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 하나로 시작된 휴휴암은
온갖 번민일랑 바다에 떨궈버리고
쉬고 또 쉬어가라는 뜻에서 절이름을 지었단다
여름휴가때 무덥던날 찾았던 휴휴암
시원하고 즐겁기만 했었는데...
그때랑 같은 곳이지만
다른 느낌으로 찍으려고 하니 다행히 또 보인다
쓸쓸한 겨울 바다와 울타리 주변의 마른 들풀,
황량하고 메마른 겨울도
지나가면 추억이 되겠지
모든 번민을 세찬 파도에 실려서 보내버렸는가?
그대~~~~~
상투를 튼 듯한 동자석상도 귀엽고
휴휴암 주변 바위는 유난히 기괴한 형상이 많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우주인 같기도 하고, 생선 같기도 한 바위의 형상
철조망 안이라 갇힌 듯한 느낌도.
관심없던 사람도, 관심을 가지면 이뻐 보이듯이
무심했던 단청도 이뻐보인다
쓸쓸해 보이지만 슬픈듯한 색감이 아름답다.
슬픔의 미학.
쓸쓸하던 슬프던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게 세상에는 많다
자기 몸을 태워 남을 따뜻하게 한 희생
인연
난 이자리에 머물고 싶은데 인연은 스쳐지나간다
보살님을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을 스쳐 지나가는 훈남.
아는 누군가를 닮았고
갑자기 인연이란 것에 대해 생각케 된다
생선 아가리를 닮은 듯한 바위 형상이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집어삼킬 것 같은 기세다
휴휴암 앞의 검푸른 동해바다는
여전히 우렁차게 철썩이고,
이세상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번민을 씻어주려 한다.
나는 이 바다를 보며
번민을 얼마나 떨쳐내었는지...
첫댓글 인연의 사진 정말 좋네요~~^^
역시 사진이란 순간의 진실...
괜찮지요?ㅋ
스쳐 지나가는 남자분 없었으면
제목도 내용도 없는 밋밋한 사진이 되었을텐데
저분이 사진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 것 같아
누군지 몰라도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