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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29
씬1. 만보건설 실장실 (밤)
(민우가 혼자 스텐드 불을 켜 놓고 업무 중이다. 이때, 급히 들어서는 성중..)
성중 : 실장님..!
민우 : 제임스 리라는 자에 대해서 알아 보셨습니까?
성중 : 실장님 생각이 맞았습니다. 개포지구 땅 주인과, 한강건설 사장이 같은 인물입니다.
민우 : ..!! (놀란다)
성중 : 그 땅, 죽은 이강모의 소유로 되어있던 거 아닙니까?
민우 : ... 수고했어요. 그만 퇴근 하세요.
성중 : ... 예, 실장님. (나간다)
민우 : .. (생각, 혼잣말) 제임스 리... 이강모.. 제임스 리.. (혼란스러운 듯이)
씬2. 로열클럽, 밀실 안 (전회 마지막 장면에 이어서)
(강모가 자리에 앉아 있다. 강모를 보는 태섭의 표정이 어느덧 심각하게 굳어 있고... 영국 역시 놀란 채..
천회장과 백회장, 조회장, 박회장들이 있고... 경옥이 상황을 차분하게 주시하는데..)
천회장 : 회장님들 의견은 어떠십니까? 한강건설을 우리 건대협의 신입 회원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데..
태섭 : (OL) 난 반댑니다.
강모 : ... (본다)
태섭 : (강모를 노려본다) 고작 도로 공사 한개 성공 시킨, 중소기업이 건대협에 들어 올 생각을 하다니요.
박회장 : 천회장님 제명에는 반대지만... 신입 회원 문제는 나도 좀 당혹스럽군요.
백회장 : 나도 그 문제는 반댑니다.
조회장 : 저도요.
강모 : 황회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만 자리 좀 옮기시죠.
태섭 : .. (보는데)
씬3. 동, 다른 방
(들어서는 태섭과 강모..)
태섭 : (돌아본다) 강모 너.. 대체 왜 이러는 거냐?
강모 : .. (본다)
태섭 : 살아 있었으면 날 먼저 찾아 왔어야지. 어째서 등 뒤에서 우리 만보건설의 숨통을 조이는 거야?
강모 : 황정식과 조민우... 개포지구 땅을 빼앗겠다고 절 죽이려고 했습니다.
태섭 : ..!! (놀란다) 뭐? 정식이하고.. 민우가..?
강모 : 덕분에 삼청교육대에서 인생 공부도 참 많이 했구요.
태섭 : .. (혼잣말처럼)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는 소식 듣구... 혹시나 했는데.
강모 : 절 이렇게 만든 사람들... 용서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태섭 : ... (보다가) 그래, 안다.. 억울하겠지.. 억울하고 분하겠지... 그치만... 너, 나하고 정연일 봐서... 용서해야 돼.
너, 죽었단 소식 듣고 정연이가 어땠는지 알아?
강모 : ... (감정을 애써 참으며)
태섭 : 니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다시 나한테 와라, 강모야. 난, 너만 있으면... 니가 정연이만 도와준다면 우리 만보건설...
(생각난 듯) 그래.. 니들 둘이 결혼 해..! 내가 허락 할게. 그럼 되잖니, 강모야. 어?
강모 : 개포지구에 곧 택지조성 발표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전 그 땅에 아파트를 건설할 생각입니다.
태섭 :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니가 그 땅만 갖고 들어오면 돼. 그럼 우리 만보건설 이름으로 신도시를 건설 할 수 있어.
강모 : 건축 허가 승인이 필요합니다.
태섭 : ..! (굳어진다)
강모 : 제가 건대협에 들어가려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건대협 회원들의 연대보증만 있으면... 도시국에서 건축 허가를 내 줄 테니까요.
태섭 : 너.. 끝내 나와 갈라서겠다는 거냐?
강모 : ...
태섭 : 너한테 지은 죄... 그 땅을 내준 걸로도 안되는 거야?
강모 : .. (본다)
태섭 : 민우하고 정식이도 내가 사죄시키마. 니가 벌을 내리라고 하면 벌을 내리고 죄 값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강모 : (OL, 차갑고 낮게) 제 아버지를 죽인 죄 값은 어쩌시려는 겁니까?
태섭 : ..!! (놀란다) 그게 무슨 말이냐?
강모 : ... (노려본다)
태섭 : 니 아버지를 죽인 죄 값이라니? 니 아버지가.. 대체 누군데?
강모 : (노려본다, 눈물이 고여 오고) 이.. 대자, 수자 되십니다.
태섭 : 이.. 대.. 수..? (크게 놀란다) ..!! 그.. 그럼 니가..?
강모 : 오래전에 당신과 조필연이 죽인 이대수... 바로 제 아버집니다.
(태섭, 멍해진다. 어찔한 듯, 비틀대다가 테이블을 잡고...)
강모 : 내가 당신들을 절대 용서 못하는 이유, 이제 아셨습니까?
태섭 : .. (본다, 눈물 고이고)
강모 : 날 막으려면.. 어디 한번 막아 보십시오. (밖으로 나간다)
태섭 : ... (눈물이 고여 오고) 강모가.. 대수 아들이었다니...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대수의 자식이 강모였다니...
씬4. 동, 밖 복도
(나오는 강모... 경옥이 서 있다. 강모, 고개 숙여보이고는 지나가고... 경옥, 뭔가 심상치 않은 듯이 보는데...)
씬5. 동, 방안
(경옥, 급히 들어오는데... 태섭, 어지러운 듯이 테이블을 잡고 서 있다)
경옥 : (부축하며) 무슨 일이예요?
태섭 : ...
경옥 : 제임스 리하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러는 거예요?
태섭 : 경옥아... 나... 나, 죄 값 받는가 보다.
경옥 : ...? (본다)
태섭 : 널 버린 죄... 그리고... 내 친구를... (죽인 죄)
(태섭, 차마 얘기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걸어 나간다. 경옥, 이상한 듯, 보는데..)
씬6. 동, 밀실 안
(들어서는 강모.. 천회장과 백회장, 조회장,. 박회장이 심각하게 있고.. 강모, 자리에 앉는다)
강모 : 절 반대하시는 거, 당연합니다. 저도 조건 하나만 걸죠.
좌중 : .. (보는데)
강모 : 다들 아시겠지만... 아파트 공사를 하려면 인근 도로 공사부터 해야 합니다. 절 받아주신다면...
여기 계신 회장님들께 삼년 동안 한강건설 신공법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놀라는 회장들...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동요한다. 강모, 계획대로 된 듯이.. 눈빛)
씬7. 달리는 차 안
(영국이 운전 중이고... 태섭이 뒷자리에 앉아 있다. 태섭, 무거운 표정으로..)
태섭 : 강모가 살아 있다는 거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게. 특히 정연이한텐..
영국 : .. (보다가, 심각하게) 알겠네.
씬8. 교도소 전경 (낮)
씬9. 동, 감방 안
(조필연이 혼자 쓰는 작은 평수의 독방이다.
조필연이 상을 받쳐놓고 정좌를 한 채 책을 보고 있다. 그 옆에 역사책 몇 권이 놓여 있고.. 흐트러짐 하나 없는 모습으로..
이때, 간수, 문을 열면,,,)
간수 : 면횝니다.
(필연, 책을 정리하고 일어나는데.. 이때, 소장이 지나가다가 필연을 본다)
소장 : 야, 조필연.
필연 : .. (노려본다)
소장 : 뭐야? 지금 날 노려보는 거냐? 이 자식 내가 소장인 줄 몰라?
간수 : 압니다. (필연에게) 어서 나오세요.
필연 : .. (나가려는데)
소장 : 왜? 밖에서 대우 받다가 여기 와서 개 취급 받으니까 기분 더럽냐?
