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31일,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직속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가 2020년 12월 경 천안함 사건 및 전사 장병의 사망원인에 대한 재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재조사를 실무진에 지시, 압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에 천안함 생존자와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며 사실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언론보도 3일 뒤인 4월 2일, 규명위가 긴급회의를 통해 재조사 각하 결정을 내려 계획을 철회하였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이미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로 결론이 난 사항인데 이미 국가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소행이라 결론을 내렸는데 무슨 의도로 재조사를 하냐는 비판이 일자 슬그머니 철회했던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시절에 천안함 침몰에 대해 그게 북한의 소행이었다고 명확하게 밝힌 적이 없었습니다. 대통령뿐이 아니고 문재인 정권의 요직에 있던 사람 중에 천안함 침몰에 대해 그게 북한의 소행이라고 얘기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권칠승 수석대변인, 장경태 최고위원. 6월 6일 현충일을 전후해 벌어진 천안함 논란의 등장인물들이다.
이들의 발언에 공통점이 있다. '나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생각 한다'는 명확한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이 대표를 찾아가 물었다. "북한의 만행이죠?" 이 대표는 대답하지 않았다.
권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대화하다가 "부하들 다 죽이고…"라고 했다. 천안함 침몰의 책임을 북한이 아니라 최 전 함장에게 몰아가는 듯한 뉘앙스였다.
권 대변인은 이틀 후 유감을 표명하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아마도 2021년 자신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국회 청문회를 말하는 것 같다. 2년 전 청문회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건가.
권 대변인은 8일 최 전 함장을 만나 비공개로 사과했다. 굳이 비공개로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게다가 사과는 최 전 함장에게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지, 천안함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권 대변인을 옹호하면서 "(최 전 함장이) 지휘관으로서의 어떤 책임감을 좀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천안함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2020년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천안함 유족이 대통령을 붙들고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하자 문 전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 공식 입장 아닙니까"라고 했다.
'나의' 입장이 아니라 '정부의' 입장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의 공식 입장이기는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우리 정부'라거나 '문재인 정부'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그저 '북한 소행입니다'라고 한마디면 될 것을 굳이 저렇게 표현해야 했을까 싶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1년 후 대통령 직속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천안함 사건 재조사를 추진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철회한 적이 있다.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때마다 역대 일본 총리들이 '과거 정부의 인식을 계승한다' 정도로 얼버무릴 때 우리는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 싶어 속이 터진다. 민주당 인사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을 애매모호하게 얼버무릴 때도 국민들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민주당 의원들이 아직도 북한 눈치를 보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지난 정부 때는 천안함이 거론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전 정부 최대 치적이라고 생각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본 전제가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고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제를 근거로 군사분계선 일대 훈련 중단, 비행금지구역 설정, 감시초소(GP) 철수 등의 내용을 담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네 번이나 만났지만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 요구는커녕 언급조차 한 일이 없다.
지금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9·19 남북군사합의가 형해화(形骸化 : 내용은 없이 뼈대만 있게 된다는 뜻으로, 형식만 있고 가치나 의미가 없게 됨을 이르는 말)됐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유명무실해졌다. 더 이상 북한의 눈치를 볼 일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이제 민주당도 '나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이라고 믿는다'고 당당히 선언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래야 국민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둔다. 그것이 민주당 혁신의 시작이다.>매일경제. 이진명 정치부장
출처 : 매일경제. [매경데스크] '천안함은 북한소행' 왜 말을 못하나
어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은 8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직접 만나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권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며 "저는 여전히 진행되는 모욕적 언사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요구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전 함장에 따르면 그와 생존 장병, 유족들은 권 수석대변인에게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최 전 함장은 "더 이상 국론분열, 정쟁화시키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면담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천안함 관련 망언자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권 수석대변인에게 "당대표와 면담, 당 차원의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사과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공은 이재명 대표에게 넘어갔는데 제 생각으로는 그가 최원일 전 함장의 요구에 응할 확률은 0%로 보입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