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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2회 :: 두남자와 미친 개나리 】방송일: 2005.02.25.
극본 : 박 해 영
씬1/ 화장실 (D)
미자, 쪼그려 앉아 칫솔로 운동화를 빤다.
싹싹싹... 야무진 손놀림에
정민 (E) 미자씬 신발이 항상 깨끗한 거 같애. 먼지 하나 묻어있는 걸 못 봤어. 구두는 그렇다 쳐도 운동화까지
그러긴 쉽지 않은데... (호탕) 좋다구. 맘에 든단 얘기야.
괜히 신나고 즐거운데 핸드폰이 울린다.
급하게 고무장갑 벗고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다가
미자 김정민이면... 우린 텔레파시가 통한 거야.
핸드폰을 화투 패 쪼듯이 보는데
들뜬 얼굴에서 어정쩡한 얼굴이 된다.
미자 (김새서) 여보세요?
씬2/ 거리 일각 (D) - ENG
도로를 등지고 서서 가로수 쪽의
정원수를 보고 있는 현우의 정면 샷.
현우 어... 저기... 뭐 물어볼 게 있는데요... 무슨 꽃 좋아... (하다가 접자!) 오늘 방송 없는 거 혹시
모르나 해서요... 괜히 정신없이 나와서... 죽치고 있지 말라구... (미치겠다) ...끊어요 그럼. (툭 끊는)
화장실과 교차-
미자 (핸드폰 보며) 이런 싸가지...
현우, 그냥 가다가 아쉽게 정원수 쪽을 보고...
결국엔 그냥 간다(도로변의 개나리 덩쿨에서
철모르고 일찍 핀 개나리 한 가지를 본다는 설정이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히든으로 가다가)
씬3/ 화장실 (D)
미자, 운동화를 거의 다 빨았다.
다시 신나는 기운으로 신발을 탁탁
털어서 물기를 빼는데
씬4/ 거리 일각 (D) - ENG
정민, 사무적인 통화하며 바쁘게 걸어가다가
현우와 같은 곳에서 정원수 쪽을 보고 멈춰 선다.
예 예... 전화를 끊고는, 그것을 바라보며 전화를 건다.
화장실과 교차-
미자는 거의 끝마무리 중이고,
영숙은 대야를 들고 들어와 대충 포개 놓는데
미자의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 액정 보곤
급하게 고무장갑 빼고 숨 고르는데
영숙 (나가려다 변기안 보고) 누가 물도 안 내리고...
미자 여보세요.
하는데 영숙, 변기 물을 내리고 나간다.
물내려가는 소리 엄청 크게 들린다.
미자 (기겁하는) 이~~~~!!
정민 뭐해? ‘응!아’ 눠?
씬5/ 미자방 (D)
후다닥 방에 뛰어 들어오는 미자,
급하게 음악 틀고는.
미자 음악 듣고 있었어요. 요즘 바쁘다면서 왠일에요?
거리일각과 교차-
정민 나 참... 이런 미친 개나리를 봤나.
미자 에?
정민 나 지금 미친 개나리 보고 있잖아. 확실히 미쳤어 이거. 와... 지금이 때가 어느 땐데... 내가 이런 미친
개나리 10년 만에 첨 보잖아.
미자 (힘 빠진다. NA) 이 사람한테 난 이런 여자다. 전화하자마자 대뜸 미친 개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욕!을
해대는.
정민, 사람 좋게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에
미자 (NA) 난 이 사람한테 어렵고 불편한 여자였으면 하는데, 난 그저 편하기만 한 상대일 뿐이다. 누구 때문에
열받았나보다. 욕을 하는 거 보니...
정민, 전화를 끊고 미소 띄며 보는데,
보면, 앙상한 가지에 개나리가 한 줄기만 피어있다.
철을 모르고 핀 미친 개나리(여기서 꽃핀 개나리 발헤).
정민, 미소 띄며 보는 모습에서.
씬/ 집 외경 (N)
씬6/ 거실 (N)
영숙과 혜옥, 부럼 까고,
우현, 신발 신고 나가는 미자에게
비닐봉지에 담은 김치통을 건네주는데
영옥, 우편물 들고 들어온다.
영옥 파김치 좋아하면 그것도 갖다먹으라 그래.
미자 네. 다녀오겠습니다~ (나가는)
모두 갔다 와.
영옥 (우편물 보며) 차...
혜옥 왜?
영옥 (툭 던져놓으며) 봐라. 경자 그년 청첩장이다.
혜옥 경자 언니 자식들 다 출가시키지 않았어?
영옥 지가 한 대잖어, 지가. 봐봐 신부 이경자.
영숙/혜 또오? / 도대체 몇 번 째 결혼이야?