필연 : ... (본다)
소장 : 조심해. 내가 너 주시하고 있어. (가면)
간수 : 원래 소장님 성격이 저래요. 어서 가시죠.
필연 : .. (노려보는데)
씬10. 교도소 내 운동장
(아무도 없는 운동장 안... 조필연과 오실장이 산책을 하듯 걷고 있다)
필연 : 이 시간에, 마음껏 돌아다닐 수도 있고... 자네 힘이 대단하긴 하구만.
오실장 : .. (멈추고, 본다) 자네한텐 미안하게 됐네.
필연 : 자네 입장, 이해 해. 민홍기가 윗선을 건드렸으니 자네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오실장 : 솔직히 이번 일로 나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네. 민홍기, 그 자식... 군대에서 우리보다 후배기수였잖아.
필연 : .. (본다) 자네.. 현직 정치인들, 뒷조사한 자료 갖고 있지?
오실장 : ..?
필연 : 자네들이, 정치인들을 비밀리에 사찰하고 있는 거... 나도 정보부에 있어봐서 다 알아.
오실장 : 근데? 그 자료는 왜?
필연 : (본다, 눈빛) 나한테 넘겨주게. 현직 정치인들 중에 거물급들로만.
오실장 : ..!! (놀라서) 그걸로 뭘 하게?
필연 : 맹세하지... 절대 자네한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거야.
오실장 : ...
필연 : 여기서 일 년을 다 썩을 수는 없어. 날 꺼내주는 놈이 없으면... 이 안에서 꺼내주게 만들어야지.
오실장 : ...
필연 : 나가서 민홍기를 짓밟으려면 미리 인맥도 더 쌓아야 하고.
오실장 : 그 자료만 있으면 되는 건가?
필연 : 물론.. 자네도 날 알겠지만, 난 은혜와 복수는 반드시 갚는 사람이네.. 자네한텐 은혜를 갚고.. 민홍기한텐 복수를 해야지..
오실장 : ... (보는데)
(이때, 교도소장이 급하게 달려온다)
소장 : (경례하며) 실장님께선,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오실장 : 내 절친한 친군데... 다시 밖에 나가면, 큰일을 할 사람이야. 교도소장이 신경 좀 잘 써주게.
필연 : .. (노려본다)
소장 : ..! (찔끔하는데)
오실장 : (필연에게) 뭐, 불편한 건 없지?
필연 : 인격적으로나 뭐로나... 아주 잘 대해주고 계시네.
소장 : ...
필연 : 근데, 김 소장님...
소장 : 바, 박 소장입니다.
필연 : 아, 그래요? 이봐요, 박소장.
소장 : 마, 말씀하십시오.
필연 :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지금보다 조금만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소. 굳이 규정 때문에 날 귀찮게 안 했으면 좋겠단 말이오.
소장 : 잘... 알겠습니다.
필연 : 출소하면, 밖에서 한 번 봅시다.
소장 : ... (기세에 눌려서)
오실장 : 자네가 부탁한 건, 내가 해주지.
필연 : (본다, 미소) 고맙네, 오실장.
씬11. 도서관 복도 (낮)
(민우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간다)
씬12. 도서관 안
(들어서는 민우... 말쑥한 대학생 남자와 나란히 앉아있는 미주를 본다.
남학생, 낮은 목소리로 상냥하게 미주에게 수학 문제를 가르쳐주고 있고..
밀착된 두 사람 모습에, 민우의 눈에 질투가 이는데..)
대학생 : 이제 알겠어요?
미주 : 아... 이렇게 푸니까 쉽네요. (활짝 미소 짓는)
민우 : ...! (혼잣말) 웃어?
미주 : 오빤 진짜 설명 잘 하는 거 같아요.
민우 : 오빠? (잠시 생각, 미주 고안데? 기가 콱 막혀서) 오...빠?
(민우,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서류가방을 쾅하고 놓는다)
미주 : (놀라서) 실장님?
민우 : ..! (실장님? 기분 나쁘다)
남학생 : (미주에게) 직장 상사 분이세요?
미주 : 아니요, 그게....
민우 : (인상 쓴다) 애인입니다. (미주에게) 누구야?
미주 : 가끔 저한테 수학 가르쳐 주시는 분이에요.
남학생 : (손 내밀며) 반갑습니다. 한국 대학교 다니는 최승...
민우 : (무시하고, 미주에게) 그만 일어나.
미주 : 네?
민우 : 열람실로 자리 안 옮길 거야? (남학생에게) 미주 공부, 더 이상 봐주실 필요 없어요. (나간다)
(미주, 남학생한테 미안하다는 듯 목례하고 얼른 짐 챙겨서 나가고...)
씬13. 동, 복도
(민우가 걸어 나오는데... 얼른 그 뒤를 따라 붙는 미주...)
민우 : (걸음 멈추고) 뭐? 실장님?
미주 : 미안해요. 그게 습관이 돼서...
민우 : 아까 그 놈이 언제부터, 어떻게, 왜 니 공부를 봐 주는 건데?
미주 : ... (보다가) 일주일전 쯤에... 우연히 옆 자리에 앉았는데... 내가 수학문제를 잘 못 푸니까..
(하다가) 근데 지금, 저 오빠 때문에 화나신 거예요?
민우 : (기막히다는 듯) 아주 오빠 소리가 입에 붙었네, 붙었어... 언제, 어떻게는 됐고..
(말까지 더듬으며) 그, 그 자식이 왜, 니 공부를 가르쳐 주는 건데?
미주 : 그게... 그냥, 제가 문제를 잘 못 푸니까..
민우 : 근데? 넌 왜 그 놈한테 실실거려?
미주 : 네?
민우 : 아주 입이 찢어지더구만. (성큼성큼 간다)
미주 : .. (입 삐뚝대며 뒤따라가고)
씬14. 동, 열람실
(미주, 공부하다가 슬쩍 보면... 민우, 신경질적으로 서류 쫙쫙 넘기고...
미주, 한숨 쉬고 다시 공부하려다가.. 뭔가 결심 한 듯..)
미주 : 민우씨...
민우 : (퉁명스럽게) 공부 집중해.
(미주, 조심스럽게 민우의 손을 잡는데 민우, 인상 쓰며 손을 팍 뿌리친다.
미주, 이걸로도 안 통하네..? 고개 숙이며 한숨 푹 쉬는데... 민우, 그런 미주를 곁눈으로 보며.. 여전히 기분 나쁘고...)
민우 : 야, 이미주...
미주 : 네...?
민우 : 넌 도대체 날... (좋아하긴 하냐? 말문 닫고) 됐다... 말을 말아야지...
미주 : 뭔 말을 하다 말아요?
민우 : ...
미주 : (답답해서) 민우씨...
민우 : 나두... 수학 잘하거든? (시선 피하듯 서류를 보는데)
미주 : ... (입 쑥 내밀고)
씬15. 미주네 집 근처, 공터 (밤)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여전히 화나 있는 민우..)
미주 : 아직두 나한테 화난 거예요?
민우 : 내가 왜?
미주 : 계속 화난 사람처럼 굴잖아요.
민우 : 내가 언제?
미주 : 도서관에서부터 계속...
민우 : (보다가) 다른 남자 앞에서 웃지 마.
미주 : 네? 혹시 오늘 질투 한 거예요?
민우 : (당혹) 야, 지, 질투는 무슨? 아냐. 그런 거...
미주 : ... (슬며시 웃는데)
민우 : 아니라니까...
미주 : 알았어요. (차에서 내리려는데)
민우 : 다른 남자하곤 말도 하지 마.
미주 : ... (본다)
민우 : 쳐다보지도 말고...
미주 : ... (미소)
민우 : 세상에 나 말곤... 다른 남잔 믿지 마. 다 도둑놈이야. 알았어?
