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세월 흔적 ‘부도, 승탑’
‘부도(浮屠)’는 스님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墓塔) 또는 승탑을 일컫는다. ‘부도’의 어원은 불타(佛陀, Buddha)에서 연유한 것이라는 설과, 또는 솔도파(率屠婆, Stupa), 탑파(塔婆)의 전음(轉音)이라고 하는 설이 있다. 부도는 승탑, 사리탑, 부두(浮頭), 포도(蒲圖), 불도(佛圖) 등 다양한 별칭이 있다.
어원으로 본다면, 불타가 곧 부도이므로 외형적으로 나타낸 불상이나 불탑이 즉 부도였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것은 ‘탑(塔)’ 또는 ‘불탑’이라고 부른다. 시대가 흐르면서 스님들의 묘탑까지도 부도(浮圖)로 일컬으면서 차츰 넓은 뜻을 가지게 되었다. 부도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부도밭(浮屠田)’이라 한다.
산사의 부도밭은 보통 전각들이 있는 사찰 경내가 아니라, 경내로 들어가는 길옆이나 부근 산비탈 등에 따로 부도숲처럼 조성돼 있다. 부도는 보통 한 곳에 모여 있는데, 이런 부도밭은 산사의 특별한 볼거리다. 물론 부도밭이 아닌 곳에 따로 있는 부도들도 있다.
부도는 돌로 되어 있어 목재로 된 전각들과 달리 세월이 오래 흘러도 보존될 수 있다. 부도는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른 것도 있어서, 시대에 따라 모양이나 방식이 달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도에 새겨진 조각과 문양 등도 석조미술로의 흥미로운 경우가 적지 않다.
부도나 승탑 앞에는 고승의 생애와 활동을 기록한 탑비(塔碑)를 세운다. 한국에서 부도(승탑)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통일신라 선종에서부터다. 부도는 탑신 모양에 따라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과 석종형(石鐘形)으로 나눈다. 승탑의 구조는 일반 탑과 마찬가지로 상륜부, 탑신부, 기단부로 나뉘는데, 꼭대기에는 지붕 모양의 장식을 한다.
팔각원당형은 탑신이 팔각형으로 크고 화려하며 통일신라시대에 많다. 반면 석종형은 마치 탑신이 종과 같이 생겨 붙여진 이름이며 규모와 장식이 천차만별이지만 팔각원당형에 비해 조각이 없고 소박하다. 석종형은 고려시대 이후에 많다.
우리나라 국보로 지정된 승탑에는 가장 오래된 승탑으로 추정되는 원주 염거화상탑이 있고, 그 외 여주 고달사지 승탑, 구례 연곡사 승탑, 화순 철감선사탑이 있다. 국보로 지정된 탑비는 보령 대낭혜화상탑비, 하동 진감선사탑비, 원주 지광국사탑비, 문경 지증대사탑비 등이 있다.
<영남일보, 사찰의 문화>中에서
[출처] 산사의 세월 흔적 ‘부도, 승탑’|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