우현 (첨 듣는 얘기다) 누군데요? 몇 살인이신데요?
영옥 한... 예순 일곱 됐나?
우현 히익? 근데 결혼을 해요?
영옥 이게 네 번짼가... 그럴 꺼야.
우현 히익. 네 번째... (어렵게) 예쁘..세요?
영옥 이쁘긴. 예순 일곱이 예뻐봤자 그 얼굴에 쭈구렁 밤탱이지 탱탱이겠어?
우현 근데 어떻게 결혼을 네 번씩이나...
영옥 세상에서 결혼이 젤 재밌다잖어. 치...
영숙 그거 사람이 뻔뻔한 거지, 그거, 염치가 있으면 다 늙어서 그렇게 하진 못하지. 자식 욕 멕이는 건지도
모르고... 에으.
영옥 남사스러. 흉측하게 다 늙어갖구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또 남자를 들여? 우리 집엔 한번도 못한 인간들이
반인데... 에잉!
혜/우 (약간 기죽는)
혜옥 결혼식엔 갈꺼야?
영옥 뭘 또 가? 한번 가줬으면 됐지.
혜옥 그럼 축의금만 보내.
영옥 (팩) 뭐하러 축의금을 또 내? 두 번 세 번 가면서 두 번 세 번 돈 내라는 양심없는 인간들 주머닐 뭐하러
채워줘? 됐어!
씬7/ 원룸 (N)
#주방. 미자, 빠에 앉아 과자 끄적이고,
지영, 비운 김치통을 씻고 있다.
미자 여자한테 전화해서 미친 개가 어쩌구 저쩌구 욕하는 거 까진 그렇다 쳐! 여자한테 ‘응!아 눠’가 뭐니? ‘응!아
눠’가?
지영 그게 정민 오빠 매력이잖아. 사람 편하게 해주는 거.
미자 남녀사이에 편한 것도 정도가 있지. 대충 씻어서 줘.
지영 (마른 걸레질하며) 맨날 니네 김치 얻어먹어서 어뜩하냐.
미자 우리 할머니 남 퍼주는 게 낙이야. 미안해 하지마.
지영 (갖고 온 봉지에 넣으려다) 흘러서 냄새나는데. (싱크대 열어보며) 봉지가...
미자 됐어. 그냥 줘.
이때 윤아 들어오고
윤아 (미자 보고) 왔어?
미자 (일어나며) 휴일에도 이렇게 늦게 끝나?
윤아 입주날짜 맞출려면 별 수 있어? 왜? 벌써 갈라구? 태워다 줘?
미자 됐어. 금방인데 뭐. (나가는)
윤/지 가. / 조심해서 가.
씬8/ 동네 일각 (N) - ENG
미자, 우울하게 옆구리에 김치통 끼고
오다가 저만치 서 있는 정민을 본다.
히익! 이 김치통을 어쩌랴!
뒤로 앞춤으로 이리저리 숨겨보다가 에라!
일단 확 던져버리는데.
정민 (그때 보곤) 전화도 꺼놓고 어디 갔다와요?
미자 잠깐 지영이네... 왠일이에요?
정민 (꽃핀 개나리 가지를 내민다) 자.
미자 (잉?)
정민 철도 모르고 이 개나리가 벌써 폈잖아. 꼭 어딜 가나 이렇게 성질 급한 것들이 있어. 때도 모르고 아무 때나
나오고.
미자 아까 미친 개 뭐 했던 게...
정민 (건네며) 자... 선물이야. 미친 개나리...
미자 꽃 이름이 좀... (하면서도 좋아 웃는) 흐흐...
하다가 아씨 웃음소리가 왜 이러냐,
다시 다소곳하게 웃는 미자.
씬9/ 미자방 (N)
책상. 물 담은 소주병에 꽂힌 개나리...
마냥 즐겁게 바라보는 미자...
그러다 문득 사전을 펼쳐본다.
미자 개나리... 개나리... (시선 멈추는)
자막이 쪼르르 쳐진다.
[개나리 ? <식> 목서과의 관목... (이런 말들은
작은 글씨로 빠르게 후루룩 쳐지고
다음 말은 또박또박 제대로 쳐진다)
꽃말은 희망 또는 나의 사랑은 당신보다 깊습니다]
미자, 푸흐흐 너무 좋아 입막고 옆으로 쓰러지고
발딱 일어나 푸흐흐 입 막고 쓰러지고 반복.
미자 아씨... 이거 은근히 자기 맘 전달한 거 아냐?
씬10/ 앞의 거리 일각 (N) - ENG
현우, 퇴근하는 듯 아까 그 거리를 되돌아간다.
문득 그곳에 시선이 간다. 개나리가 없다.