미주 : 예.. 민우씨 말대로 할게요. 다른 남자하고 말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민우씨 외에는 아무도 안 믿을게요. 됐죠?
(미주, 차에서 내린다. 민우, 미주를 보면..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가는 미주...
민우, 클락션을 빵, 누른다. 미주, 돌아보면..)
민우 : (차 창문으로 고개 내밀고) 이번 주말에 뭐해?
미주 : 공부해야죠.
민우 : 두시에, 집 앞으로 나와.
미주 : 도서관 가게요?
민우 : 데이트 할 거야.
(미주, 웃으며 손을 흔들고 간다. 민우, 피식 웃고...)
씬16. 황태섭 집 전경 (그 밤)
씬17. 태섭 집 거실
(황태섭이 실내복 차림으로 불도 켜놓지 않고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심각하게 생각에 잠긴 채...
한강 건설 입회 동의서를 보고 있다. 펜을 집어 드는 태섭... 찬성 란에 싸인을 한다.
안방 쪽에서 몰래 태섭을 보고 있는 남숙...
태섭, 길게 한숨 내쉬고는.. 물끄러미 전화기를 응시한다. 결심을 한 듯 비장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리는데...
태섭을 보던 남숙이 안방으로 들어가고..)
태섭 : 여보세요? 김변호사? 아직 안 잤지? 내가 긴히 할 말이 좀 있어서..
씬18. 동, 안방
남숙 : (들어와서) 저 인간, 지금 로열 클럽 마담이랑 통화 하는 거 아냐? (얼른 수화기를 드는데...)
고문 : (F) 유언장을 고치신다구요?
남숙 : ..! (놀란다)
고문 : (F) 회사 지분 상속에 관한 겁니까?
태섭 : (F) 유언장 고치는 건 자네만 아는 비밀이야.
고문 : (F) 알겠습니다. 회장님.
(통화가 끊기면 남숙이 놀라서 수화기를 놓는다)
남숙 : 저게 무슨 말이야..? 유언장을 고치다니? 저 사람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남숙, 확 거실로 나갈까 하다가... 잠시 생각 하는데...)
씬19. 동, 거실
(태섭이 술잔을 들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데.. 이때, 정연이 들어온다)
태섭 : 많이 늦었구나.
정연 : ... (본다, 뭔가 일이 잘 안됐구나) 한강건설 대표, 제임스 리는 만나 보셨어요?
태섭 : .. (본다) 그 사람, 안 나왔다... 정연이 넌, 한강건설, 신경 꺼.
정연 : (보다가) 오늘 증권가에서 흘러나온 소문인데, 한강건설에서 아파트 건설 승인권을 따내려고 한다는 소식이 있어요.
태섭 : (언성 높고) 한강 건설엔 신경 끊으래두..!
정연 : (이상해서) 아버지...?
태섭 : ... (술 한 모금 마신다)
정연 : 엊그제, 건대협 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태섭 : 아무 일도 없다. 들어가서 자라.
(태섭, 방 안으로 들어간다. 정연, 그런 태섭을 이상하게 보는데...)
씬20. 컨테이너 사무실 안 (낮)
(강모가 업무중이다. 영출이 자기 책상에서 문서들을 살펴보고 있고...)
강모 : 하도급 업체들 조사 한 거 다 끝났어요?
영출 : ... (보고 있던 문서를 가져다주며) 여기.. 내가 이 업계에서 최고로 일 잘하는 업체들만 싹 다 골랐어.
강모 : 가격은요?
영출 : 그 사장 놈들, 막노동판에서 다 나한테 엉덩이 맞아가며 일 배웠던 놈들이야.
견적서가 이 머리 안에 다 들어 있는데 못 올려 받지.
강모 : 오늘부터, 하도급 사장들 만나 보세요. 가격이 맞다 싶으면 아예 계약 받아내시구요.
영출 :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일은 소만큼 시켜 먹냐?
강모 : 왜 그러세요, 한강건설 창립이사께서.
영출 : (피식 웃으며) 말만 들어두 좋다.
(이때, 소태가 윤기훈을 데리고 들어선다)
소태 : 윤 기자님 오셨는데?
강모 : (미소) 어서 오세요.
기훈 : 좀 늦었지?
강모 : 아니에요. 여기 커피 좀.
(강모와 기훈이 앉는데.. 소태와 영출이 멀뚱하게 서로 보기만..)
영출 : 뭐해? 손님 오셨는데 커피 안타구?
소태 : 에이.. 관리 이사가 지금 커피 타게 생겼어요?
영출 : 그럼? 기술이사인 내가 타리?
소태 : 그러니까, 꿀다방 미스 최를 스카웃 하자니까.. (가서 커피타고)
영출 : 내꺼두 찐하게 한잔 타라.
기훈 : .. (그 모습 보면서 웃는데)
강모 : 증권가에는 소문 다 났죠?
기훈 : 벌써 만보건설에 관한 찌라시들이 돌기 시작했어. 오늘 보니까, 주식도 떨어지고 있더라.
강모 : .. (자료를 내민다) 이거 보면 기사 쓰시는데 참고가 많이 될 거에요.
씬21. 만보건설 전경
씬22. 동, 회의실
(원탁, 혹은 사각형의 회의석상에 7, 8명의 주주들이 둘러 앉아 있다. 경옥이 있고.. 정연과 민우가 있다)
주주 1 : 대체 만보건설 주식이 왜 이렇게 떨어지는 겁니까?
민우 : 곧 수습 될 겁니다. 진정들 하세요.
주주 2 : 이러니까 여자 후계자가 어쩌니 저쩌니 말들이 많은 거 아닙니까?
정연 : ...
주주 1 : 한명석 도시국장하고 만보건설 사이가 나쁘단 루머가 증권가 돌고 있는데...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민우 : 사실 무근인 헛소문입니다.
주주 2 : 실장은 빠지고, 황이사가 말씀해 보세요. 도로공사 뺏긴 거 다 알고 있는데 지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겁니까?
정연 : ... (이를 악무는)
경옥 : .. (보는데)
씬23. 동, 복도
(정연과 경옥이 걸어 나온다. 민우가 뒤에서 따라오며..)
경옥 : 만보건설에 관한 루머들이 꽤 구체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정연 : ..? (걸음 멈추고 본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퍼드리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경옥 : (본다) 제임스 리라는 사람, 본 적 있어요?
정연 : 아뇨, 아직.. (감 잡고) 그 사람인가요?
경옥 : 지금 사사건건 만보건설 발목을 잡는 거, 한강건설이잖아요.
정연 : ..!!
경옥 : 회장님은 제임스 리를 잘 아시는 것 같던데.. 한국 이름이 뭐라고 그랬더라..?
민우 : .. (보는데)
경옥 : 나도 경황이 없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아 맞다. 예전에 정연씨하고 같이 왔던 남자친구하고 닮았어요.
정연 : ..! (놀란다)
민우 : (놀라고) 혹시 그 이름이..
정연 : (OL) 그럴 리 없어요. 그 사람, 죽었으니까요..
경옥 : ..! 그래요?
정연 : .. (생각)
민우 : (심각하게)
씬24. 기획 이사방
(정연이 들어온다. 민우가 와 따라 들어오며...)
정연 : (서류를 책상에 쾅 내던지며) 더러운 자식.!
민우 : .. (본다)
정연 : (민우를 힐끔 보며) 오해 말아요. 제임스 리한테 하는 소리니까.
민우 : 대체, 한명석 국장을 만나 보긴 한 겁니까?
정연 : 나가봐요.
민우 : 이사님이 어려우시면, 내가 만나보죠.
정연 : 만나도 내가 만나요.
민우 : ... (화를 참으며, 본다)
정연 : 나가란 소리 못 들었어요?
