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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별로 떠나는 자유 여행
2007. 6. 30 ~ 7. 6
■ 자유여행 소개
순례기간 중 실시한 자유여행은, 사전에 마음 맞는 사람끼리(가고 싶은 여행지가 같은 사람) 팀을 맞추었으며, 6박7일 동안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지역을 가든, 무엇을 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단, 개인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비용은 7만원 이었으며, 그 이상의 부담은 개인이 알아서 충당합니다. 이 기간에는 오지사회사업 합동연수 기관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올 여름에 오지사회사업(농활, 광활, 섬활)을 하는 동료들은 합동연수를 위해 해남평화자원봉사학교로 이동하였으며(보길도에서 주말을 보내고 들어감), 자유여행팀인 지리산종주 팀, 물 따라 길 따라 가는대로 흘러가겠다던 행운유수 팀, 그리고 허약한(?) 사람들만 모여서 조금 편하게 여행하자고 했던 남도여행팀, 이렇게 3개 팀으로 나누어져 6박7일간의 행복한 활동을 한 것입니다.
■ 나와 함께한 모둠 소개 - 일명 “원기회복” 팀
- 동료소개 : 이가영(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정수현(대구대03), 김은혜(한남대 02),
김민욱(경성대04), 진지혜(대구대05), 이성호(침신대01, 성호는 사정상, 3일만 함께함)
- 여행지역 : 남도 지역 여행(해남땅끝마을 ->보길도, 생일도, 보성 차밭, 화개장터, 지리산)
■ 자유여행 이야기
# 해남 땅끝마을 -> 보길도
다산초당을 들렸다가 고산 윤선도 유적지가 있는 녹우당(윤선도의 종가 댁)까지 들리고 해남 땅끝마을로 이동을 했습니다. 전날에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들어가는 막배 시간을 알아 두었기 때문에 욕심내어 윤선도 유적지까지 보고 조금은 쫓기듯 도착했는데, 보길도로 들어가는 마지막배가 이미 떠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았더니, 인터넷에 나와 있던 배 시간이 잘 못 표기되었더군요. 자유여행 시작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아쉬워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요섭이가 다른 방법이 있다며 설명하기를, 가까운 노화도 가는 배를 타고 그곳에서 선외기9)를 이용하여 보길도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귀 뜸해 주었습니다. 편법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든 보길도 까지 무사히 당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지요.
* 보길도의 추억 하나, 세연정(洗然停)10)
보길도에 들어가는 첫날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장마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보길도 여행에 많은 차질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다 함께 보길도 주변 산책을 나갔는데, 고산 윤선도가 머물렀다던 세연정이 있었습니다. 두 번씩이나 갔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밤에만 갔던 터라, 세연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는 추억이 있습니다. 우리들끼리 이런 얘기를 했어요. 누군가가 보길도에 가서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면, 세연정을 갔었는데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얘기하자고..
* 보길도의 추억 둘, 정문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는 보길도 동초등학교
보길도에 들어오기 전에 한덕연 선생님께서 보길도의 주요 관람코스를 알려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끌렸던 곳이 바로 동초등학교였는데, 보길도에 있는 동초등학교는 정문에서 10m만 걸어도 모래사장이, 30m만 걸으면 바닷가에 발을 담글 수 있습니다. 가영이 누나와 성호, 은혜, 민욱이, 지혜와 함께 동초등학교 담벼락 위에 걸터앉아 바로 앞에 펼쳐져 있는 넓은 바다를 보며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들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바다가 눈앞에 있는 보길도 동초등학교
9) 구동 엔진이 선체 외부에 독립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선박
10)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 부황리에 있는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 고산 윤선도가 51세부터 86세 때까지 13년간 7차례나 드나들며 살았던 곳이며, 어부사시사 40수와 수십 수의 한시를 창작하였던 곳.
# 제2의 고향, 가슴시린 추억이 있는 곳, 생일도
* 완도에서 신지도 가는 버스 안 - 2007. 7. 2 일기
보길도를 빠져나와 생일도를 가기 위해서 완도에서 신지도를 가는 마을버스를 탔다. 빈자리가 거의 없는 버스 안에서, 할머니 한 분이 비어있는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셨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신지도로 향하는 길에 옆에 앉아계신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몇 가지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 생일도를 가려고 하는데, 신지도에서 배를 타는 선착장 이름이 무엇인가요?” 하고 여쭈었더니,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갔다. 아니, 대화를 했다기보다는 할머니께서 신지도에 대해 안내를 해주셨다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의 뜻부터 시작하여, 여름에 신지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수, 해운대보다도 좋다고 자랑하시는 할머니였다. 신지도 홍보대사가 따로 없다. 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학생, 좋은 자리 앉았구먼!”라고 하시며, 신지도를 안내해준 할머니께서 말도 잘하시고, 좋은 분이라는 칭찬을 한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내가 좀 잘 갈채제!”하시며 신지도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무척 뿌듯해 하셨다.