여기쯤이 아니었나? 앞뒤를 살펴본다. 없다. 아쉬운 듯 간다.
씬/ 집 외경(D)
씬11/ 거실 (D)
영옥, 걸레질 하다가 전화가 울리자
영옥 여보쇼? 잉? 누구? 어... (떨떠름) 경자... 어 그래. (건성으로 바닥 문지르며) 알어, 청첩장 받었어.
글쎄 갈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 우리쪽으로도 잔치가 있어서. 응. (가만히 듣다가 본성 나온다) 차... 야, 그렇게
좋냐? 응? (들으며) 에으 에으...
영옥, 같잖다는 듯 듣고 있는.
씬12/ 할머니방 (D)
영옥, 내복만 입고 윗도리 벗어서 실밥 뜯고
혜옥, 뻥튀기 먹으면서 열내며 얘기하는 영옥 얘기 듣는.
영옥 내가 ‘좋냐?’ 그니까 ‘(애교) 좋으니까 하지 언니는’ 지가 무슨 이팔 청춘이라고 어따가 콧소릴...
아우...
혜옥 남잔 뭐하는 사람이래?
영옥 몰라. 공무원으로 있다가 정년 퇴직했대는데.
영숙 결혼식 못간다고 했어요?
영옥 못간대니까 오라고~~ 오라고~~ 축의금 같은 거 안 받고, 남자 집에서 조용히 한다고,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
만나서 먹고 가라고~ 난리다 난리.
혜옥 자식들이 뭐라고 안 그런대?
영옥 차, 결혼을 많이 해봐서 이 수완이 는 건지, 뭐라고 못하게 미리미리 입을 막아놨더구만.
영숙/혜 왜? / 어떻게?
영옥 나중에 누구 하나 먼저 죽고 나서, 양쪽 자식들 유산 문제로 싸우지 않게, 혼인 신고도 안하고, 각자 재산에
대해선 전~~혀 말하지 않기로 벌써 (강조) 각서까지 쓰고, (강조) 공증까지 받았댄다.
영숙/혜 차...
영옥 그게 결혼이냐 그게.
영숙 각서까지 쓰자 그러는 거 보면 보통 깐깐한 남자 아닌데...
영옥 경자 지가 쓰자 그랬대, 지가. 이런 거 저런 거 걸리고 찝찝하다고, 우린 서로 순수하게 사랑만하자고 지가
그러자고 그랬대.
영숙 아우아우아우 지가 지 입으로 사랑이래?
영옥 나도 아까 그 얘기 듣는데, (가리키며) 이 목덜미부터 소름이 쫘악... 올라오는 게... 아우아우...
혜옥 흠흠... 무슨 냄새야?
영옥 (무릎 치며) 아우! 빨래 얹어논 걸....
영옥, 후다닥 일어나 나가는.
씬/ 방송국 외경 (D)
씬13/ 방송국 / 부스안과 부스문앞 (D)
#현우와 지영은 부스밖에, 미자와 성우들은 부스 안에,
다같이 에너지 넘치게 녹음하다가
#미자와 지영, 쉬는 시간마다 부스문앞에서
빠르게 낮고 비밀스럽게 대화한다.타이트한 투 샷.
미자 너만 알어. 진~짜 너만 알어. (비밀스럽게) 나... 정민씨 좋아해.
지영 알고 있었어.
미자 (벙찌는)
지영 내가 눈치가 몇 단인데.
미자 윤아도 알어?
지영 아마... 알지 않을까? 걔가 나보다 한 수 윈데. 한 수가 뭐야...
미자 아무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비밀스럽게) 나, 정민씨랑 사귈 거야.
지영 (놀라) 사귀재? 정민씨가?
미자 아니. (들뜬) 내 예감상 분~명히 정민씨도 나 좋아하거든.
지영 김치국...
미자 분명히 나 좋아해. 좋아하는데 이것저것 재는 거야. 괜히 잘못 접근했다가 어색해지지나 않을까. 아니면 맘에도
없는 여자한테 미친 개나릴 왜 줬겠어?
지영 미친 거니까.
미자 (씨이!)
현우 (OL, OFF) 자 다시 갑시다~
#부스 안. 미자, 전투적으로 녹음하다가
#부스 문 앞.
미자 (약간 격앙) 그 밤에 꽃 꺾어갖고, 전화도 안되는 날 마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좋아하는 게 아냐? 노란
개나리 보자마자 내가 생각나서 전활 했는데, 그게 좋아하는 게 아냐? (눈 가늘게 뜨며) 질투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김지영.
지영 좋아는 하는데,
미자 하는데?
지영 사랑이 아니라 우정 뭐 그런 거 아니냐고. 사랑하는 여자한테 ‘응!아’ 그런 얘긴 안 하지.
