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열린 장애인 파크골프 대회에서 우리 조릍 이루고 있는 세 팀 중에 남자, 여자 혼성으로 짝을 이루어서 출전한 팀은 우리 팀뿐이었고 다른 팀은 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 여성들은 공을 때리면 멀리 보내는 남녀 혼성인 우리 팀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팀 구성원 가운데 한 여성은 티박스에 올라서 스윙을 하는데 골프채로 공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을 한다. 걷는 모습도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나의 포썸 파트너인 ㅇㅇㅇ 님이 그분에게 같은 환우냐고 물어보니 같은 파킨슨 환자가 아니고 소뇌 위축증 환자라고 한다. 그 여성은 라운딩 내내 몸이 흔들거렸다. 그러니 스윙을 해도 공을 맞추지 못하고 땅을 때렸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그 여성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파킨슨 환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나인홀 파 5짜리 홀에서 내가 티박스에 올라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를 앞서 가는 조가 아직 홀아웃을 하지 않아서 티샷을 할 수 없었다. 망설이는 나의 모습을 보고 우리 조에 상대편 팀 여성들은 공을 쳐도 되겠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티샷을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어느 날인가 티샷을 한 공이 홀컵 거기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사람을 다치게 하기 때문에 홀아웃하고 나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상대편 여성들은 내가 설마 거기까지 공을 칠까 생각하는 듯 공을 쳐도 되겠다고 한다.
그럴 수 없어서 완전히 홀아웃을 하고 난 후에 티샷을 했다. 내가 티샷을 한 공은 그 푸른 잔디를 헤치고 헤쳐서 언덕에 올라서 홀컵을 내려다 보고서야 멈췄다.
그와 동시에 상대편 여성들이 "와~ 역시 남자!"라고 환호를 보낸다. 기대치 이상이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남자였다. 남자!
그날은 우리가 당연한 듯이 사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은 선망의 눈길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여름에 다른 곳에 올린 글인데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사랑방으로 옮겨서 올립니다. 문맥이 이상해서 재수정을 하였습니다.
엠케이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요즘 파크골프 재미에 푹 빠져 계시는군요
저도 움직임이 자유로운 분들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맞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려온게 자유자재로 자기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여
https://youtu.be/Vl8pOIeSEhI?si=Fi8hKgx0RFRF92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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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꼬야레오(이연규/환우/55/21/포항)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왕의 귀환 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대단한 필력의 소유자님께서 드뎌 복귀 하셨네요. 기다렸었습니다
생각나는 노래 제목이 있어서. 올려 봅니다.
https://youtu.be/-nyhjFvMtYc?si=lWYwp8wjnzHvh9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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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맹탕인 저에게 그런 과분한 말씀에 노래까지 주시다니요. 암튼 감사합니다. 장미화괸님!
쉼터는 버렸나요? 흥 칫 뿡
@마리에(여/보호자) 그럴리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