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는 모나미 볼펜을 달고 살았다. 필기의 신이라도 될 요량으로? 아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솟아나는 오랑캐 같은 여드름을 잡는 데 모나미 볼펜이 최고였으니까. 노랗게 잘 익은 여드름을 볼펜 끝으로 톡 찍어서 뿌리까지 짜낼 때의 쾌감이란! 그런데 지금 얼룩덜룩한 피부 톤의 주범이 바로 ‘그놈’이란 걸 알곤 이제는 BIC 볼펜만 쓴다. 집에 와선 다이알 비누로 세안했다.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세수를 하다 보면 피지가 바짝 말라 여드름도 배겨내지 못할 줄 알았건만, pH 조절에 실패한 내 피부는 활기를 잃고 늙어만 갔다. 여름휴가로 찾은 경 포대에선 친구들이 좋다고 해서 얇은 귀 팔랑거리며 바닷물 세안도 해봤다. 그러나 여드름 없는 아기 피부가 되기는커녕 한동안 피부과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이것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식초 물 세안도 해봤다. 결과는? 먹을거리로 장난치지 말라는 조상님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더라. 사내자식이 부엌에서 얼쩡거린다고 엄마한테 욕을 배 터지 게 얻어먹은 데다, 여드름은 없어지긴커녕 성난 황소의 뿔처럼 부풀어 올랐다. 뻥을 조금 보태, 식초 세안을 며칠만 더 했더라면 얼굴에 뿔이 열일곱 개쯤 난 남자로 TV 카메라 세례를 받 았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그간 피부과에 쏟아부은 돈이 얼만지. 여드름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는 곧 출시될 포르셰 911 신형 카탈로그를 뒤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평상시엔 랜드로버 이보크를 몰고 다니면서 말이다.
피부과 의사들은 내가 여드름 때문에 한숨을 쉴 때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 달래듯 이야기하곤 한다.
“세안 꼼꼼히 하고 절대 손 대지 마십시오. 스트레스 받으면 여드름이 더 악화될 수 있으니 마음을 편안히 가지시고요. 잘 먹고 잘 쉬는 게 여드름 완화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 인 생활은 필수고요.”
스트레스 안 받고 규칙적인 생활… 누가 모르나 알아도 못 지키거나 하느라고 하는데도 여드름이 나는 걸 어떡하라고! 하긴 모공 하나 없는 듯 깨끗한 피부의 피부과 의사들이 그 심정을 알리가 없겠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울화가 치민다. 누가 모르나? 알아도 못 지키거나, 하느라고 하는데도 여드름이 나는걸 어떡하라고! 하긴, 모공 하나 없는 듯 매끌매끌한 피부의 소유자들인 피부과 의사들이 사춘기 이후 여드름과의 혈투에서 백전백패하는 심정을 알 리가 없겠지. 그렇다고 그들을 마냥 미워할 수는 없다. 여드름과의 사투에서 그나마 덜 처절하게 패하는 방법은 피부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길뿐이니까. 피부과 의사들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코너에 몰려 여드름에게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있을 때 하얀 타월을 던져주는 코치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끈질기게 나를 물고 늘어지는 상대를 아예 제거해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주사와 피지 분비 억제제 같은 약을 이용해 여드름의 흥분을 가라앉혀준다.
사춘기 이후 15년 넘게 여드름과 사투를 벌이면서 나는 피부과 의사들에게 의지하는 한편, 그들을 미워하게 되었고(‘흥, 그런 교과서적인 충고는 누가 못해!’) 불신하게 되었으며 (‘피부과 의사들 저 반들반들한 피부 좀 보라지! 피부에 진짜 좋은 주사나 약 같은 건 따로 있는 게 틀림없어. 그걸 의사들끼리만 쓰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병원 환자 수가 급감할 테니 말이야’), 매 맞는 아내가 남편을 미워하면서도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민간요법에 솔깃했다가 배반당하고, 또 솔깃했다가 배반당하는 일을 거듭해왔다.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얻게 되었다.
여드름과의 15년 전쟁에서 내가 얻은 것 1 볼 곳곳에 움푹 팬 여드름 흉터들.
2 이마, 볼, 턱 등 얼굴 전반에 생긴 거뭇거뭇한 여드름 자국들.
3 여드름 흉터를 가리기 위해 사들였다가 몇 번 써보고 귀찮아서 내팽개친 컨실러들.