미자 우정도 호감이고 애정이야.
지영 그지... 우정도 애정이지...
미자, 사귀는 생각만 해도 좋은 듯
머리를 좌우로 까딱까딱
#부스 안. 이번엔 아주 신나게 녹음하는 미자.
그런 미자를 보니 괜히 덩달아 기분 좋은 현우.
현우 (토크 백 열고)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미자와 성우들 나오는데, 해맑은 미자 보고
현우 좋은 일 있나 봐요?
미자 혹시 미친 개나리가 뭔 줄 아세요?
현우 ...!! (어제 내가 봤던 거다!)
미자 철 모르고 일찍 피는 꽃들 있잖아요. 그걸 미친 개나리, 미친 장미, 미친 후리지아... 그렇게 부른대요.
웃기죠?
현우 (어렵게) 어제... 출근하다가 개나리 핀 거 봐서... 그래서 전화...
미자 (OL) 선배 같이 가요~ 나 역까지만 태워줘요~
모두 나가면 현우 혼자 남는다.
현우 (혼잣말) 그래서 전화했었던 거에요.... 어제.
현우 (E) 그녀에게 가는 내 말은, 늘 이렇게 반토막 난다.
씬14/ 주방 (D)
몽타주 느낌. 미자, 김밥과 초밥을 만드느라
주방을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김에 밥을 적정량을 한참 초과해서 올리고
밥풀이 덕지덕지 붙은 손으로 속 올리고, 흘리고,
잘 말아지지도 않고, 손에 붙은 밥풀을 뜯어먹어가며 하는데...
영 어설프고 버겁다. 도시락에 썰어 담는 거 보면 형편없이 볼품없다.
나름 마무리 된 듯한 도시락과 보온물병 투샷.
미자, 급한 듯 대충 손 씻고 후다닥 나가면,
영숙, 들어와 주방을 휘 둘러보며
영숙 난장판이구만. 저거 손끝 여물지 못해서 큰일이야. 시집가서 누굴 욕 멕일라구... (도시락 열어보면 엉망진창)
아우 한심스러. 아우... 쯧쯧...
씬15/ 미자방 (D)
#미자, 들떠서 섹시한 옷을 입어본다.
미자 (NA) 아무리 남자들이 섹시한 여자에 열광한다 할지라도, 내 여자로써 섹시한 여잘 좋아할꺼라는 생각은 절대
착각!이다.
미자, ‘맞어 착각이다’ 휙 벗어버리고
#미자, 단정하고 청순하고 깔끔한 옷을 입는
미자 (NA) 내 여자로썬 절대적으로 청순하고 단정하고 현명해 보이는 여자를 좋아한다. 속옷이 아니라 길가의 꽃을
선물 받을 꺼 같은 여자. 흐웃!
미자, 만족스러운 듯 나간다.
씬16/ 변호사 사무실 로비 (D) - ENG
미자, 허벅지에 도시락 가방을 얹어놓고
단정하고 바르게 의자에 앉아있는데,
정민의 방에서 한 의뢰인이 나오자,
사무실 여직원, 미자에게 다가와서
여직 들어가시죠.
미자 네.
하며 일어나는데 허벅지가 다 젖은. 히익!
미자 (낮게) 뭐야? 보온병 세는 거야?
얼른 가방으로 앞을 가리고, 이를 어쩌지?
화장실이 어디야? 두리번대는데,
여직 (문 열고) 김변호사님 손님 오셨습니다.
미자 (당황당황)
씬17/ 변호사 사무실 (D) - ENG
미자, 앞을 가리고 어정쩡하게 들어오는.
정민 (반갑고 놀라운) 왠일이야, 미자 동생?
미자 (수줍게) 야근한대서... 도시락 좀 싸가지고...
정민 히익~ 나 줄라고?
미자 어제 개나리도 고맙...
정민 (OL, 밖에 대고) 김희정씨, 내방에 전화 돌려주지 마요.
미자 (E, 뻘쭘) 내 말 씹었다.
정민 앉아요.
미자 (앉으면서도 허벅지 가리려 애쓰고) 아직 저녁 전이죠? (도시락을 꺼내놓으며) 그냥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만들어봤어요.
정민 이런 거 먹이구 공짜로 변호해달라 그런 거 없기다?
미자 그런 거 없어요. 드세요.
하며 도시락 뚜껑 여는데
너무나 단정하고 이쁜 김밥과 초밥.
미자 (도시락 보며) 히익~~ 우와!
정민 ..자기가 하고도 그렇게 감동하나?
미자 ..내가 봐도 너무 잘한 거 같애서. 히히. 드세요.
정민 (일어나며) 음료수 뭐 할래요?