-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 하나,
어른 혹은 사람을 대할 때는 꼭 인사하고, 여쭙기(걸언)를 잘해야겠다.
-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 둘,
걸언을 하되, 그분이 잘 하시는 일, 잘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도록 걸언해야겠다.
- 순간 포착
도로에서 버스와 집배원 아저씨께서 스쳐 지나가는데, 서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정겹게 보였는지..
* 생일도에 도착하다. - 2007. 7. 2 일기
신지도를 출발한 배가 생일도 선착장에 가까워 올수록 처음 생일도를 찾았던 그 느낌처럼 가슴이 막 뛰었다. 생일도에 도착하여, 선착장 앞에 있는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아이들에게 줄 간식거리를 사들고 공부방을 찾았다. 그렇게도 그리웠던 목사님과 사모님.. 친 자식 마냥 반가이 맞아주신다. 언제든 찾아와도 편한 내 집 같은 생영공부방!! 때마침 공부방에서는 공부를 하고 있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참새들 마냥 머리만 내밀고 우리들을 맞이했다.
도착하자마자 사모님께서 맛있는 카레를 준비해주셨는데, 모든 아이들이 줄을 서서 음식들을 상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1년 사이에 또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목사님만의 특별 이벤트를 열어주셨다. 그 이벤트는 바로 ‘트럭에 뒤에 태우고 금곡해수욕장 구경 시켜주기!’이다. 섬활을 하는 중에도 몇 번 이벤트를 열어주셨는데, 그 때마다 목사님의 주가는 급상승했었다. 금곡으로 가는 길.. 어두운 밤이라 생일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작년 여름의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기에 스치는 바람에 맞는 것만으로도 상상할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가슴시린 추억과 감동, 기쁨이 가득 담긴 곳..
오늘따라 파도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린다.
처~얼 썩! 처~얼 썩!
바다도 오랜만에 찾은 내가 무척이나 반가웠는가 보다. 이렇게 큰 소리로 철썩여대니..
오랜만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소리도 쳐보고, 힘차게 모래사장을 달려 보았다.
1년 전 그때처럼..
참 좋다.
그리웠던 생일도.. 행복하다..
# 발길 닿는 곳곳마다 감사가 차고 넘칩니다! - 보성 가는 길 2007. 7. 4. Wed
# 공중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다! - 화개장터 마을 회관에서 쓴 일기 2007. 7. 5. Thu
생일도를 빠져나와서 무전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감사거리가 더욱더 넘친다. 전남 강진에서 경남 하동까지, 1박 2일 동안 얻어 탄 차만해도 10여대.. 어제는 보성읍교회에서 잠을 자고, 오늘은 화개장터 마을 이장님의 배려로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헌데, 이틀 동안 제대로 씻지 못해서인지 모두들 많이 찝찝했던 모양이다. 주변에 목욕탕이라도 있다면 금방이라도 뛰어 갈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일단 오늘 밤은 그냥 참고 내일 목욕탕을 찾아보기로 하고 면사무소 옆에 있는 공중화장실에서 간단한 세수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영이 누나가 하는 말이, 여자 화장실에 호수가 있다고 말을 하는데, 이어지는 얘기를 굳이 듣지 않아도 어떤 말을 할지 알 것 같았다. 누나 얼굴에 “우리 샤워하자!”라고 잔뜩 쓰여 있는 것처럼 누나만의 재미있는 표정이 나타났다.
곧 이어 누나가 하는 말,
“우리 그냥 화장실에서 샤워하자!”
“허허!! 재미있겠다!!”
비록 9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골이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도 드물고, 면사무소까지 들어와서 화장실을 이용할 사람은 극히 드물어 보였다.
그래서.. 저질렀다!
우선 남자들이 망을 보고, 여자들이 먼저 씻었다. 30분 쯤 지났을까?
“임무교대!!”
이젠 여자들이 망을 보고 민욱이와 함께 샤워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황이 너무 웃긴 것이 아닌가! 처음 온 낯선 동네에서, 그것도 면사무소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스릴도 있었으니, 오늘 있었던 일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든 10차순레는 인문학적 바탕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며, 깨닫게 해준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하다. 내일이면 순례단이 다시 뭉치는구나.. 설렌다!!^^
# 화개장터 마을회관에서 쓴 기도 2007. 7. 5. Thu
하나님, 감사해요.
우리가 가는 걸음걸음마다
주께서 예비하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하나님,
주님의 귀한 자녀들을 도와주었던 손길 손길마다
복에 복을 더 하사, 축복하여 주시고,
우리의 행동과 모습을 통하여 그들이 감동받게 하소서
하루하루, 순간순간마다 주께서 품으심을 느낍니다.
