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른 세대의 어릴 적 곤충 채집 대상이었던 동심 속의 매미.
''맴,맴,맴 ...' 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매미는 예로부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곤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소음과 농가 피해 때문에 골칫거리로 전략했다.
장밋비 끝에 본격적인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가 매미다.
낮에만 울던 매미들이 요즘은 왜 밤새도록 극성일까?
밤에도 대낮처럼 환한 불빛과 매미가 활동하기에 좋은 높은 온도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전국 16개 주거지역의 주야간 매미 소음도를 조사한 결과
야간 (평균 72.7dB) 주간 (평균 77.8dB)의 매미 울음소리는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평균 67.9dB)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역 야간 소음규제 기준인 45데시벨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매미 울음 소리는 더 이상 자연의 소리가 아니라 소음 공해다.
아파트 층간 소음의 법적 기준이 주간 43dB, 야간에는에는 38dB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미 울음소리는 과태료감이다.
또 야간에 매미가 우는 지점의 가로등 아래 조도는 153~212룩스(lx),
울지 않은 지점은 52.7~123룩스로 나타나 조명으로 지나치게 밝은 지점에서 매미가 우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나치게 밝은 조명이 자연생태계의 흐름을 뒤받꿔 놓았고
이로 인한 악영향이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유충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땅속에서 5년에서 17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매미는 성충이 된 후
보름에서 길어야 한 달 정도로 살다가 짝짓기를 마친 후 생을 마감한다.
암컷과 수컷의 울음소리가 크고 우렁찰수록 호감을 느낀다고 한다.
구애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수컷들과 울음소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되면서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 신도시에 소리가 가장 극성스러운 말매미가 번성한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는 인간의 무분별한 도시개발과 무관치 않다.
매미는 도심 가로수마다 붙어서 나무 진액을 빨아먹는 대표적인 해충이다.
또 매미의 암컷이 나뭇가지를 파서 그 속에 알을 낳는 것이 과실수에 치명적이다.
최근 매미가 울산지역 일대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농가에 피해를 주는 등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다.
도시는 밤낮으로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자동차로 넘쳐나고, 사람들은 에어컨을 마구 틀어대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 수록 매미들의 소음공해는 더 극성을 부릴 것이다.
결국 지구를 뜨겁게 달군 인간들이 자연생태계의 흐름을 바꿔 매미로 인한 피해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매미 울음 소리는 인간의 환경 파괴를 나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박현수 조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