미자 아녜요. 된장국 싸왔어요.
정민 (앉으며) 된장국까지? 와~~
미자, 보온병을 따르는데 나오다 마는.
미자 흐응... (어색하게 웃는. 허벅지에 다 젖은 거다)
정민 ..뭐야? 찍어먹는 거야?
미자 흐흐흐...
정민 (피식 웃으며 일어나며) 뭐 마실래요?
미자 그냥... 커피...
정민, 나가면, 미자, 가리고 있던 허벅지 보며
미자 아씨... 이상하게도 젖었네 씨이.
일어나 왔다갔다하다가
라지에이터에 이상한 자세로 말린다.
미자 아씨... 빨리 말라라... 말라라...
정민 (OFF) 그 공증서류 나한테 있어요.
하며 정민 벌컥 들어오자
미자, 히익 놀라 튕기듯 의자에 가 앉고
서류 뭉치로 대충 허벅지를 가리는데,
정민 어딨지? (미자한테 있는 거 보며) 여?네.
하며 확 잡아채는데, 미자, 꽉 잡고 안 놔준다.
정민 이거 줘야 되는 거야. (하며 다시 채는데, 꽉 잡고 안 놔주고) 장난하지 마요, 줘요. (잡아 빼는데 절대 안
내주고)
서로 완력을 부리다가 결국엔 부우욱~ 찢어지는.
그거에 한번 놀라고, 허벅지를 보고 허걱 놀라 가리고.
씬18/ 거리 일각 (N) - ENG
정민, 피식 웃으며 걷고
미자, 민망해 뒤쳐져 걷는데
정민 다 말랐어요?
미자 (뚱)
정민 어떻게 젖어도 그렇게 젖냐? 꼬옥...
미자 (흘겨보면)
정민 (피식 웃으며 다시 걷는)
미자 (꽁알대다가, 보호본능 일깨우듯) 아... 손 시려...
정민 (돌아보며) 그럼... 팔짱 껴요.
미자 (E, 떠덩) 팔...짱! 이렇게 쉽게 엮이는 거야? 벌써? 하느님 감사합니다~
정민 껴봐요.
미자 그..러까 그럼?
미자, 부끄러워하다가 큰맘 먹고
정민의 팔짱을 끼려고 하는데,
정민 (자신의 양손을 겨드랑이에 엇갈려 끼우고) 이렇게 껴봐. 따뜻해.
미자의 손 민망하다... 쩝!
씬/ 도시 외경 (D)
씬19/ 잔칫집(갈비집이어도 무방) - ENG
노인들 앉아있는 왁자한 잔칫집.
그 틈에 앉아 뚱하니 음식만 먹는 할머니 셋.
먹다가 힐끗 한쪽을 노려보듯 보는데,
그쪽 보면, 한복 입은 경자와 남편으로 보이는 노인,
손 꼭잡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인사한다.
치... 같잖다는 듯 보다가 다시 먹는데,
아들 (사람 좋게 웃으며) 많이들 드세요~
노파1 아우 아들이 어머니 결혼에 수고가 많어~
아들 수고는 무슨요.
노파1 (슬쩍 손잡고) 서운하지?
할셋 (그 말에 새초롬히 보는)
아들 아우 서운하긴요. 좋죠. 자식들이 잘 모시는 것도 아니고, 항상 쓸쓸해하시는 거 같애서 맘 안 좋았는데, 두 분
다정하신 거 보니까 좋아요.
노파들, 대견하다며 칭찬하는데
영옥 (낮게) 치. 지 애미 닮아서 말은 뻔지르...
그때 노인들 경자 부부를 보곤
노인들 뽀뽀 좀 해봐~~ / 뽀뽀 해봐~ / 그려~ 해봐~
영옥 (노인들 보며) 주책들... 에잉...
하는데 노인, 경자의 볼에 뽀뽀를 쪽 하는.
기겁하며 눈 커지는 할머니 셋,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확 고개 돌리며
할셋 아우 아우 아우...
영옥 저거 어떡하면 좋아 저거. 낯뜨거운 줄도 모르고.
씬20/ 방송국 / 회의실 (D)
미자, 뚱하니 책상에 턱 얹고 있고,
지영, 옆에서 테잎 챙기며 보는.
미자 도시락 고맙다고 오늘 저녁 산대.
지영 근데 왜 심드렁이야?
미자 그냥...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네.
지영 원래 우정은 진도 안 나가. 차라리 우정도 뭣도 아무 것도 없는 감정에서 진도 나가는게 빠르지.
미자 (새삼 결심한 듯) 첫술에 배부르겠냐고. 해보자고. (대본 챙겨 일어나는데)
그때 현우 도시락 들고 들어오며
현우 아직 점심 전이죠? 압구정동에서 김밥하고 초밥 사왔는데~
미자 우욱~
현우 ...??
