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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주보 제1890호 부활 제5주일(2020.5.10) 복음단상 ‘사랑의 유대’(요한 14,1-12) 부활 시기, 요한 복음이 자주 우리를 다독입니다. 아니, 영적인 힘을 북돋웁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섰던 신천지에서도 매우 귀하게 여기는 말씀이 요한 복음입니다. 신천지에서는 요한 복음 14장의 내용을 ‘장래사(將來史)’로 믿습니다. ‘간다.’ ‘떠나간다.’ 혹은 ‘갔다가 다시 돌아오겠다.’와 같은 말씀(요한 14, 3.4.6.18.28 참조)을 신천지의 종말론적 계시로 재해석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앞뒤 문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신천지의 ‘선택된 언약’ 카테고리에 의도적으로 꿰맞춘 결과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 전에 마음을 쏟아야 했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당신의 죽음 이후 홀로 남겨질 철부지 제자들, 그래서 다소 불안해 보이는 그들의 ‘유대’였습니다. 공생활 동안 중단 없이 이어왔던 제자들에 대한 스승의 각별한 교육은 수난의 때가 다가옴에 따라 더 진전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제자 토마스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각각 물음을 던지지만, 스승의 답변은 결국 하나로 통합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니’(요한 14,10-11) ‘나를 알거나 본 사람은 내 아버지도 이미 뵙고 아는 것’(요한 14,7.9)입니다. 성자와 성부의 완전한 일치, 곧 ‘사랑 안으로 제자들을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유일한 통로(길)로 삼아 최종적으로 머물러야 할 곳(거처)은 바로 성부와 유대를 이룬 사랑의 보금자리입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가 이 사랑의 통로를 따라 아버지께 나아가는 삶의 여정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함께 이룬 사랑의 유대를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계속 건네줄 것입니다. 글 | 박현창 베드로 신부(갈곶동 본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