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치고 싶은 사람이 있다네 환한 봄날 꽃길을 거닐다가 플라타너스 그늘 길을 따라 걷다가 은행잎 떨어지는 아스팔트를 밟다가 겨울비 오시는 하늘 아래에서도
스쳐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네 만나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네 그저 온종일 기다려도 좋을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네.
===[사랑하니까, 괜찮아. 나라원]===
혼자 말도 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짝사랑이었습니다. 그저 눈길만 주어도 고맙고 봄이면 봄이라서 좋고 아카시아 꽃향기를 따라 걷는 여름도 좋았습니다. 가을엔 은행잎에 알 수 없는 글을 적어 책 속에 묻었습니다. 겨울에 오는 눈이나 빗속에서 찾으려 했습니다만 서울로 떠난 짝사랑은 돌아 올줄 몰랐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아련하게 떠오르는 것은 짝사랑입니다. 소년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지금, 말이라도 해볼걸.....하고 몹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입춘. 봄이 왔다고. 모든 사람이 좋아하며 덕담을 나눕니다. 봄은 꽃 피고 새 우는 좋은 계절입니다. 추운 긴 겨울이기에 더욱 더 기다려지는 봄이었습니다. 봄날이 오래 가기를 바라지만 우리 곁을 떠납니다. 그래서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도 생기지 않았나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