미자 (스스로도 너무 심했다 싶어) 미안해요. 어제 냄새 질리게 맡아서... 많이 드세요. (하며 나가는)
지영 (일어나며) 뭐 마실래요? 음료수는 제가 살께요.
현우 그냥... 된장국 마시죠 뭐. (앉는데 기운 빠진다)
씬21/ 잔칫집 (D) - ENG
전씬보다 더욱 왁자하고
경자와 노인의 다정함이 극에 달하자.
할머니 셋, 뚱하니 그런 노부부 보다가
영숙 가요 그만.
영옥 그래 가자. 눈 베린다.
주섬주섬 일어나려는데
그때 노인2가 슬로우로 걸어들어온다.
삐리리~~ 넘어가는 할머니 셋의 표정.
옆의 노파들 작게 웅성이기 시작한다.
노파2 어머, 저 양반, 면장집 아들 아냐?
노파3 그 대학 다니던 큰 아들?
노파4 으으응. 맞네맞네. 이름이 뭐냐 그... 곽근덕이.
노파2 맞어. 곽근덕이. 아우 그대로네.
그 말에 괜히 발그레해지는 할머니 셋.
시선을 어따 둬야 될지 모르겠고.
경자 (노인2를 보고) 아우 오라버니 안 올줄 알았는데 오셨네~ 이리 앉아요.
하며 할머니 셋 앞으로 안내한다.
할셋, 난생 처음 보이는 수줍은 모습...
경자 아우 오라버니도 더 늙기 전에 결혼해야지. 혼자 된지 한 10년 넘었지?
할셋 (그 말에 힐끗 노인2를 보는)
경자 아우 어떻게 혼자 10년을 살까? 난 못 살어. 쓸쓸해서 못 살아. 오라버니도 눈 딱 감고 결혼해. 뭐 무서워서
외롭게 살어? 자식 무서워서? 그냥 해 버려! (사람들 가리키며, 장난스레) 골라봐. 내가 오늘 오라버니 장가 보내준다.
골라봐.
할셋 (더욱 수줍어 어쩔 줄 모르는데)
경자 아우 참. 이쪽 알지? 오동나무집 딸들.
할셋 (어색하게 고개만 까딱)
노인2 예... (정중하고 어려운) 오랜만입니다.
할셋 예... (쩔쩔매는)
씬/ 집 외경 (D)
씬22/ 할머니방 (D)
할머니 셋, 누워서 멀뚱멀뚱 생각에 잠긴
약간의 침묵 후...
영옥 세월이 그 양반만 비껴가나. 꼿꼿하고 단정한 게 어쩜 그렇게 옛날하고 똑~같은지.
영숙 에으 세월도 무심하지. 내 야리야리한 손목 잡고 시집가지 말라고 사정사정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영옥 (같잖은) 공갈친다 또.
영숙 공갈은...
영옥 야리야리? 누구 손목이? (영숙 손목 잡고) 이 손목이?
영숙 (손목 확 잡아빼고)
영옥 남의 떡 넘보지마 이년아.
혜옥 언니 떡은 아니우. 근덕이 오라버니가 나한테 얼마나 추팔 보냈는데.
영옥 그때 넌 네 살이었어 이년아. 빨개 벗고 아무데나 오줌 찍찍 싸는 네 살한테 뭔 추파를 보내?
혜옥 그 오빠 아닌가...?
영옥 쯧! (다시 분위기 잡고 상념에 젖는데)
영숙 몸은 이렇게 늙었는데, 떨리는 맘은 열일곱 그때 그대로니 이게 무슨 조환지...
영옥 (분위기 깨는) 니꺼 아니라고 했다 으응?
영숙 (굴하지 않는) 아까 그 양반도 날 제대로 못 쳐다보는 게...
영옥 (가소로운) 차... 이게 또 개기네.
씬/ 집 외경 (D)
영옥 (OFF, 목 조르듯) 더 해봐! 더 해봐 어디!
영숙 (OFF, 힘껏) 놔유 이거!! 이런다구 내가 포기할 줄 알어? 포기 못해?
영옥 (OFF) 해봐 어디??
씬/ 도시 외경 (N)
씬23/ 카페 (N) - ENG
미자, 예쁘게 차려입고 있고,
정민, 사무적인 통화로 바쁜데,
미자, 카페 안의 여자를 쭉 둘러보곤
미자 (E, 정민 보며) 솔직히 이 중에 내가 제일 이쁘지 않니? 나 정도면 정말 괜찮은 거 같은데. (약간 캥기는)
물론 넌 많은 여자들이 선망하는 변호사긴 하지만... 난 착하고, 바르고, 이쁘고, 웃기기도 한데. (이 말끝에 흐응...