(민우, 나가려고 문 열었다가.. 화가 치민다. 다시 쾅 닫고 다가온다)
민우 : 이유가 뭐야?
정연 : (본다)
민우 : 중요 업무에서 의도적으로 날 제외시키는 이유가 뭐냐구..!
정연 : ...
민우 : 널 도와 줄 사람, 나밖에 없단 생각 안 드냐? 주변을 봐 봐..! 지금 니 옆에 누가 있는데..!
정연 : (비웃듯이) 니가 날 도와?
민우 : .. (보면)
정연 : (싸늘해지고) 내가 사랑한다는 걸 알면서... 정식이하고 작당해서 강모를 죽인 니가 날 돕겠다고?
민우 : ...!! (크게 놀란다)
정연 : 날 사랑해서 그랬단 말 하지 마. 넌 그냥... 널 위해서, 니 아버지 야망을 위해서 뛸 뿐이야.
민우 : ... (차가워지고) 사표 쓸게.
정연 : 사표? 고작, 회사 그만 두는 걸루... 그깟 걸루 강모 죽인 죄 값을 치루겠다고?
민우 : (노려본다) 대체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거야?
정연 : (본다) 아니.. 평생, 강모 죽인 고통 받으면서 살게 해 줄 거야.
민우 : ... (보다가, 차갑게 웃는다) 니 능력으로 그게 과연 될까?
정연 : (본다) 뭐?
민우 : 니 말대로... 난, 내 아버질 위해서 뛰어야 하는 놈이야. 근데.. 그 발목을 언제나 니가 잡았어.
정연 : ..
민우 : 너에 대한 미련, 털끝만큼도 남지 않은 나를.. 니가 상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해? (밖으로 나간다)
정연 : .. (노려보는데)
씬25. 주차장, 승용차 안
(민우가 운전석에 앉아 있다. 정식이 옆자리에 있고..)
정식 : (놀라며) 뭐? 정연이가 알았다구?
민우 : .. (정식을 노려본다)
정식 : (움찔, 놀라며) 나 아냐, 임마. 나, 절대 얘기 안 했다니까?
민우 : ... (한숨)
정식 : 야, 신경 쓰지 마. 정연이가 알았다고 뭘 어떡할 건데? 조민우가 우리 만보건설 기둥인데, 설마 널 자르기라도 하겠냐?
민우 : 너, 한강건설 좀 갔다 와.
정식 : 한강건설?
민우 : 한강건설 사장이 누군지 알아보란 말야.
정식 : ... (보다가) 너, 아직도 제임스리가 이강모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우 : 어쩌면...
정식 : .. (심각하게) 만약 그 놈이 살아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건데?
민우 : 그놈 징역 사년 받은 놈이야. 만약 살아서 돌아다닌다면... 그건 분명 탈옥이야.
정식 : ... 그러네? 걱정 마, 민우야, 내가 제임스 리란 놈 정체, 밝혀낼게.
씬26. 동, 회장실
(40대 중 후반의 고문변호사가 와 있다. 태섭이 심각하게 개정된 유언장을 보고 있고...)
고문 : (믿기지 않는 듯) 정말 이대로... 유언장을 고치시겠습니까?
태섭 : ... (보는데)
고문 : 회장님... 대체 이 사람이 누군데 이 많은 재산을 주시는 겁니까?
태섭 : 아무것두 묻지 말게. 자네가 할 일은.. 내가 죽으면, 이 유언대로 집행하는 거야.
(태섭, 인감을 집더니 유언장에 도장을 찍는다)
태섭 : 더 이상.. 유언장을 고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만 나가 봐.
(고문, 유언장을 서류 가방 안에 넣고는 인사를 하고 나간다. 태섭, 뭔가 비장하게... 수화기를 든다)
씬27. 컨테이너 사무실 안
(영출과 소태가 배달시켜 온 백반을 먹고 있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면...)
영출 : 뭐해? 가까운 사람이 받아.
소태 : .. (밥그릇 들고 냉큼 저만치 앉는다)
영출 : 에이그, (반찬 가리키며) 요 밴댕이 젓갈 같은 놈... (수화기 든다) 네.
태섭 : (F) 거기 한강 건설 입니까?
영출 : 그런데요?
태섭 : (F) 나 만보건설 황태섭회장입니다. 강모.. 아니, 이강모 사장 좀 바꿔주시오.
영출 : (놀라서, 수화기 막고) 화... 황태섭 회장이라는데?
소태 : 네?
영출 : 강모 바꿔달래.
소태 : 강모, 한명석 국장 만나러 갔는데?
영출 : 사장님, 시장 한 머기시라는 사람 만나러 갔는데요?
소태 : 그걸 말하면 어떡해요?
씬28. 회장실
태섭 : (수화기 들고) 그럼 메모 좀 전해 주시겠소?
씬29. 컨테이너 사무실
영출 : (메모지에 받아 적으며) 양수리... 공원묘지 앞... 내일 오후 한시... 오늘 밤에는 전할 수 있을 거예요. 예... (전화 끊고)
이 사람이, 왜 강모를 공동묘지에서 만나자고 하냐?
소태 : 고, 공동묘지요?
영출 : 대기업이 묘지 이장 공사까정 할리 없고...
씬30. 회장실
(태섭, 뭔가 생각한다)
씬31. 기획이사 방
(정연이 전화중이다)
정연 : (수화기 들고) 한국장님께, 제 메모 전해 주셨나요? 제가 먼저 오늘 중으로 만나자는 약속을 드렸잖아요.
비서 남 : (F) 미안합니다. 오늘은 국장님께서 선약이 있습니다.
정연 : (화를 참으며) 약속 장소가 어딘데요?
비서 남 : (F) 죄송합니다, 전화 끊겠습니다.
정연 :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때, 시덕이 급하게 들어온다.)
시덕 : 이사님..! 한명석 국장 지금 어디 있는 줄 알아냈어요.
정연 : 어딘데?
시덕 : 요정집에 있어요.
정연 : 누구 하고 있어?
시덕 : 거기까진... 못 알아 봤어요.
정연 : (잠시 생각하다) 차 준비 시켜.
시덕 : 예.. (급히 나가면)
정연 : .. (생각)
씬32. 요정 집 전경 (밤)
명석 : (E, 웃음소리)
씬33. 동, 방안
(한명석과 강모가 있다. 술을 마시며...)
명석 : 개포동 갯펄 땅, 주인이 누군가 했더니 바로 이사장이었구만... 그래서, 그 땅에 뭘 할 생각이시오?
강모 : ... (본다, 눈빛) 아파트를 건설 할 생각 입니다.
명석 : ...! (굳어진다)
강모 : 제가 오늘 한국장님을 만나 뵙자고 한 건..
명석 : (OL) 오늘 이 자리 술값은 내가 내야 할 것 같소.
강모 : .. (본다)
명석 : 한강건설은 자격 요건이 안 됩니다. 날 아무리 설득해도 건축 승인 내줄 수가 없어요.
강모 : 건대협에서 연대 보증을 설 겁니다.
명석 : ...! (본다) 건대협에서 연대보증을 서준다고 했소?
강모 : 받아내면, 승인을 내주시는 겁니까?
명석 : 이사장, 수완이 정말 좋구만... 그럼, 도급 실적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은 어떻게 해결 할 거요?
강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실적인 좋은 하도급 업체들과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명석 : ... (보다가 웃는다)
강모 : 이제, 이 자리 술값을 제가 내도 되겠습니까?
명석 : 젊은 사람이라 성질도 급하군. 나보고, 이 자리에서 결정하란 거요?
강모 : 다른 대기업들보다도 더 튼튼하고 좋은 아파트를 지어보일 자신 있습니다.
씬34. 동 밖, 복도
(명월이의 안내를 받으며 다가오는 정연... 문 앞에 다가와 선다. 정연, 뭔가 단단히 마음을 다지며...)