4 남성용 비비크림이 발명되기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피부 미남으로 위장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사서 썼다가 효과는 못 보고 망신만 당한 여성용 파운데이션(상표는 ‘쥬단학’이었지 아마).
5 연필꽂이며 욕실 칫솔꽂이, 거실 테이블 등 손이 닿는 곳마다 놓여 있는 압출기 예닐곱 개.
6 압출기가 잠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 초조해지는 증상.
7 피부과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교과서적 충고들(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라, 술과 담배를 삼가라, 스트레스 받지 말라 등)을 지킨다고 해서 여드름이 없어지진 않지만, 그 충고를 따르지 않을 때는 어김없이 여드름이 솟아나는 불공평한 현실.
8 이미 성이 날 대로 난 여드름은 짜도 짜지지 않는다는 더러운(?) 현실.
9 결국, 여드름은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긋지긋한 진실.
10 여드름 피부를 잘 관리하려면 여드름 관리 화장품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영리한 브랜드들은 이런 우리의 약점을 잘 알아 끝없이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사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효과 있는 제품을 찾아내지 않으면 피부과뿐 아니라 여드름 관리 제품에도 내 피 같은 돈을 쏟아부어야만 한다는 슬픈 사실.
여드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드름과 관련된 쓰라린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도무지 답 안 나오는 여드름 관련 궁금증을 < GEEK >에서 풀어주고자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궁금한 점을 모아봤다.
“ 여드름도 옮나요? 남동생이 여드름이 많은데 자꾸 손으로 비벼서 제 얼굴에 묻히는 장난을 치네요.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최근 제 얼굴에도 여드름이 나네요.” (박영미) 여드름이 옮는다는 얘기는 모낭충을 염두에 두고 생겨난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모낭충을 다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염도 가능하나, 세안만 제대로 해도 모낭충의 과도한 번 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세안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유분이 많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등 과다 피지가 피부에 오래 머물게 되면 모낭충이 번식하 기 쉬우므로 주의하자.
“ 여드름 부위에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을 바르면 좋다는데 진짜 효과가 있는지 알려주세요!” (양윤선) 많은 사람이 공감할 거다. 특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드름을 짠 다음 남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던 기억. 여드름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나 화농성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효 과가 있단다. 후시딘은 후시디닉산이라는 항생제 연고다. 만일 화농성이나 웅괴성 여드름으로 변했다면 이보다는 피지 분비를 줄이는 성분이나 염증을 없애는 클린다마이신 계열의 항생제 연고를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뭔 말인지 모르겠다면 약사에게 물어보자.) 마데카솔은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복합 제품으로 일시적으로 염증을 줄일 수 있으나 장기 사용은 피하는 편 이 좋겠다.
“ 여드름균 박멸이 진짜 어렵다던데, 그럼 여드름은 난치병인가요? 아버지는 나이가 쉰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등드름이 나시거든요.” ( 조윤나) 분명 여드름은 의학 기술이 발달한 요즘 세상에도 쉽게 정복되지 않는 난치병이라 하겠다. 여드름을 일으키는 균은 모낭충이라고 한다. 피부 진드기인 ‘데모덱스’는 털이 자라는 모낭 속이나 피지를 분비하는 피지선에 살기 때문에 얼굴이나 머리, 눈썹에 소수 기생하고 있다. 그 수가 늘어나면 모낭충 자체와 사체, 배설물 등으로 인해 모낭과 피지샘의 활동이 저하되고, 곪는 여드름이 증가한다. 피지 분비가 증가한 상황에서 잘 번식하므로 피부는 더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몸에 여드름이 나는 경우엔 지속적인 외부 자극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니 머리를 청결히 하고, 꼭 끼는 옷 등을 피하고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도록 아버지께 권해보자. 옷과 샴푸를 사드리면 더 좋겠다.
여드름 케어 제품의 대명사들1 뉴트로지나 스킨 클리어링 라인.
2 닥터 자르트 컨트롤 에이 라인.
3 이니스프리 비자 안티 트러블 라인.
4 키엘 블루 허벌 라인.
그러니 직접 써보는 수밖에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피부과에 랜드로버 이보크와 포르쉐 911 살 돈을 쏟아부은 사람이다. 영리한 사람이라면 이 문장 속에 이런 의미가 숨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특히 효과 있다고 입소문 난 여드름 관리 제품들을 모았다. 그리고 우리의 그루밍 특공대를 초대했다.