이상하게 웃자)
정민, 이건 또 뭐래? 싶은.
미자, 앗! 실수! 얼른 도도하게 정색하고
미자 (E, 힐끗 보며) 이거 한번 슬~쩍 떠봐?
정민 (전화 끊는) 미안해. 중요한 재판이 있어서...
미자 왜... 남자들은 날 싫어할까?
정민 (펄쩍) 싫어한대? 누가 싫어한대?
미자 (진지한 척) 아니... 그냥... 남자들은 나같은 여자하고도 결혼하고 싶어할까... 싶어서.
정민 (살짝 갸웃하는)
미자 (E) 잉? 이건 무슨 액션이야?
정민 미자 동생은 다~ 좋은데!
미자 좋은데?
정민 딱 하나가 문제야.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거.
미자 잉?
정민 뭐라 그럴까? 평범하지 않다고 해야 되나? 좀 붕~~ 떠 갖고, 보통 사람 같진 않잖아.
미자 (E) 그래서? 싫다구?
정민 부담스럽지. 내 여자가 보통 사람 같지 않으면.
미자, 벌컥 벌컥 마시자
정민 뭐야? 삐진 거야? 자기가 물어봐놓고...
씬24/ 동네 일각 (N) - ENG
미자, 떨떠름해서 정민과 오는데,
정민, 골목 입구에서 멈춰 선다.
정민 들어가.
미자 (맥빠져) 저녁 잘 먹었어요. 들어가요.
정민 들어가.
미자, 터덜터덜 걷고, 정민, 보고 있는데,
미자 (E, 침울)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은 남잔데... 나도 괜찮은 여잔데... 근데 왜 우린 겉돌까? 왜...
(하다가 멈춰선다)
정민 (멈춰선 미자를 본다)
미자 (홱 돌아보며, 크게) 야! 김정민~~~!!
정민 ...!!
미자 우리!!
정민 ...!!
미자 우리 말야!!
정민 ...!!
미자 ... (꺾어지며 작게) 어디 가서 한잔 더 할래..요?
정민 (피식) 늦었어. 들어가.
미자 (그래... 말 안하길 잘했다. 다시 돌아서 가는데)
정민 (OFF) 어이~ 친구!!
미자 (E, 우울하게 돌아보며) 친구...
정민 아침에 같이 해장하자. 전주식당에서 봐.
미자 그래요. (돌아서 가며 낮게) 친구...
미자, 터덜터덜 가면,
정민, 미자가 사라질 때까지 보다가 돌아선다.
돌아서 걷는 정민의 표정에 뭔가 여운이 있다.
씬25/ 미자방 (N)
미자, 책상 위에 앉아 개나리를 보고 있다.
미자 (E) 남자가 정말 여자를 좋아하면, 여자를 기다리게 하진 않는다는데, 나를 기다리게 하는 김정민... 정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난 그냥 친구일 뿐인가?
씬26/ 정민방 (N) - ENG
스탠드 조명 아래...
누워서 생각에 잠긴 정민의 얼굴로 넘어온다.
동직, 옆에서 모로 누워 자고
정민 (혼잣말) 참 좋은 친구가 있는데 말야, 정말 괜찮은 친구야. 힘들 때 의지도 되고, 보면 즐겁고. (포즈)
그런 친구를 버리고... 애인을 얻는 게... 잘하는 짓일까?
자는 줄 알았던 동직, 천천히 돌아보며
동직 그니까 요지는!
정민 (보는)
동직 나 배신 때리고 딴 기지배한테 간다?
정민 (깬다) 자라. (모로 눕는)
동직 (일어나 앉으며) 김정민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 너 그러는 거 아니다...
씬/ 식당 외경 (D)
씬27/ 식당 (D) - ENG
머리 박고 해장국만 먹는 미자와 정민.
아무 말도 오가지 않는 뻘쭘한 모습 가다가...
미자 (NA) 밤은 밤으로 끝나야 한다. 남잘 아침까지 이어서 만나는 건 정말 할 짓이 못 된다. 어제랑 전혀
이어지지 않는 어색한 이 분위기... 아, 내가 여기 왜 나왔을까?
미자 (짐짓) 힉!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저 먼저...
정민 (밥 먹으며) 오늘 저녁에 시간 돼요?
미자 ...왜요?
정민 근사한데 데려가 줄라고. ... 마지막 기념으로.
미자 무슨... 마지막이요?
정민 좋은 친구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기념.
미자 ...??
정민 시간 돼요?
씬28/ 방송국 / 회의실 (D)
미자, 흥분해서 지영에게 말하고 있다.
