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有備無患 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사전에는 '준비를 하면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는다', '미리 준비해
두면 근심할 것이 없다'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늘 준비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삶은 준비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모태로부터 세상에 나올 준비, 입학 준비, 시험 준비, 취직 준비, 결혼
준비. 사업준비. 내일을 위한 준비 등 일생을 준비의 끊임없는 연속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준비를 제대로 갖추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개을러서, 때로는 하기 싫어서, 때로는
여유를 부리다가 준비를 다하지 못해 망치는 수가 많습니다. 심지어 인생의 종착점인 죽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며 삽니다.
아직 젊으니까. 아직 시간이 많이 있으니까. 아직 할 일이 많으니까 죽은 나중에 찾아오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문득 죽음이 찾아오면 그제야 후회합니다. 가슴을 치며 대성통곡합니다. 전혀준비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면 죽음 앞에 쩔쩔매며 당황합니다. 준비 없이 살아가다 돌연 들이닥친 죽음이란 현실 앞에 가슴
치며 후회하거나 모든 것을 포기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오로지 세평 남짓한 누울 자리뿐....'
이라 자각합니다.
우리는 평소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과연 하느님의 심판을 얼마나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지금이라도 당장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느님께서 오실 나라이 아직 멀다고만
생각하여 개으름 피우며 졸고 있지는 않습니깜?
우리는 깨어 있는 신자로서 항상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로써 우리는 언제
어느 때 하느님께서 오리더라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매순간을, 하루하루를 항상 마지막 순간으로 받아들이고,
영원한 운명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준비하는 자세는, 준비하며 살아가는 삶은 결코 내일
속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속에, 바로 이 순간에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입니다.
깨어 기다리는 자세로, 유비무환의 자세로 하느님께서 언제 어느 때 오시든지 기쁘게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위해 마련된 하느님 나라를 기쁘교고도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해야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