명월 : 손님 오셨습니다.
씬35. 동, 방안
정연 : (E) 만보건설 황정연 입니다.
강모 : ...!! (놀란다)
명석 : (인상 쓰며) 손님하고 있네. 돌려보내게.
정연 : (E) 만나주시기 전까지,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강모 : ...!! (긴장)
씬36. 동, 복도 / 방 안
(정연과 명월이 서 있는데... 명석이 미닫이문을 열고나오며...)
명석 : 대체 이게 무슨 무롑니까?
(강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열린 문 틈 사이로 정연을 보는데... 정연, 무릎을 꿇는다. 강모, 놀라는데..!)
정연 : 살려 주십시오. 국장님...
명석 : 이봐요. 정연양...
정연 : 저희 만보건설, 살려 주십시오.
강모 :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본다. 가슴 아프고)
명석 : 나 그럴 힘없는 사람입니다. 사람 잘못 찾아 왔어요.
정연 : 황태섭 회장님, 한국장님이 저희 만보건설을 먼저 공격했다고 오해하고 계세요.
명석 : (본다) 오히려, 조필연을 이용해서 날 공격하려고 했던 쪽은 황태섭 회장이에요.
정연 : 저희, 그런 적 없습니다. 이 말이 진실이란 걸 증명해보이기 위해서, 제 목숨을 걸라면 걸 수도 있습니다.
명석 : ... (보는데)
정연 : 누가 이런 오해를 만들었을 까요?
강모 : ...
정연 : 제 생각엔, 이 오해 때문에 가장 큰 이익을 본 한강건설 대표, 제임스 리라고 생각 되는데요?
(명석, 놀라서 뒤돌아보면... 강모, 태연하게 앞을 보고 술을 마시고 있고...)
명석 : .... (차갑게) 정연양은 그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정연 : 오해 풀어 주십시오.
명석 : 조만간 연락하겠습니다.
(정연 일어나서 방안을 힐끔 보는데.. 강모의 뒷모습.., 정연, 목례하고 간다)
씬37. 동, 방 안
(강모가 태연하게 술을 마시고 있고... 명석이 자리에 앉는다)
명석 : 이사장이 나한테... 해야 할 말이 있을 거 같은데.
강모 : (웃음 그리며) 조필연이 이번 선거에 당선 됐다면, 한국장님의 위치가 어떻게 됐을까요?
제일 먼저 보복 대상이 됐을 겁니다.
명석 : 황태섭회장이 내 보호막이 될 수도 있어요.
강모 : 황회장은 조필연의 하수인에 불과 합니다.
명석 : ... (본다)
강모 : 절대, 조필연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관계가 아닙니다.
명석 : 그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소?
강모 : (눈빛) 서로 아주 치명적인 약점을 잡고 있습니다.
명석 ; 치명적인 약점이라니?
강모 : 죄송합니다. 더는 말씀 드릴 수가 없군요.
명석 : ... (보다가) 미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걸루 알고 있는데... 나보고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거요.
강모 : 제 말을 증명하기 위해서... 저 역시 목숨을 걸라고 하시면 걸 수 있습니다.
명석 : ... 이사장, 그 두 사람에게 뭔가 원한이 있어 보이는군요.
강모 : ... (미소) 아파트 건설 사업 승인, 긍정적인 검토 부탁드립니다.
명석 : 내게 약속한 건대협의 연대보증 꼭 받아 오세요. 황정연양이 있는 한, 그건 어려워 보이지만...
강모 : 알겠습니다. (술 한 모금 마시는데, 눈빛)
씬38. 공원묘지 입구 (낮)
(승용차가 서 있고... 태섭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손목시계를 보면... 2시가 넘었고...)
태섭 : (한숨) 대수야... 니 아들놈이 안 올 모양이다.
씬39. 만보건설 주차장 /차 안
(강모가 승용차 안에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이때, 정연이 나오더니 차 세워 둔 곳으로 걸어간다. 강모, 정연을 보는데 정연, 차를 몰고 간다)
강모 : ... (슬픈 미소) 정연이, 너 많이 성장 했구나. 혼자 운전도 할 줄 알고... 예전보다도 훨씬 당차고 대단해졌어.
(강모, 눈물이 고인다. 고개를 뒤로 젖히며 눈을 감는데... 눈물이 흐르고..)
씬40. 어느 묘지 앞
(제법 크고 잘 쌓아올린 봉분... 비석이 서 있고.. 이대수의 이름 석 자가 선명하다.
태섭이 그 앞에서 술병을 들고 봉분에 뿌린다. 잠시 비석에 새겨진 이름 석 자를 물끄러미 보다가...)
태섭 : 대수야.. 니 아들 놈... 내가 진짜 친 아들 삼으려구 했다. 뭔 놈의 운명이 이리도 더럽냐... 너... 위에서 내 욕 많이 했지?
(무덤 어루만지며, 눈물 고인다) 나, 유언장 고쳤어.. 내가 갖고 있는 전 재산의 반을... 강모한테 줄 거다. 임마..
그걸로 용서 안 된다는 거 알아. 누가 용서 해 달래? 원래, 니꺼라서 주는 거야. 다음엔... 강모 꼭 데리고 올게.
미안하다. 대수야...
씬41. 컨테이너 사무실 앞
(일각에 승용차가 서 있고... 정식과 용역반 사내 두 명이 차 안에서 사무실 쪽을 응시하고 있다)
정식 : 그새 망했나.. 어떻게 반나절동안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 안하냐?
(이때, 사무실 안에서 양복 차림의 박소태가 나온다.
문 앞에 있는 구두 솔로 구두를 두어 번 쓱쓱 문지르더니... 손에 침을 퇴퇴 뱉고는 머리칼을 다듬으며 어디론가 신나게 가는데..
이를 보는 정식의 날카로운 눈빛...)
씬42. 다방 안
(소태가 다방 아가씨의 손을 주물딱거리고 있다. 아가씨가 다른 한 손으로 금박글씨로 된 소태 명함을 보며...)
여자 1 : 어머, 오빠가 정말 한강건설 관리이사님이야?
소태 : 너 글씨 몰라? 거기 써 있잖아, 관리이사라구.
여자 1 : 직원이 몇 명인데?
소태 : 직원? 세.. (하다가) 셀 수 없이 많아.. 다 못 세지, 그럼..
정식 : (E) 어이, 박소태...
(소태, 놀라서 보면 정식이 용역반 사내 두 명과 데리고 들이닥친다. 여자가 놀라서 얼른 자리를 피해주고...)
소태 : (겁도 나고 화도 난다) 너, 낯짝도 두껍다? 날 보러 올 생각이 드냐?
정식 : 뭐? 근데, 이자식이 죽으려구... (손을 올리는데)
소태 : 나한테 손만 대 봐.. 요 앞, 파출소 김순경 잘 알거든?
정식 : ... (보다가) 실은.. 너하고 협상을 좀 하고 싶어서 왔어.
소태 : 협상은 무슨 지랄 염병하는 소릴..
정식 : 너, 돈 좋아하잖아. 돈 줄게.
소태 : 땅이나 줘, 이 자식아. 이강모 죽이면 땅준댔잖아.
정식 : 그래서..? 이강모 죽었냐?
소태 : (찔끔하고) 그럼..? 살았냐? 봤어, 니가 강모 살아 있는 거 봤냐구?
정식 : (주변 의식하며) 야, 야... (안주머니에서 돈 한 다발을 꺼낸다) 이거 착수금이고.. 내 말만 들으면 한 덩어리 더 줄게.
소태 : (혹해서, 돈다발을 집어 들고 주르르 살펴보는데)
정식 : 니네 사장 지금 어딨어?
소태 : (본다)
정식 : 제임스 리.. 그 놈 대체 정체가 뭐야?