뉴트로지나 스킨 클리어링 라인은 정말 여드름에 효과가 있을까? 뉴트로지나 스킨 클리어링 라인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여드름 케어 라인. 기초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포밍 워시가 가장 유명하다. 풍성한 거품으로 모공 속 피지를 말끔히 씻어내 지성인들의 여드름을 애초에 방지해주는 제품이라 소문나 있다. 요즘 토너도 피부 결 개선에 효과 만점이라고 입소문을 타는 중.
TESTER 정산 (23세, 대학생)
10년째 여드름으로 마음고생 중. 잘못된 사후 관리로 얼굴 곳곳에 색소 침착이 발생했고 얼굴 톤까지 전반적으로 어둑어둑해졌다. 당연히 마음까지 천근만근.
✚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나? 한 달간 매일 아침저녁 뉴트로지나 스킨 클리어링 전 라인을 사용했다. 다른 기초 제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 사용 후 달라진 점?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었다기보다 피지 분비가 줄어 피부가 전반적으로 깨끗해진 느낌이 들었다. 여드름이 막 나기 시작한 사람이나 늘 화농성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보다는 피지 분비가 왕성한 개기르머들이 평소 기초 라인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
✚ 개별 제품에 대한 평가는? 스킨 클리어링 포밍 워시 (150ml 1만8천원대) 생각보다 거품이 잘나지 않아 여러 번 펌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뭔가 깨끗하게 씻기지 않는 듯한 불신이…. 유자인지 오렌지인지 모를 청량한 향과 시원한 느낌은 기분 전환에 좋다.
스킨 클리어링 폼 클렌저 (175ml 1만8천5백원대) 포밍 워시와 달리 세안하고 나서 시원한 느낌이 그만! 거품도 잘 나는
편이고 일주일 동안 사용한 뒤 유분기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에 비해 꼭 이걸 사야 해! 하는 차별점이 없는 게 아쉽다.
BEST 스킨 클리어링 토너 (200ml 2만1천5백원대) 처음엔 그냥 물을 펴 바른 듯 아무 느낌이 없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자극할 듯. 그런데 꾸준히 써보니 진가를 알겠다. 어지간한 자극에도 안정적이고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도 줄었다. 개기름 좔좔 흐르던 피부가 많이 정돈되었고. 이제 예전에 쓰던 제품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
스킨 클리어링 수딩 모이스춰라이저 (100ml 2만원대) 처음부터 가장 신뢰도가 높았던 제품으로 보습 효과가 만족스러워 매우 좋았다. 순하고 보들보들한 텍스처도 맘에 든다. 이 제품 다음에 비비크림을 발라보니 훨씬 잘 발리는 듯. 다만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 났을 때 부드럽게 완충 작용을 해주는 제품이 따로 있다면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좋을 텐데 싶다.
✚ EDITOR'S COMMENT 출장길 화장품을 미처 챙기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구입해 사용해본 라인. 클렌저의 명가답게 클렌저는 세정 효과가 탁월하다. 하지만 더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비교적 덜 알려진 수딩 모이스처라이저. 이 제품은 여드름 피부뿐 아니라 지성 피부인 남자가 여름에 사용하기에 최상인 모이스처라이저다. 번들거리지 않고 땅기지도 않는다. 저렴한 가격도 추천 요소.
요즘 한참 광고 중인 닥터 자르트 CTRL-A 라인은 어떨까? 닥터 자르트 CTRL-A 라인은? 4주간의 임상 실험을 마쳐서 민감한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번들거림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샴푸부터 컨실러, 앰풀까지 다양한 제품들로 여드름인들의 니즈를 골고루 충족시킨다. 토너와 모이스처라이저 같은 데일리 케어 제품은 점보 사이즈도 있어 쟁여놓고 쓰기 좋다.
TESTER 박종건 (30세, 제일모직 MD)
수시로 올라오는 여드름에 지쳐 이제는 거의 해탈의 경지에 오른 그의 고민은 과잉 피지와 여드름이 남긴 생채기들.
✚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나? 기존에 사용하던 저자극 화장품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한 달간 매일 아침저녁으로 닥터 자르트 컨트롤 에이 라인을 사용했다.
✚ 사용 후 달라진 점? 여드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단계라기보다, 휴지기에 가까워 여드름 감소 효과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피지 분비량이 줄어 늘 번들거리던 T존 부위 관리에 효과를 봤다는 점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피부를 진정시키면서 여드름을 관리해주는 것 같아 맘에 들었다.
