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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가 돌아왔습니다.
5월 아까시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해마다 어김없이 동산을 찾아오곤 했는데
꽃이 다 져 가는데도 오지 않아서 마음을 졸였습니다.
4월 4일에 예쁜 소리로 우는 되지빠귀가 오고
5월 2일엔 홀딱벗고새로 불리는 검은등뻐꾸기도 왔는데
꾀꼬리는 오늘 어버이날이 되어서야 돌아왔습니다.
자연은 참 놀랍습니다.
때가 되면 다 그렇게 이루어집니다.
날씨가 더워지니 맑았던 연못에 이끼가 생겨서
보기가 불편하여 청소용 장대로 자꾸 건져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며칠 동안 비가 내리니
노랑어리연꽃과 좀개구리밥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불과 사나흘 만에 보기 싫은 이끼를 다 덮어버렸습니다.
그러더니 작은 백련 잎이
하나 둘 동그랗게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연잎은 한동안 물 위에 떠서 몸피를 키워가다가
날이 더 더워지면 어느 날 물 위로 불쑥 솟구치고
탐스런 연봉오리도 함께 올릴 것입니다.
그리곤 하얗게 연꽃을 피우겠지요.
해마다 찾아오는 왕잠자리도 다시 찾아와
매일같이 작은 노랑어리연꽃의 잎 속에 알을 낳습니다.
지난해 낳았던 알은 애벌레가 되어 겨우내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속에서 죽은 듯이 지내다가
봄이 되니 석창포 줄기에 올라와 우화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잖아 껍질을 벗고 하늘로 훨훨 날아오를 것입니다.
‘자연’이란 말보다
더 자연스런 낱말은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것입니다.
우리 인간만이 시시때때로 억지를 부립니다.
첫댓글 저도 꾀꼬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은 소리가 안들리네요.
글을 읽으며 되지빠귀 울던 4월을 떠올립니다.
소리가 너무예뻐서 녹음을 했어요
되쥐빠귀는 정말 예쁜 소리로 거의 하루 종일 울어요.
꾀꼬리가 올해 가장 늦게 왔는데 지난해도 몇 마리밖에 안 왔더랬어요.
올해는 몇 마리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홀딱벗고새로 불리는 검은등뻐꾸기
아........ 그 새가 이 새였군요
홀딱벗고......원성스님의 시
홀딱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벗고 정신차려라
홀딱벗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홀딱벗고 반드시 성불해야 해
홀딱벗고 나처럼 되지 말고
홀딱벗고
홀딱벗고
그렇습니다. 복효근 시인의 시로 더 유명해졌지요. 아이들은 '학 교 가 자. 학 교 가 자' 이렇게 말한답니다.
참 좋은 글, 다 읽고 조금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람보 님!
인간이 억지를 부리지안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네요
맞아요.
늘 그런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