소태 : ... (노려본다) 내가 데려올 테니까.. 니가 직접 확인해 보면 돼잖아.
정식 : (솔깃) 그래? 니가 데려올 수 있어?
소태 : 나머지 돈은 언제 줄 건데?
정식 : 니가 제임스 리, 데리고 나오면...
소태 : (돈다발을 안주머니에 넣고 일어서며) 이따가, 밤 열두시에 요 앞 공사판으로 나와.
정식 : 밤 열두시?
소태 : 우리 사장님, 열한시 반에 오시거든?
정식 : ... 너, 그 돈 갖고 도망치면, 나한테 죽는 거 알지?
소태 : 내가 미쳤나? 이까짓 돈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도망치게? (간다)
정식 : ... (회심의 미소)
씬43. 컨테이너 사무실 안
영출 : 뭐? 그 황정식이란 놈이 그런 놈이란 말야?
소태 : 그렇다니깐요. 그 놈 때문에 강모, 살인자 누명쓰구 삼청교육대까지.. 아무튼 우리한텐 철천지 웬수 같은 놈이라구요.
영출 : 그런 싸가지 없는 자식..
소태 : 도와줄 거죠?
영출 : 돈부터 내 놔.
소태 : 일 끝내면 나눠준다니깐요.
영출 : 그래?
소태 : 어떻게 할 건데요?
영출 : 공사판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공사판 방식으로 해결해 줘야지.
씬44. 공사장 안
(어둠 컴컴한 그곳... 한쪽에 흙더미가 쌓여 있고 포크레인이 서 있다.
다가오는 정식과 용역반 사내 두명...)
정식 : 이 자식이, 어디루 나오라는 거야? (유심히 보며) 깜깜해서 어디가 어딘지..
(이때, 일각에서 소태가 후래쉬를 비친다)
소태 : 여기야, 일루 와.
정식 : 아, 그 자식.. (다가간다) 야, 임마. 지금 간첩 접선하냐.. 꼭 하는 짓거리하곤 삼류처럼...
(이때, 정식과 사내들이 다가오는 발밑이 쑥 꺼진다. 깊게 파 놓은 함정이다. 불이 고여서 진흙탕물이고..
그 순간 사방에 야간 작업등이 켜진다. 소태가 느물거리며 들여다보는데..)
정식 : 야, 너 죽을래?
소태 : 죽어? 누가 죽어? 내가?
정식 : 너, 나가면 죽는다?
(소태, 손짓 한번 하면 포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움직인다. 영출이 운전하고.. 쌓아놓은 흙더미를 구덩이 쪽으로 밀어 넣는데...
정식들 머리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흙덩이들... 정식, 비명을 지르며..)
정식 : 사, 살려 줘...
소태 : (손짓해서 포크레인 멈추고) 나도 속으로 그 말 많이 했다.. 제발 살려 달라고...
정식 : 소, 소태야..
소태 : 너 무섭냐? 화도 좀 나지? 근데.. 난 그거보다 백배는 더 무섭고 화났거든?
(신호 보내면 포크레인이 움직인다. 쏟아지는 흙더미들..
정식,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 흙탕물에 엉망이 된 채...)
소태 : (독기 올라서) 너 같은 놈은 묻어두 땅이 아까워. 알아?
(소태, 침 튀 뱉더니 일어서서 오줌을 갈길 태세..
정식, 비명을 지르는데.. 이때, 포크레인이 멈춰서며)
영출 : 얌마, 왜 멈추라는 신호를 안 보내? 진짜 죽일껴?
소태 : .. (노려보다가 바지 추스르고)
영출 : (포크레인에서 내린다, 들여다보며) 니 말대로 싸가지는 진짜 없게 생겼네.
정식 : .. (울먹)
소태 : 나머지 돈 내 놔.
정식 : .. (본다)
소태 : 제임스 리 데리고 오면 준다며?
영출 : 나가 제임스 리여. 하우두 유두..
정식 : ..
소태 : 너, 하우두 유두 몰라? 유두가 몇 개냐고 묻잖아.
정식 : (분해서, 노려본다)
(정식, 분하다. 노려보며 안주머니에서 흙 묻은 돈다발을 건네는데)
소태 : (돈을 받고는) 가시지요, 제임스 리 사장님.
영출 : 굿 나잇이여...
(소태와 영출이 가면.. 정식, 인상 구기며...)
씬45. 백화점 안 (낮, 몽타주)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세 사람... 강모와 미주, 성모다.
미주, 양쪽에 오빠들의 팔짱을 끼며 좋아 죽겠다는 표정.. 다들 즐겁게 환하게 웃으며..
- 화장품 코너... 눈에 보이는 대로 마구 쓸어 담듯이 사는 강모와 성모.. 미주, 달려와서 이를 말리며...
- 구두코너... 미주가 앉아 있고.. 성모와 강모가 양쪽에서 자신들이 고른 구두를 각각 한 짝씩 신겨보는데...
미주, 구두를 짝짝이로 신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는데...
- 여성 의류 코너... 열심히 미주 옷을 골라주는 성모와 강모...
미주, 옷을 고르고 있는데 성모와 강모가 각기 고른 옷을 마구 들이대며 미주에게 대보고...
이를 보며 웃는 점원... 미주, 쑥스럽게 눈치를 보며...
- 성모와 강모가 탈의실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고...
결국 미주가 고른 옷으로 갈아입고 탈의실에서 나오는 미주... 세련되고 예쁘다.
성모와 강모, 놀란 표정으로 벌떡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치고...
주변 사람들이 보면 미주, 쑥스럽지만 행복한 표정으로...
씬46. 제과점 안
(하이힐에 멋진 모습으로 변신한 미주와 성모, 강모가 팥빙수를 먹으며...)
성모 : 이러고 보니까, 우리 미주 꼭 공주 같다.
미주 : 내가 공주면 오빠들은 뭔데?
강모 : 우리? 우린 그냥... 호위무사지, 뭐.
성모 : 누가 귀찮게 하면 말만 해. 오빠들이 물리쳐 줄게.
미주 : 치, 오빠들 무서워서 나 평생 시집두 못가겠네.
성모 : 어떤 놈인지, 죽었다고 복창해야지. 우리 미주 데려가서 행복하게 못해주면 우리가 가만 안둘 텐데.
미주 : .. (잠시 생각, 그 위로)
- 인서트
(민우의 웃는 모습, 짧게)
- 다시 현실
미주 : (미소 머금고) 내가 공주면... 왕자님 같은 사람 만나면 되지 뭐.
강모 : 너, 혹시 남자친구 있는 거 아냐?
미주 : (화들짝 놀라고) 어?
성모 : 왜 그렇게 놀래? 너 진짜 있는 거 아냐?
미주 : (깜짝 놀라서) 지금 몇 시야? 오늘 약속 있는데..!
성모 : 누구랑 약속 있는데?
미주 : 미안해, 오빠. 나 먼저 갈게. (급히 뛰어나간다)
강모 : 쟤, 요즘 진짜 연애하는 거 아냐?
성모 : (미소) 그 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남들이 하는 거, 다 해봐야지.
강모 : .. (웃으며)
씬47. 미주 집 근처 공터
(민우가 차를 세워 놓고 기대어 서있다. 시계를 보며 짜증난 얼굴..
이때, 미주가 하이힐을 신고 위태롭게 뛰어온다.
민우, 인상 구기면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 순간... 미주, 하이힐이 꺾이더니 꽈당 넘어진다. 민우, 크게 놀라서 뛰어가며...)
민우 : 미, 미주야...!!
(미주, 아파서 보면, 무릎이 살짝 까져서 핏기가 비친다. 민우, 피보고 당황해서...)
민우 : (피보고 당황하며) 피나잖아, 이 바보야..!