✚ 개별 제품에 대한 평가는? 컨트롤 에이 클래리파잉 토너 (150ml 2만7천원) 제품 사용 후 불편한 점이 생겼다. 이전엔 세안 후 화장품을 안 발라도 크게 건조하거나 땅기는 느낌이 없었는데, 이 제품을 5일 정도 사용한 후부터 피부 땅김 현상이 심하게 느껴진다. 여드름 잡으려다 주름만 느는 거 아닌지 몰라!
BEST 컨트롤 에이 수딩 모이스처라이저 (50ml 2만9천원)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맘에 든다. 일주일 동안 꾸준히 사용해본 결과 여드름이 줄어든다는 느낌보다 피지가 정돈되어 인상이 전반적으로 좋아 보이는 느낌(착각?). 피부 톤도 다소 밝아진 기분!
컨트롤 에이 센스티브 선 프로텍터 (40ml 2만8천원) 선크림을 바르면 갑갑하고 진득한 느낌이 들어서 꺼려왔는데 이 제품은 상당히 깔끔하고 가볍다. 점심시간 이후만 되어도 오일뱅크를 방불케 했던 내 피부의 번들거림도 덜한 것 같고.
컨트롤 에이 스팟 아웃 (10ml 2만8천원) 용기의 짜는 방식이 조금 불편하다. 깔끔한 사용감은 맘에 드는데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여드름보다 슬그머니 올라올 기미가 보이는 붉은 기에 효과가 있는 듯. 감기도 여드름도 초장에 잡아야 해!
✚ EDITOR'S COMMENT 여드름을 뜻하는 아크네(Acne)의 머리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마저 당차다. 다른 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없던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여 연구 많이 했구나 싶어 기특한 라인이다. 제품력이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나 에디터의 완소 아이템은 잡티 커버 제품. 얼룩덜룩 잡티로 남은 여드름 자국을 감쪽같이 가려준다. 없앨 수 없다면 가리기라도 해야 하니까!
이니스프리 비자 안티 트러블 라인은 자극 없이 여드름을 잠재워줄까? 이니스프리 비자 안티 트러블 라인은? 깨끗한 제주의 자연에서 찾은 재료로 자연주의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답게, 제주도의 비자 열매로 여드름 라인을 만들어 지역사회에도 기여한단다. 여느 브랜드와 다르게 화농성 여드름과 좁쌀 여드름을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게 제품을 출시한 센스가 돋보인다.
TESTER 김성철 (29세, LG전자 연구원)
얼굴 전반에 골고루 포진해 있는 여드름이 고민, 뺨 부위에 진행 중인 화농성 여드름과 흉터로 남은 자국들이 그간의 사투를 짐작케 한다.
✚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나? 집과 회사 숙소에 각기 다른 화장품을 두고 사용해왔으나 실험 기간에는 오직 이니스프리의 비자 안티 트러블 라인만으로 관리했다.
✚ 사용 후 달라진 점? 그동안 사용했던 여드름 전용 화장품들은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한 대신 자극적인 요소들이 가득해 오히려 피부 톤을 붉으락푸르락하게 만들었다. 반면에 이 라인은 피부에 평온함을 찾아준 것 같다. 대신 여드름 박멸에 나선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될 듯. 한 방에 끝낼까,혹은 급해도 돌아갈 것인가!
✚ 개별 제품에 대한 평가는? 제주 비자 안티 트러블 페이셜 폼 (150ml 8천원) 세안 후에 뽀드득한 소리가 날 정도로 깨끗이 씻겨나가는 느낌. 수염이 많은 털털한 남자인데, 거품이 잘 나서 여행이나 셰이빙 폼이 떨어졌을 때 대안제로 훌륭할 것 같다.
제주 비자 안티 트러블 스킨 (200ml 1만5천원) 천연 유래 살리실산,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다지만 이전까지 사용하던 제품과 차별점을 못 찾겠다.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점은 좋았지만.
BEST 제주 비자 안티 트러블 로션 (100ml 1만3천원) 수분감이 풍부하고 얼굴이 번들거리지 않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건너서 들은 얘기로 여드름 피부에도 유수분 밸런스가 중요하다는데 유분감이 거의 없어서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제주 비자 안티 트러블 스팟 W/R (30ml 1만5천원) 트러블이 올라온 부위에만 바르는 제품이다. W는 하얀색 트러블, R은 붉은색 트러블에 바르란다. 하지만 트러블을 구분하기가 모호하다. W는 하얀색 투명한 제형, R은 녹색을 띠는데 그린 컬러만의 보정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서에 나와 있지만 가뜩이나 얼굴색이 칙칙한 편인데 녹색 젤까지 발랐더니 슈렉이 따로 없다. 아침에는 바르지 못하고 저녁에나 써야 할 듯.
