 이내에 오는데 6,000원의 운임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서지 않는 정류장이 많고, 거리에 비해 운임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이처럼 안양과 광명을 제외한, 서울 서남부지역 및 수원·성남 등 인구밀집지역과의 결코 좋지 않은 접근성을 두고, 안양시·광명시·안산시·금천구 주민들을 제외한 고속철도 이용객들 중 그 누가 광명역을 통해 고속철도를 이용할 것을 생각하겠는가? 실제 대부분의 광명역 경유(회차) 버스들은 텅텅 빈 채(상행열차 도착시간에 맞춰서만 3~4명 정도가 이용할 뿐이다) 공기만 싣고 운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명역에 갈 일이 있어 가다가 한 버스기사에게 들은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그 버스는 광명역의 개통일에 맞춰 기존 회차점에서 광명역까지 노선을 연장한 타시 버스인데, 시의 지시로 노선길이를 늘이면서 차량을 8대나 증차했음에도 적자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시로 운행하는 유일한 버스이지만 결국 원위치로의 회차점 환원을 계속 건의중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