미주 : .. 괜찮아요.
민우 : 벼, 병원 가자.
미주 : (헤 웃으며) 이깟 걸루 무슨 병원이에요? 반창고 붙이면...
민우 : 업혀.. 얼른..!
미주 : (당혹) 별거 아니에요. 괜찮으니까..
(민우, 미주, 번쩍 안아서 들어 올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미주, 창피해서...)
미주 : 여기 우리 동네예요. 내려줘요...
민우 : (안고 가며) 지금 그딴 게 문제야? 니 무릎에서 피가 철철 나는데?
미주 : 철철은 무슨... 괜찮다니까요?
(민우, 아랑곳하지 않고 미주를 안아서 차에 태우는데..)
씬48. 남산 일각 (밤)
(서울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민우와 미주가 내려다보며... 미주, 무릎에 작은 밴드가 붙여 있고..)
미주 : 창피해서 혼났네. 반창고 하나 붙일 걸 그렇게 병원을 발칵 뒤집어 놔요?
민우 : (멋쩍어서) 야.. 파상풍이란 게 있거든... 알지도 못하면서...
(미주, 그래도 은근히 기분 좋다, 피식 웃는데...
민우, 힐끔 분위기 살피더니 손으로 미주 머리를 슬며시 당겨서. 어깨에 기대게 하려고 하고...
미주, 어색해서 고개 들고... 민우, 다시 당기면 미주 다시 들고.. 민우, 힘줘서 당기려고 하면 미주, 힘줘서 버티는데...)
민우 : 너 증말... 분위기 깨게 이럴래?
(이때, 별똥별 하나가 휙 지나간다)
미주 : 와, 별똥별 떨어진다. 소원 빌어야 되는데? (눈감고 소원을 빈다)
민우 : ... (미주를 물끄러미 보는데)
미주 : (눈 감은 채) 소원 안 빌어요?
민우 : (미주를 보며) 지금 빌고 있어...
(민우, 키스하려고 천천히 입술을 가져간다. 이때, 미주, 하품을 쫙 하며 눈을 뜬다. 민우, 벙찌는데...)
미주 : 졸리다.. 늦었는데 그만 집에 가면 안돼요?
민우 : (속 탄다) 내가 미친놈이지... 그래. 가자. 가...
미주 : ... (웃는데)
씬49. 교도소, 감방 안 (다른 날 낮)
(필연이 정좌로 책을 보고 있다. 이때, 소장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다.
필연, 얼른 일어서서 다가가고.. 소장, 서류봉투를 건넨다)
소장 : (은밀하게) 이거.. 오실장님께서 보내신 겁니다.
필연 : (받고) 고맙소.
(소장이 가고나면 필연, 자리에 앉아서 급히 자료들을 꺼낸다. 현직 정치인들의 비밀 사찰 기록들이다.
자료들을 급히 넘기는 조필연의 눈매가 번뜩거리고...)
- 시간경과
(조필연이 편지를 쓰고 있다. 그 옆에 국회의원의 자료가 펼쳐져 있고...)
필연 : (E) 친애하는 박용선 의원님... 늘 의원님을 존경했지만 연이 닿질 않는군요.
씬50. 국회위원 사무실
(박의원이 편지를 읽고 있다. 그 위로...)
필연 : (E) 전 요즘 동지가 필요합니다. 제가 박의원님과 평생의 동지가 될지.. 아니면 끝내 연을 맺지 못하고 원수가 될지는
전적으로 의원님 손에 달렸습니다.
(박의원, 편지를 확 구겨 버린다. 두려움이 역력한 표정)
씬51. 몽타주
- 감방 안...
또 다른 편지를 쓰는 필연.. 그 옆에 다른 국회의원의 자료가 펼쳐져 있고...
- 어느 국회의원 사무실...
또 다른 국회의원이 괴로운 듯이 한숨 내쉬며... 시선을 옮기고 탁자 위를 보면... 조필연의 편지가 놓여 있고..
- 면회소...
그 두 의원이 면회를 와 있다. 들어서는 조필연.. 공손히 인사를 하면 두 의원이 환한 미소로 맞이하고..
웃음 지어 보이는 필연의 눈빛이 번뜩이는데...
- 감방 안...
필연이 정자로 책을 읽는데 간수가 신문을 툭 던져놓고 간다.
신문을 펼쳐드는 조필연... 타이틀 기사에 ‘민홍기 후보, 강남 을구 보궐선거에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필연, 눈빛이 서늘해지며 신문을 구기는데..
씬52. 민홍기 사무실 안
(민홍기와 천, 백, 조, 박회장이 모여 있다. 황태섭은 보이지 않고...)
천회장 : 당선 축하드립니다.
홍기 : 건대협에서 공식적으로 날 후원하신다니, 고맙습니다. 근데, 황태섭 회장이 안 보이는군요.
박회장 : 황회장은 워낙 조필연과 가까운 사이 아닙니까? 이해하십시오.
홍기 : ... (생각)
- 시간 경과
(민홍기만 혼자 앉아 있다. 성모가 들어서고..)
홍기 : (일어선다) 황태섭은 여전히 조필연을 지지하고 있어.
성모 :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의원님께선 황태섭과 사이가 좋은 것처럼 행동하셔야 합니다.
홍기 : .. (본다)
성모 : 물론 후원회도 황태섭이 주도한 걸로 되어야 하구요.
홍기 : 조필연과 황태섭을 갈라놓겠다는 건가?
성모 : (싸늘해진다) 아예, 조필연이 황태섭을 제거하면 더 좋겠죠.
홍기 : ..!! (놀란다)
성모 : 황태섭이 건재해 있으면... 조필연은 언제든 재기할 겁니다. 아예 그 싹을 잘라 놓는 게..
홍기 : 방법은 있는 건가?
성모 : ... (차갑게 씩 웃는데서)
씬53. 교도소 운동장 안 (다른 날, 낮)
(필연과 성모, 고재춘이 걷고 있다)
필연 : 요즘 바빴나 보구나.. 니가 면회를 오지 않아서 섭섭하던 참이었어.
성모 : 죄송합니다. 근데.. 생각보다 좋아 보이십니다.
필연 : 이 안에서... 불편 한 거 없어. 환경이란 거, 만들기 나름 아니겠냐.
성모 : ... (멈추고, 본다) 건대협이 민홍기쪽으로 붙었습니다.
필연 : ..!! (굳어진다) 그게 사실이냐?
성모 : 다시 나오신다고 해도, 재기를 할 기반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필연 : 누구 뜻이야? 황태섭 뜻인가?
성모 : 황회장이... 건대협 수장이니까요.
필연 : 그동안 면회 한 번 안 오고 날 회피했던 이유가 있었구만... 재춘이 너... 당장 가서 황태섭 보고 날 좀 보자고 해.
재춘 : 알겠습니다.
필연 : 인간관계는 어려울 때 드러나는 법이야.. 황태섭 그 인간.. 그 전에도 내가 어려울 때마다 날 여러 번 배신했었어.
만약.. 이번에도 배신 한다면.. 나도 더는 용서를 못할 거 같다.
성모 : .. (보는데, 눈빛)
씬54. 만보건설 회장실
(태섭이 한강건설의 건대협 입회 동의서를 보고 있다. 찬성 란에 표시가 되어 있는...
태섭,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린다)
태섭 : 나, 만보건설 황태섭회장이오. 이사장한테 메모 안전했소?
소태 : (F) 그게... 요 며칠 통 연락이 안되서...
태섭 : 그럼 연락되는 대로 나한테 전화 좀 달라고 전해 주시오.
(태섭,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하는데... 영국이 들어선다)
영국 : 손님 오셨습니다.
태섭 : 누군데?
재춘 : ... (들어선다, 인사하고)
태섭 : 무슨 일인가?
