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는 본섬인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그리고 등대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지역에서는 대매물도라고 부르지 않고 일반적으로 매물도라고 부르고 있다.
매물도는 동생격인 소매물도의 명성에 가려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섬이었다.
최근에 ‘바다를 품고 걷는 길’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해(海)품길이 조성되어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저구마을
저구항에서 첫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전주에서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하였다
경남 거제시 저구면에 있는 저구마을에 아침 7시 30분에 도착하였다
마을앞 수퍼에서 컵라면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관광객이 간간이 보일뿐 마을은 매우 한산하였다
매물도를 향하여
출발전, 매표소에 전화해 봤더니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승용차 안에서 준비해온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아침을 때웠다
8시 30분에 출항하는매물도행 첫배에 승선하여 잔잔한 바다로 나아갔다
대매물도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당금(唐錦)마을 도착
우리를 태운 구경호는 약 30분 만에 매물도 당금마을에 내려주었다
중국 당나라의 비단처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고 해 당금(唐錦)이라 했다고 한다.
옛집과 최신식 펜션이 조화를 이룬 항구 앞으로 긴 방파제가 보이고 방파제 끝자락에는 빨간 등대가 있었다
바다를 품은 여인
마을 앞에는 '바다를 품은 여인'이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작품은 이 세상의 모든 바다를 품에 안은듯이 배가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이 작품의 제작자인 조영철 작가는 네발 달린 짐승을 주제로 한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매물도 발전소
마을 안길을 통과하여 트레킹 코스로 접어들었다
방풍나물밭과 문이 닫힌 보건진료소를 지나서 발전소가 나타났다
이토록 작은 섬에도 발전소가 들어와 있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전망대
발전소 옆으로 나있는 나무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 서면 매물도 주면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당금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가을바람이 부드러우면서 달콤하였다
어유도와 매섬
전망대 앞으로 어유도와 매섬이 자리하고 있다.
어유도는 유달리 고기떼들이 많이 몰려들어 바닷물이 말라버릴 정도였다고 하여 유래된 지명이다.
어유도는 한 때 여섯 가구까지 산 적이 있으나 1976년 정부의 이주 계획에 따라 현재는 무인도이다.
매섬은 어유도 앞의 자그마한 섬으로 어유도의 물고기를 노리는 매를 닮았다 하여 ‘매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매물도분교
1963년부터 2005년까지 43년간 유지되었다가 지금은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
이곳은 백패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핑장 중 하나다.
그래서 한때 운동장이었을 잔디마당은 주말마다 수십 동의 알록달록한 텐트들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몽돌해수욕장
매물도분교의 운동장 바로 아래에 있는 몽돌해변이다
아기자기한 몽돌해수욕장의 기암괴석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운치가 있다.
예전에는 체육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놀았던 놀이터였으리라
동백터널
옛 매물도 분교와 그 아래쪽 몽돌해수욕장을 지나면 동백터널이다.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뤄 한 낮에도 어둑어둑한 곳이다.
그 사이로 빛이 쏟아지고, 푸른 바다가 언뜻언뜻 비치는 모습이 몽환적이다
해품길
매물도의 해품길은 5.2km이다.
새롭게 조성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 주민들이 산에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나 이웃 동네로 가던 길을 활용하였다.
산길을 돌아서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해안절경이 탐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홍도전망대
산길을 한굽이 돌아 올라서니 홍도전망대가 나타났다
이곳은 바람이 매우 세게 불어서 모자를 손으로 붙잡아야 했다
홍도전망대에서는 홍도가 아득하게 보이고, 가까이로는 등가도가 보였다
등가도(登加島)
등가도는 조그마한 암초 9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섬이다
돌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등대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등가도란 이름이 붙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일본 쓰시마섬의 긴 능선이 뚜렷이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으아리꽃
해품길의 숲에는 하얀 으아리꽃이 흐드러져 있었다
산속에서 이 꽃를 만나면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으아'하고 소리를 지른데서 유래된 이름이라 한다 ㅋㅋ
바위와 동백과 으아리가 어우러진 해품길은 은밀한 사랑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처음
내 안에 들어왔을 때의
그 예고없음처럼...........................................................................구영주 <헛된 바람> 전문
장군봉을 바라보다
해품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잡초가 우거지고 풀줄기가 얽혀 있었다
섬에 뱀이 많다는 소문을 들어서 한발 한발 떼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아직도 멀리 보이는 장군봉을 바라보며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다
장군봉(210m)
산 기슭을 돌고 돌아 드디어 장군봉의 정상에 올라섰다
서울에서 비진도와 소매물도를 돌아 이곳까지 왔다는 어르신한테 부탁해서 한방 찍었다
정상 부근에는 일본군들이 포진지로 구축한 여섯 개의 동굴이 있다고 하는데 찾을 수 없었다.