제주 비자 안티 트러블 리커버리젤 (30ml 2만원) 트러블이 난 부위를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느낌을 준다. 확실히 젤을 바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한데 양 조절이 관건이다. 조금이라도 많이 바르면 하얗게 얼굴 위에서 밀려 때처럼 일어나고, 적게 바르면 바른둥 만둥!
✚ EDITOR'S COMMENT 여드름은 세심한 관리가 필수. 그 말을 자꾸 손대라는 소리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스트레스와 여드름으로 성난 피부에는 휴식도 필요하니까. 다양한 제품이 준비된 건 좋지만 남자들에게 화장품 바르는 순서는 수학의 순서도만큼 복잡하기 마련이니 정리가 필요! 개인적으로 자꾸 손대는 여드름 부위에 붙인 다음 신경 끄게 만들어준 스팟 패치가 최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키엘 블루 허벌 라인은 과연?키엘 블루 허벌 라인은? 악지성으로 유명했던 앤디 워홀의 사랑을 독차지해 작품에까지 등장한 블루 아스트린젠트 허벌 로션. 그 인기에 힘입어 클렌저부터 스팟 제품까지 동생들이 줄줄이 탄생했다. 사용 후 ‘아에우에오’가 안 될 정도로 피지를 바짝 말려주기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불멸의 베스트셀러인 걸 보면 모두 효과만큼은 인정하고 있는 듯.
TESTER 임정호 (32세, 11번가 마케터)
눈에 띄는 여드름은 없는 편이지만 계절이 바뀌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하나씩 올라오는 여드름이 골칫거리.
✚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나? 평소 단계별로 다른 브랜드 제품들을 사용해왔으나, 공정한 실험을 위해 실험 기간에는 키엘 블루 허벌 라인만 사용하며 추이를 살펴보았다.
✚ 사용 후 달라진 점? 한 차례 폭풍우같이 강렬했던 여드름과의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소리를 종종 듣고 있다. 그러나 방심하는 순간 찾아오는 여드름 때문에 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데, 키엘의 블루 허벌 라인을 쓴 이래 모공 관리와 여드름 케어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대신 조금 덜 자극적이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 개별 제품에 대한 평가는? BEST 블루 허벌 젤 클렌저 (250ml 2만9천원) 물로 헹궈도 미끄덩거리는 느낌이 들어 여드름이 더 심해지는 건 아닌지, 한참을 걱정했다. 그러나 사용할수록 피부에 수분감을 유지해줘 피부 상태가 편안해졌다. 멘톨 성분 때문인지 화~ 하게 피부가 소독되는 느낌.
블루 아스트린젠트 허벌 로션 (250ml 2만8천원) 알코올 성분 때문에 얼굴 전체가 화끈거릴 정도! 세안 후에 피부에 남은 잔여물과 먼지가 닦이는 게 눈에 확연히 보인다.
기름종이 사용량이 반으로 준 걸 보니 유분이 준 것은 확실한 듯!
블루 허벌 스팟 트리트먼트 (15ml 2만6천원) 트러블이 났거나 생길 조짐이 보이는 곳에 사용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물음표로 남았다. 다만 트러블 위 각질 제거에는 도움이 되는 듯하다. 트러블 부위의 붉은 기를 개선해주면 더 좋은 점수를 줬을 텐데.
블루 허벌 모이스처라이저 (100ml 3만6천원) 전혀 리치하지 않아 여드름 피부에 적합한 제품이라 생각한다. 사용 직후엔 제품 자체가 얼굴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다. 수분 크림만큼은 아니지만 피부에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줘서 좋았다.
✚ EDITOR'S COMMENT 키엘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성공적인 토너라는 블루 아스트린젠트 허벌 로션의 효과는 에디터가 보장한다. 가끔 너무 자극적인 것 같아 다른 대안을 찾아보지만 첩 찾아 떠났던 남편이 조강지처에게 돌아오듯, 결국 선택은 이 토너였다. 가끔 이 제품 사용 후 모이스처라이저가 밀려 때처럼 나온다는 사람도 있으니 흡수가 충분히 된 다음,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