재춘 : 조필연 국장님이 좀 뵙자고 하십니다.
태섭 : ... 잘됐구만... 그렇지 않아도 찾아 뵐까 했는데...
씬55. 면회소 안
(태섭과 영국이 기다리고 있다. 간수와 함께 나오는 필연.. 태섭과 필연, 잠시 시선 마주치다가...)
필연 : (간수에게) 좀 편안한 자리로 갔으면 하는데.. 괜찮겠지?
씬56. 동, 상담실
(재소자들과 상담을 하는 방 쯤... 황태섭과 조필연이 마주 앉아 있다)
필연 : 건대협에서 민홍기를 후원하기로 했다고요?
태섭 : (대수롭지 않게) 그래요?
필연 : 황회장은 몰랐소?
태섭 :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습니까?
필연 : ..!! 뭐요?
태섭 : 패배자를 기다려 줄만큼.. 우리 기업하는 사람,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니다.
필연 : (노려본다) 방금... 패배자라고 하셨소?
태섭 : 구름은 높은 곳에 모이기 마련입니다. 돈도 마찬가지지요. 누가 패배자한테 돈을 투자하겠습니까?
필연 : ..!! 이것 봐요, 황회장..!
태섭 : 난 앞으로.. 당신한테 더 이상 건넬 돈이 없소. 당신 때문에 지은 죄 값으로... 내 재산을 다 내놨거든.
필연 : 무슨 소리요? 나 때문에 지은 죄 값이라니?
태섭 : (노려본다) 당신이 죽인 내 친구, 이대수... 그 아들이 나타났소.
필연 : ..!! (크게 놀란다)
태섭 : 난 이번 기회에 다 속죄를 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만 우리도 그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어 내야지요.
필연 : ... (노려본다) 그 아들이라는 놈이.. 대체 누구요?
태섭 : 왜? 보복이라도 당할까봐 두려운 거요?
필연 : 누구냐고 묻질 않소..!!
태섭 : 아니면..! 이대수를 죽였듯이.. 그렇게 그 아들도 죽이려고?
필연 : 야, 황태섭..!!
태섭 : 이제 네깟 놈한테 더 이상 당할 이유 없어.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니 놈 앞에서 꿇릴 것도 없고 질 이유도 없어.
알겠어, 조필연..!!
필연 : ...
태섭 : 앞으론 언제든지 네 놈을 상대해 줄 테니, 니 맘대로 해 봐. (일어선다)
그리고... 이것만은 알아둬라.. 나도... 네놈 이상 잔인하다는 거... (밖으로 나간다)
필연 : ... (무섭게 표정 변하며) 잔인하다.. 나보다도.. 더 잔인하다..?
(차갑게 웃는다) 그래.. 잔인한 게 어떤 건지.. 어디 한번 직접 느껴 봐..
씬57. 모텔, 객실 안
(급히 들어서는 강모... 탁자에 앉아 서류 가방에서 서류를 보는데... 이때, 전화가 울린다)
강모 : (수화기 들고) 네.
소태 : (F) 너 왜 이렇게 며칠 째 연락이 안 돼?
강모 : 이것저것 좀 바빴어.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어?
소태 : (F) 황태섭 회장이 너 찾는 전화, 여러 번 왔었어. 중요한 일이니까 전화 좀 꼭 달라고 하더라.
강모 : 알았어. (끊고 생각하는데)
씬58. 만보건설, 회장실
(태섭이 들어선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태섭 : (수화기 든다) 네.
강모 : (F) 접니다.
태섭 : 그래... 니 전화, 기다리고 있었다.
강모 : (F) 무슨 일이시죠?
태섭 : 너하고 갈 데가 좀 있어. 아주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될 거다.
강모 : (F) 그 사람이 누군데요?
태섭 : 그 전에.. 너한테 전해줄 것도 있으니까 만났으면 하는데.. 오늘 밤 여덟시에, 우리 집 근처가 좋겠어.
(이때, 정연이 급히 들어서며)
정연 : 아버지..!
태섭 : ..! (눈치 보며, 당혹) 그래.. 거기서 보자.. (수화기 놓는다)
정연 : (이상해서) 누구 전화에요?
태섭 : 어? 아, 아니다..
정연 : ... (수상쩍게 보다가) 한명석 국장님한테 연락 왔었어요. 오늘 밤에 약속 잡으셨으면 하던데...
태섭 : 한국장이 왜?
정연 : 한강건설 때문에 그럴 거예요. 제임스 리에 대해서도...
태섭 : (OL) 한강 건설에 관한 건 신경 끊으라고 했잖아..!
정연 : 아버지...
태섭 : 한국장하고의 약속은 내일로 미뤄라. 오늘은 다른 약속이 있어.
정연 : 지금 우리한텐 한국장님 약속보다 더 중요한 거 없어요.
태섭 : 정연아...
정연 : 제임스 리라는 사람 만나셨죠? 누구에요, 그 사람?
태섭 : 그만 나가봐라.
정연 : 아버지...
태섭 : 나가 보래두..!
정연 : .. (나간다)
태섭 : .. (생각)
씬59. 교도소 상담실 안
(필연이 창밖을 보고 서 있다. 재춘이 그 옆에 서 있고...)
필연 : 이제 그만... 황태섭한테 맡겨 놨던 만보건설을 찾아와야 할 때가 된 거 같다.
재춘 : 무슨 말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필연 : (등을 보인 채) 실수 없이 해야 해.
재춘 : 알겠습니다.
필연 : (돌아본다. 잠시 보다가 재춘을 안아주며) 고맙다, 재춘아.
재춘 : 국장님...
필연 : (본다) 내 꼴이 이렇게 초라해도.. 여전히 날 믿어 주는 건 너 뿐이란 생각을 드는구나.
재춘 : ... (미소)
필연 : ... (재춘의 어깨를 두드린다)
씬60. 태섭 집 앞 (밤)
(태섭을 태운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염재수가 급히 내리더니 차 뒷문을 열면 태섭이 내리고...)
태섭 : 난, 여기서 산책 좀 하다 가겠네.
재수 : 혼자 가시려구요? 저두 가겠습니다.
태섭 : 됐어. 나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간다)
(그 일각... 재춘이 태섭 쪽을 노려보고 있다. 안주머니에서 검은 복면을 꺼내는데..)
씬61. 동, 근처 공원
(태섭이 다가온다. 잠시 주변을 살피고는 시계를 보는데.. 이때, 조용히 뒤쪽에서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태섭, 담배를 찾으려는 듯 상의를 뒤지는 순간
얼굴을 완전히 뒤집어 쓴 채 눈만 보이는 검은 복면의 사내가 뒤에서 노끈으로 태섭의 목을 휘어 감는다.
있는 힘껏 줄을 당기는 검은 복면..
태섭, 숨이 넘어갈 듯이 바둥대면서 손을 뻗어 복면을 벗기려는데... 그러나 숨이 거의 넘어갈 듯이...
이때, 다가오는 승용차... 강모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치자 당황하는 검은 복면...
강모, 태섭을 보더니 놀라서 차에서 뛰어 내리고.. 복면, 강모를 보더니 놀라는 눈동자...)
강모 : 너 누구야..!! 회장님..!! (달려가는데)
(검은 복면, 마지막 숨통을 끊지 못하고 그대로 도망친다.
태섭, 정신을 잃고 쓰러지며 놀이 기구 쯤에 머리를 부닥치고..
이때, 다가오던 방범대원이 도망치는 검은 복면을 보더니 호각을 불며 쫓아가는데..
강모, 태섭을 안는다. 손에 묻은 피...)
강모 : (태섭을 끌어안고) 정신 차려요.. 회장님..!
태섭 : ...
강모 : 회장님..! 정신 차리라구요..! 회장님..!!
(외치는 강모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