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서 뱃길로 570리.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2박 3일 관광이 단돈 13만1000원.
그곳을 지키는 해병대흑룡부대를 찾아가는 모든 면회객들은 이 믿기지 않는 비용으로 섬 전체 곳곳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부대가 지난달 21일 먼 거리에 비용도 만만찮아 불편을 겪고 있는 장병 면회객들만을 위해 특별히 ‘관광 투어 면회 프로그램’을 개발,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17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사는 임태원(59)씨는 지난 4월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 임영호(22) 이병을 만나기 위해 부인 정금순(54)씨와 백령도를 찾았다. 백령도에서 임씨 부부는 생각지도 못한 환대를 받았다.
뱃길로 4시간을 달려 백령도 용기 포구에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이 군 차량으로 숙소까지 짐을 옮겨 주고 2인 기준 1박에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군 콘도를 제공해 준 것.
다음 날에는 군 차량을 타고 부대 장교의 안내에 따라 콩돌 해수욕장·심청각·두문진 해상 관광 코스 등 백령도의 유명 관광 코스를 둘러봤다. 물론 차량 이용 비용은 전액 무료다.
이처럼 부대가 면회 개선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 것은 “우리 부대 장병들도 면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부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부대 자체 조사 결과 면회객들이 호소하는 가장 불편한 점은 바로 원거리 섬에 따른 접근이 어려운 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흑룡부대 면회객 1인당 소요 경비(2박 3일 기준)는 여객선 이용비·숙박비·식비·섬내 차량 이용비 등 기본 비용만 최저 28만1000원이고 경인 지역 외에서 면회 올 경우 인천까지의 차비와 인천에서의 숙박비 등이 포함돼 그 이상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지출이 많은 부분은 택시 렌트 비용으로 백령도 내에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관광을 위해 택시를 렌트하려면 하루에 6만~8만 원, 이틀에 15만 원(연료비 별도) 정도가 추가로 들어간다.
“섬 안에서의 비용을 어떻게 하면 절감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부대 차량을 제공, 관광 프로그램을 짜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기왕 관광 코스를 도는 김에 관광 안내까지 맡게 됐습니다”라며 프로그램 개선안을 마련한 박중환(49) 원사는 말한다. 부대의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1박에 약 3만 원(모텔을 이용할 경우)의 숙소 비용이 5000원으로 줄고 택시 렌트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아 2박 3일 기준으로 15만 원 가량의 비용이 절약된다.
두진포 해상 관광을 마친 임씨는 “배삯과 식사비를 제외하면 거의 돈이 들지 않았다”며 “저렴하고 편안하게 면회와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내년 봄에는 가족·친지들과 함께 또 오겠다”고 말했다. 면회객들에게는 친절한 군의 이미지를, 군 장병에게는 부대 사랑을 심어 주는 해병대흑룡부대의 면회 개선 프로그램.
해병대흑룡부대가 면회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비단 군 차량 지원과 관광 안내가 아닌 대민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군 전체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일 것이다.
첫댓글 후배들은 좋겠구만...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부대장 대단해요~~~@!
일반인은 못가나요?
난 백령도에서 면회는 생각도 못했는데 3년전에 마누라랑 아이랑 백령도갔다가 배가 안와서 일주일 동안 거지생활을 하다가 내가 그무한 부대의 도움으로 고생끝........
획기적인 발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