미자 무슨 좋은 친구랑 마지막이 어쩌구저쩌구하는 기념이라는데, 그게 뭘 꺼 같애?
지영 좋은 친구랑 마지막이...? 혹시!
미자 사귀자는 거지! 그지? 친구 하지말고, 이제 애인 하자는 거지, 그지?
지영 (눈 커지며) 그런 거 같애.
미자 으아~~
너무 좋아 책상 위에 대짜로 쓰러진다.
미자 (천장 보며) 어쩐지... 아침에 분위기가 이상했어. 뭔가 심각하고, 내 눈도 안 마주치고. 뭐랄까... 친구가
아니라 남자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고나 할까? (하다가 좋아라) 아아아~~~
씬29/ 방송국 / 부스 앞
문 앞에서 듣고 있는 현우...
씬/ 집 외경 (D)
씬30/ 할머니방 (D)
영옥과 영숙, 뚝 떨어져 앉아 흘겨보고,
혜옥, 양쪽 눈치만 보고 있는데,
부록, 들어와서는
부록 아니 어머니, 참 나, 경자 아주머니 또 결혼하셨다면서요? 주책이시지 진짜...
영옥/숙 (휘릭 보는)
부록 아니 살면 얼마나 사신다고 또 결혼을 하신대요. 그냥 자식들 곁에서 편히 있다 가시지... 칠순 앞두고 낯
뜨겁게 결혼은 무슨... 아우...
영옥 (OL, 꽥) 걱정마 이눔아. 니 에민 니 그늘에서 조용히 살다 죽어줄 테니까.
부록 (황당)
영옥 에으 못된 놈. 지 에민 사랑도 뭣도 모르는 등신인 줄 알지.
부록 아니 제 말은... 경자 아주머니가...
영옥 야! 너 경자 아줌마가 얼마나 불쌍하게 결혼했는줄 아냐? 혼인신고도 안하고, 재산 탐하지 않겠다고 각서 쓰고,
공증 까지 받고 결혼했단다. 왜 그랬겠냐? 늙은이니까 그러는 거야 늙은이니까. 자식들 눈치 보여서. 이팔청춘처럼 사랑은
하는데, 행여나 자식새끼들이 눈 흘길까봐... 그런 노인한테 뭐? 국으로 조용히 살다 가지? 그래! 조용히 살다
죽어줘야지. 에으.
영숙 어쩔 때 보면 미자애비도 차암 매정해.
영옥 이거 이거 이거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야 이거.
영숙 (슬그머니 일어나며) 난 반대할 자식도 없으니까... 근덕 오라버이....
영옥 저게 저게... (잡으러 일어나면)
영숙, 뛰쳐나가고, 부록, 어리버리한데
혜옥 (히죽) 근덕 오라버니가 말~~꼼하니 잘 생겼거든.
부록 (뭔 소린지)
씬31/ 몽타주 (D)
음악 깔리며, #방송국 부스 앞
현우, 음악 씨디 고르고 있는데,
집중이 안된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정민, 탁탁 서류를 정리하고 외투를 걸치고
거울을 보며 마무리 하다가
정민 (거울 속의 자신에게) 잘하는 거냐 김정민? 괜히 좋은 친구 잃는 거 아냐?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듯) 아냐!
(거울에서 프레임 아웃)
씬32/ 거리 일각 (D) - ENG
정민, 자신감에 차서 걸어오다가 살짝 표정이 굳는다.
보면, 현우, 걸어오고 있다. 뒤늦게 정민을 보고,
약간 멈칫하다가... 가까이 다가서고.
정민 (짐짓 호탕하게) 운동 가?
현우 ...
정민 (뭐야 이놈? 왜 대답을 안 해?)
현우 ... 미자씨 만나러 가요?
정민 ... (왠지 대답 못하겠다)
현우 ... (다시 그냥 간다)
정민 싱거운 놈... (돌아선다)
각기 등지고 걷는데,
현우, 걷다가 순간 홱 되돌아가 정민 앞에 선다.
정민 ...!!
현우 나한테두 시간을 줘요.
정민 ...!!
현우 (똑바로 보며) 난 내가 어떤놈인지, 내가 어떤 맘인지, 아직 미자씨한테 보여주지 못했어요. 적어도 그럴 수
있는 시간 만큼은 나한테 줘야 해요!
정민 ...!!
현우, 보다가 다시 가던 길을 간다.
정민, 그냥 가는 현우만 본다.
걸어가는 현우의 표정은 ‘그래! 해보자!’
스스로를 북돋는 분위기다.
#약속장소에서 들떠서 기다리는 미자.
걷는 현우 뒤로, 정민의 모습 걸리면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