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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 늘푸른 산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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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산 행 후 기 방 스크랩 금수산, 맹춘의 바위능선을 타고오다.
대우6층((김학성) 추천 0 조회 200 11.05.17 01:11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연두색 물감이 다 풀어진 산은

이제 청록의 갑옷으로 무장을 하고 염천 불볕화살 쏟아지는 여름과

한바탕 밀고 당기는 씨름을 치르려 샅바 추스립니다.

비단으로 수를 놓은 금수산은 골짝이 비기처럼 깊고 능강교 들머리에서 망덕봉으로 이어진

바위능선은 벌써 볕폭풍으로 뜨겁게 달구어져 있습니다.

그 금수산의 비색을 나도 갑옷처럼 두르고 내게로 어떤 폭풍과 벼락, 천둥 동반하고 오는

여름 한가운데로 질풍노도 달리고자 그 능선, 뜨겁게 달구어진 바위,

한 발 한 발 도장 찍어봅니다. 

발바닥에서부터 묵직하게 심장으로 치밀어 올라오는 것!

산길 가고 또 가도 해독되지 않는

법문일까요?

매서운 죽비, 내려쳐 허벅지 근육 경련입니다.

산을 함부로 취하려한 경책으로 받아들입니다. 더욱 몸 낮추어 천천히 바위에 다시 섭니다.

내 고결한 정신의 집인 몸이 그 부실을 털어내고

여기 금수산의 비색처럼 비단으로 수 놓아지기를 서원했습니다.

하여 산 절로 물 절로 나도 절로이었으면

-------

그러다보니 상천마을, 동동주 시원함도 절로였습니다.

연초록 물감 번지는 봄산을 그간 봄꽃사냥에 취해 산나물에 취해 산 아랫도리, 골짝을 맴돌다가 참으로 오랫만에 나선 산행이었습니다. 

(능강교-비석바위-산부인과바위-먕덕봉-금수산-정낭골-상천휴게소, 9.3km 약7시간 소요)

비단이 수처럼 놓인 산이라 하는 금수산을 이천늘푸른산악회 가족과 함께 한 맹춘의 바위능선은 부시게 쏟아지는 볕화살과 그 볕화살 맞은 나무는 잎새 뒤척여

연두색 고운 빛을 내 눈에 쏘아대 이윽고는 진물나는 눈, 일순 정신 혼미해지는 마약임에 다름아니었습니다.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정신줄 잠깐 놓아도 좋을, 여기 파노라마로 펼쳐진 진경 몇 컷 중 그대는 어느 산경으로 놀러 가시렵니까? 

들머리 능강교를 지나 바로 만난 돌탑입니다.

앞서간 산객의 어떤 서원이 차곡차곡 돌로 쌓였을까요? 나는 또 어떤 서원하나 얹어야 하는지요?

그 돌탑 어루 만지고 가는 바람같이 잠시 멈추어 서서 고운 흔적 남겨봅니다.

아주 작은 절집의 소소한 돌탑이 정겹습니다.

 

 

 

충주호와 월악산 영봉이 손에 잡힐듯 산해만리가 시선안에 그림 한 장입니다.

 

 

 

여기 금수산의 가솔로 신록이었다가 죽어 뼈대로 몸을 바꾼 저 나무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산길 다 가도록 풀리지 않는 금수산의 비기가 이 아닐런지요? 

죽어 물기 다 빠진 마른 뼈대의 나무의 위풍당당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요?

여기 금수산은 비단으로 수를 놓아진 게 아니라 강골기질의 푸른 갑옷을 두른 무장에 다름아닌 암봉 거친 산이었습니다.

산해만리 깊고 넓은 신록에 내 정신이 풍덩 빠져 허우적여도 좋을 -------

 

 

그저 바라보는 눈이 시원시원, 호강을 누립니다.

너럭바위와 소나무, 대자유는 태초부터 거기 멋들어지게 있었습니다.

그 대자유를 만나는 산객!

운수대통이지요.

 

오랜 침묵으로 적요를 실천하는 바위와 그 적요를 집으로 삼는 쇠물푸레나무 한 그루가 연출하는 풍경입니다.

이 풍경의 제목을 무어라고 할까요? 

 

 

여기 금수산을 스치고 가는 바람과 햇살, 그리고 산객의 마음이 함께 그린 풍경이겠지요?

바위의 오랜 친구인 잘 생긴 소나무입니다.

내 눈맞춤으로 더욱 의기양양, 빼어난 미색을 자랑합니다. 

봉우리와 봉우리, 골짝과 골짝, 굽이굽이 물길, 우리 산하의 오래된 역사이지요.

그걸 느끼러 빈객은 산에 들고

우리나라 오월을 장식하는 달력 그림으로 이만하면 충분할런지요?

좋은 풍경은 깊게 깊게 숨어있나 봅니다. 아! 외마디 감탄사가 전부였습니다.

 

 

망덕봉에서 상천마을로의 하산길에 만난 철쭉, 그 꽃색이 천하제일의 미색입니다.

 

금수산 정상과 그 능선입니다.

저 아래, 상천마을이 보입니다.

그 마을의 낮과 밤이 여기 소나무 한 그루의 늘 푸른 일상과도 같기를!  

하산길에 만난 독수리 바위입니다.

여기 금수산행의 화룡점정인 풍경!, 그 멋들어짐이 가히 진경입니다.

내 정신의 집에 오래 걸어둘 요량입니다.

역시 독수리바위가 손에 잡힙니다.

 

상천마을 한 귀에 작은 절집 보운정사입니다.

하산주가 시원시원, 술 절로 마음 절로, 고마운 도반들입니다.

자 마주치는 술잔에 금수산의 좋은 풍경과 추억이 함께 담기기를!

'쇠물푸레나무꽃'입니다.

보운정사 작은 도량을 눈부시게 장엄하는 '큰?으아리'입니다.

역시 보운정사에서 만난 '매발톱꽃'입니다.

금수산 외진 산길을 환하게 밝히며 핀 '흰난장이붓꽃'입니다.

 

벌써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2008년 몸을 크게 다쳐 아주 산과 이별하나 했는데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산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조심조심 찾은 산은 모두가 귀한 도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암벽산행은 무리였나 봅니다.

금수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 망덕봉에서 상천마을로 하산하기로 했는데 그만 길을 잘못들어 너덜지대를 한참이나 통과해 가까스레 본 팀과 하산지점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나 하산길에 만난 독수리바위는 이번 금수산 산행의 화룡점정인, 그야말로 백미의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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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17 07:03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 11.05.17 09:46

    전 산행하면서 독수리바위를 못봤는데
    사진으로 보니 너무 멋찌네요
    담 산행에도 장아찌 또~싸오세용~맛있었습니다.

  • 11.05.17 15:45

    정말 힘든 산행이었는데....그때 본 그 바위가 독수리 바위구나....감사드려요...

  • 11.05.18 09:15

    사진 잘 보고갑니다``

  • 11.05.18 17:24

    늘~아름다운글귀와 풍경사진 잘보고있습니다..감사요^*^

  • 11.05.18 20:37

    즐감했습니다~

  • 11.05.21 19:49

    ()()() 항상 글에서 느끼는 것이 시성인듯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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