장군봉의 군마상
장군봉은 장군이 말에서 내려 잠시 쉬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장군이 다시 말에 올라 출발하는 날 매물도가 크게 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이러한 신화와 희망을 장군과 말의 모습을 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여 설치된 군마상은 인증샷의 명소다
소매물도를 바라보다
소매물도가 손에 닿을듯이 다가오는 등대섬전망대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소매물도는 쪽빛 바다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지는 환상의 섬으로 알려졌다
13년 전에 소매물도에 들어가서 등대섬까지 다녀왔던 옛추억을 반추해 보았다
섬은
혼자 있어도 섬이고
전깃줄 위의 새들처럼
모여 있어도 섬이다
한 번이라도
그리움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혼자가 아니면서도
지독한 외로움울 느낄 때
사람은 누구나
섬이 된다는 것을..............................................................이상윤 <섬에 관한 짧은 명상> 부분
꼬돌개길에서
꼬돌개는 초기 정착민이 들어와서 산 지역으로 대항마을의 남쪽지역이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야산을 개간하며 살아가던 초기 정착민들은 흉년과 괴질로 인하여 모두 죽게 되었다.
한 사람의 생존자도 없이 한꺼번에 '꼬돌아졌다'하여('꼬꾸라졌다'의 지역 방언) 꼬돌개로 불리게 되었다.
꼬돌개 위에 우뚝 서있는 고사목이 당시의 외로움과 서글픔의 상징처럼 보인다
대항마을
섬을 한 바퀴 돌아서 대항마을에 도착하였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나가는 배를 타기로 했는데 계획이 바뀌었다
풍랑 때문에 배가 접안할 수 없다는 문자를 받고 당금마을로 넘어갔다
정겨운 돌담
당금마을 항구의 윗쪽에는 옛집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바람을 막기 위해 돌들을 대충 쌓은 것 같지만 놀라운 과학이 숨어 있었다
돌과 돌 사이에 틈이 있어서 웬만한 바람에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매물도교회
섬마을에는 토속신앙이 있기 때문에 종교를 전한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한복판에 매물도교회가 들어와 있다
거칠고 척박한 땅에 사랑을 전하려는 교회의 눈물겨운 노력이 느껴진다
소매물도에 들르다
원래 오후 4시 30분에 나가는 배를 타려 했지만 일정을 앞당겨 오후 2시 10분 배를 탔다
해품길 트레킹이 너무 일찍 끝나버려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들른 소매물도가 13년 전에 비해 많이 변해버려서 시장에 온 느낌이 들었다 ㅠㅠ
문대통령 생가에 들르다
통영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문대통령 생가 안내판이 보여서 찾아 들어갔다
정말 소박하고 서민적인 집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듯 했다
대통령 생가라는 아무 표식이 없고 오직 'The moon'이라는 작은 나무판만 달려 있었다
많은 돈을 들여서 고치고 꾸미고 성역처럼 만든 것보다 훨씬 문재인스러웠다
허기야....여기에 돈을 들이면 얼마나 많은 놈들이 물고 늘어질 것인가?
주민들의 하소연
대통령 생가 옆에 있는 일반주택 울타리엔 이런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었다
아마 생가를 찾는 사람들이 이집 저집을 들락거리는 바람에 생활에 지장이 많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는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은근한 자부심이 스며있었다
라인도이치 Rein Deutsch
통영 시내의 택시 기사들도 모르는 라인도이치를 찾아가서 밤을 즐기었다
통영 수제맥주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라인도이치는 정통 방법으로 주조한 독일식 수제맥주로 유명하다
맥주 명장인 독일인 브루마스터 랄프씨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책임지고 그 퀄리티를 관리한다고 한다
통창 너머 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독특하고 향기로운 맥주를 마셨다
첫댓글 멋진 분들의 모습처럼 자연도 멋집니다.
멋진 여행 함께 한 느낌입니다.
아름다운 섬이지요.
예전에 두번 간 일이 있는데
한번을 풍랑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좋은 여행이엿군요.;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