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FIT-2
이익이란 무엇인가? “이익을 내서 망한 회사는 없다”
기업의 손익계산서는 매출액이 맨 위에, 이익은 한참 밑에 나온다. 즉 이익을 기업의 실적보고서에는 살짝 나타내는 정도의 존재감이다. 경영성과의 가장 중대한 잣대인 이익을 푸대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를 보는 사람이 손익계산서의 끝을 보지 않는 한, 그는 20개 이상의 숫자를 보고 나서야 이익을 알게 된다. 그러면 매출액과 이익의 숫자를 맞바꾸는 조치만으로도 철저한 이익 중시의 기업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식매수와 스톡옵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스톡옵션은 복권과 비슷하다. 그러나 주식매수는 경영자들이 회사의 공동소유자로 만든다. 주주들은 회사의 소유주로 자신들과 경영자들이 같은 목표를 추구하기를 바란다. 주주는 주가가 내려가 손해를 보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열망한다. 그러나 경영자에 주는 스톡옵션은 거의 주가를 올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거꾸로 주가가 내려가면 경영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장기적인 이익지향을 강조하거나 과도한 연속성을 중시하면 이익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란 질문에 '예', '아니오'가 아닌 그 장단점을 저자는 제시한다. 장기 이익지향은 연속성이 필요하다. 연속성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연속성을 너무 중시하고 전통에 얽매이는 경우, 늘 평안하기를 바라는 조직문화는 이익 지향성이 약해질 수 있다. “대부분 농민의 최우선순위는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는 것이지, 이익을 최대한 많이 얻는 것이 아니었다. 농민은 자기 가족 및 앞으로 올 세대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 1순위이고 나머지는 다음 순위였다.” 이 인용문에서 농민을 기업인으로 바꿔도 지장이 없다.
은행제도는 나라마다 다르다. 스위스는 3대 은행의 시장점유율이 80%다. 프랑스는 41%, 독일은 31%, 한국은 42%다. 은행의 시장집중도가 높으면 개별 은행의 시장지배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독일은 작은 은행, 우리나라의 조합은행 같은 것이 전체의 2/3이다. 특히 중소기업들과 유난히 관계가 끈끈하다. 이런 지역은행은 전망이 밝지 않는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대주는 경우가 많다. 은행이 특정 회사에 대출을 많이 해주면, 위기에 대출을 회수해 발을 빼기가 힘들다. 이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자금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세율이 높은 나라에서 기업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비용을 발생시킨다. 어차피 나라에서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금을 적게 내므로 나라에서 보태어 채워주는 부분은 아예 처음부터 계산에 넣지 않는다. 기업가는 발생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그러니 더 철저하게 이익 위주의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홍콩에서 일하는 독일 기업가의 이야기다. 이 말은 즉 “높은 세율은 악착같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지를 약화한다, 한편으로 남는 이익이 별로 없고, 또 한편으로 발생한 비용의 큰 부담을 나라가 떠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이익. 이익 극대화 등의 말이 주는 어감은 다르다. 미국은 “이익은 태도이고, 태도는 장기 수익성을 위한 기반이다.” 이처럼 미국은 긍정적이다. 다른 나라는 이익이란 낱말이 부정적인 어감을 준다. 기업의 이익이 낮은 원인을 명확하게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그릇된 목표는 낮은 이익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많은 논문에 따르면 현실에서 매출액·판매량. 시정점유율 목표가 이익목표보다 더 중시되고 있다. 이익목표도 단기이익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장기지향적인 주주가치 개념과 조화를 이루지 못 한다.
이익 동인 중 하나인 가격은 관리·조종 가능성. 효과 등의 면에서 특성과 작용을 보여준다. 회사가 취한 가격 조치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칠까? 고객들이다. 기업의 가격 행동이 판매와 이익에 변화를 가져오는가는 고객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가격이 오르면 얼마만큼 덜 살지, 반대로 값이 내리면 얼마큼 더 살지를 결정한다. 값을 올린 후에 고객과 협상을 할 때, 영업사원은 매우 어렵고 하지 싫은 일이 된다. 가격은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향은 공헌마진과 판매량을 통해 이뤄진다.
칼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은 거의 모든 사람이 배척하지만 ‘가격형성’이라는 면에서는 마르크스는 살아남았다. 칼 마르크스의 중요한 공헌은 노동가치설인데 그에 따르면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다. “상품의 가격은 임금에 의해 결정된다.” 그는 생산성 및 노동자 자질의 차이를 철저히 고려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시간 단위당 창출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둔다. 따라서 노임은 가치를 산정하고 값을 매기기 위한 유일한 토대라고 주장한다. 이는 오늘날 용어로 ‘원가 가산 가격책정’이라 부른다. 자동차 회사가 만든 부품은, 만들 때 투입된 노임을 가치사슬로 끌고 간다. 이는 무리 없이 ‘마르크스주의 방식 가격정책’이라 부를 수 있다.
세계 최대 유통회사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사람이다. 비행기 일반석을 타고 다니고, 임원들의 출장에서도 8명을 한방에서 자게 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원 마트가 1달러를 어리석게 쓸 때마다 그 돈은 우리 고객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그가 1992년 사망한 뒤 30여 년이 지났지만, 임원들은 작은 사무실에서 일하며 손수 쓰레기를 버리고, 자기 돈으로 커피를 사 마시며, 소박한 자동차를 굴린다. 이런 초일류 회사 월마트의 기업문화는 사치와 거리가 멀다. 이런 문화가 저가 전략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의 하나다.
‘어도비 Adobe’는 업계의 흐름이 제품 기반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 가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 회사는 디스크에 담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넘기고 영구히 면허를 주는 방식으로 장사를 해왔다. 어도비의 순이익률은 19%에 달한다. 이 모델은 융통성이 없으므로 단점도 있다. 회사 고객들과 영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고, 고객들은 정기적으로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얻을 수 없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어도비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라는 구독 모델을 고객에 제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고 2013년 시총 213억 달러에서 2020년 가을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를 넘었다.
많은 회사가 핵심역량이란 개념에 눈을 돌린다. 삼성그룹은 제당 등 경공업 쌈지 장사에서, 반도체 전자 금융 등으로 변신을 했다. 독일의 ‘마레스만’도 철강 석탄의 주력에서 영국의 이동통신 ‘보다폰’에 인수되어 화려한 탈바꿈을 했다. 회사든 개인이든 잘하는 부분은 있지만, 아마추어 부분도 있으니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 평범한 진리에 비싼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한계비용이 낮은 디지털 회사들의 순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알리바바’의 순영업이익률은 29.32%, ‘페이스북’은 26.15%, ‘알파벳(구글)’은 21.22%이다. 이 수치가 세금을 낸 후의 실적인 점을 보면 대단하다.
“한 기업이 지속해서 이익을 못 내고 결국 몰락하면, 그 기업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회사의 경영진은 사기와 의욕을 잃고 좌절감과 실망감에 시달린다. 반대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면 구성원의 사기가 올라가고 회사 분위기가 고양되며 일할 때 신바람이 난다. 긴 여행을 마치고 우리가 내리는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민간 기업에는 이익지향 경영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왜냐하면 이익을 잘내서 거덜 난 회사는 이제까지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저자는 끝을 낸다.
2020.03.14.
이익이란 무엇인가?-2
헤르만 지몬. 유필화 지음
쌤앤파커스 간행
첫댓글
이익을 내서
망한 사람도 없겠지...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