남은기간동안 더욱더 주님을 만나길 원합니다.
주님의 손길을 느끼기를 원합니다.
내 모든 것 내려놓고,
나의 모든 생각과 길을 주께 맡기오니
주께서 선히 인도하여 주시옵길 바라오며
거룩하시고 살아계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자유여행 기간 동안 도움주신 분, 감사하기!
# 6. 30 ~ 7. 2
● 보길 중앙교회 류영구 목사님, 사모님
편안한 잠자리, 든든한 식사 후원해 주심에 감사
# 7. 2 ~ 4
● 생일도 생영교회 윤병오 목사님, 김문순 사모님
편안한 잠자리, 든든한 식사 후원
현재 목사님 하시는 일에 대한 소개,
5기 동행의 자료들을 보면서 함께 웃을 수 있었음에 감사
● 금곡해수욕장 걸어서 가는 길에 동현이 아버님, 우체국 일하시는 용겸형님(?) 태워주심에 감사
● 보미, 소영이가 헤어질 때 과자 선물해 주었음. 그 마음에 감사
# 7. 4 생일도를 나와서 보성 가는 길
돈이 부족할 것 같아서 강진에서부터는 대중교통을 타지 않기로 함(걷거나 히치)
2개조로 나누어 이동함(수현, 은혜 / 가영, 민욱, 지혜)
따라서 일부는 수현, 은혜 조에만 해당하는 부분도 있음.
● 강진교통 버스 기사님 : 터미널에서 보성 방향, 2km 정도 태워주심
● 강진 소방서 : 화장실 이용, 친절히 보성가는 길을 알려 주심(보성까지 80km)
● 강진 -> 장흥 : 곤색 엘란트라, 장흥중앙교회 성도님께서 태워 주심
● 장흥 우리병원 : 식수제공
● 장흥 -> 보성 : 세탁업 하시는 분께서 태워주심
● 보성공공도서관 : 친절하게 길 안내해주심, 잠시 쉬었다 감
● 보성종합사회복지관 지성훈 선생님, 정구림 선생님 :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사업소개, 기관라운딩, 잠자리 연결도 해주심
● 보성읍교회 최용준 담임 목사님 : 편안한 잠자리 제공, 수박도 주심
● 예수전도단 : 보성읍교회 행사에 왔다가 컵라면 1box(6개) 주심
# 7. 5 보성에서 화개장터까지
● 보성종합사회복지관 : 복지관 관장님께서 배려해 주셔서, 지성훈 선생님께서 보성 차밭까지 태워 주시고 보성차밭 소개도 해주심
● 보성차밭 매표소 : 입장료 3000원 할인해 주심
● 보성차밭 -> 보성 버스터미널 : 현덕 스님 태워주심
● 보성 -> 보성 끝 : 무쏘 운전하신 아저씨께서 태워주심
● 보성 -> 광양 : 김세원 선생님 태워주심(가는 방향이 아닌데도 50km정도 태워주심)
● 광양시 노인복지회관 박남식 선생님 : 광양소개(차를 타고 드라이브), 저녁식사 후원(광양불고기), 최참판댁 구경, 화개장터까지 태워주심
● 화개장터 마을 이장님 : 마을회관 잠자리 제공, 맛있는 아침 식사 후원
# 7. 6 화개마을 구경, 쌍계사 구경
● 화개장터 -> 쌍계사 가는 길(8km) : 동네 주민이 트럭으로 태워주심
● 쌍계사 매표소 : 입장료 할인해 주심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풍성히 누렸습니다.
하루하루 감사가 넘쳐흘렀습니다.
자유여행, 정말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백두대간의 아쉬움을 학습여행으로 대신하셨군요. 보길도에 가신다니 예전에 블로그에 남긴 순례 기록을 옮겨왔습니다. 보길도에 가시면 고산 윤선도 선생님께서 머무르셨던 세연정과 초등학교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는 보길도 동초등학교를 꼭 가보세요. 참.. 집 외벽을 조개 껍질로 만든 예쁜집이 아직도 있으려나.. 즐거운 학습여행 하세요.
즐거워 보입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초호화 무전여행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수현 선생님.
고맙습니다. 정수현 선생님~
보길도 동초등학교 가 보겠습니다.
우와~
선생님, 보길도 학습여행 생각하시어 이전 기록 살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학습여행 되기를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아. 저게 몇년전인가요..? 벌써 7년 전이네요. 보길도 세연정은 밤중에 가도 참 좋습니다. 세연정 가는 길 저멀리 바다소리, 달빛.. 잊을 수 없는 추억이지요. 순례하며 다녔던 곳곳 그리고 들었던 생각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