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둑을 둘 줄 모르지만 친구들이 바둑을 둘 때 어께 너머로 구경은 몇번 하였다.바둑판의 361개의 점 위에 흑백으로 나뉘어
교호로 돌을 놓아 집을 크게 짓는 편이 이기는 게임으로 집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보면 패라는 것이 발생한다. 패는 서로 한 수 씩 걸러 가면서 상대의 집을 부수려고 하는 한 집 싸움을 말한다. 꽃놀이패란 아마도 바둑에서 연유한 용어로 말하자면 바둑판에서 한쪽은 패하면 큰 손실을 입고, 상대편은 패해도 별 상관이 없는,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패를 일컫는 말로 따라서 한쪽은 져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으나 다른 한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큰 피해를 모면할 수 있는 패를 말한다.
'꽃놀이패'란 말은 우리말의 꽃놀이와 패가 협쳐진 말로 꽃놀이는 봄철 온갖 꽃이 필 때 기분전환을 위해 학업이나 농삿일을 잠시 제쳐두고 놀이를 가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지칭하고 뒤에 붙은 패란 본래 투전판의 으뜸인 패(패)를 차용한 조선 후기의 여흥문화의 풍류담에서 나온 말이다. 놀이중의 으뜸은 기생놀이이고 투전중의 으뜸은 골패라는 조선가사 꽃놀이가의 한 대목이 이를 증언하고 있다. 구한말 조선의 투전이 사라지고 화투가 유행하면서 화녀가의 꽃놀이가 어느날부터 바둑의 패를 가르키는 용어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패(覇)는 원래 투전(각종 문헌은 鬪錢 投錢 등으로 출현한다)에서 나온 말로 바둑의 '패(怯)'와는 출발부터 다른 말이다. 투전은 두꺼운 종이로 80쪽의 목(目)을 만들어 사람 물고기 새 별 말 노루 토끼 등 1에서 9까지 각각 9장 패(覇)를 만들어 가장 높은 수(數)를 다투던 놀이다. '수투전'으로도 불린 투전은 투호나 윷처럼 단순한 우연성 게임의 무료함을 극복하고, 우연 속에 기술력과 판단력 그리고 개인의 배짱(결단성)을 더해 재미를 극대화시킨 놀이로 조선후기 사회를 들었다 놓았다 하였다. 투전으로 날을 밝히고 등불로 나라 안의 기름을 다 소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꽃놀이패가 비단 바둑에서만 쓰이는 말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지 하면서 즐거우면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법이다.
요즘이사 장사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죽을 맛이지만 그 중에서도 잘되는 집이 있기 마련이다.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그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꽃놀이패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주식투자에도 꽃놀이패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에 2천개가 넘는 기업이 들어 있고 해외 주식까지 치면 셀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런 기업들의 주가가 하루에도 열두번씩 오르내리면서 춤을 춘다. 주식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도 한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된다. 각 아이템별로 오르내리는 사이클을 잘 살펴서 한 아이템이 내려왔을 때 샀다가 고점에 올라갔을 때 팔고 그 돈으로 다시 내려온 아이템을 골라 매수를 하면 꽃놀이패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해서 고수가 되기 전에는 꽃놀이패를 설치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