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에서 경찰이 직무를 유기한 것은 물론 피해자 유가족들이 직접 119에 위치 추적까지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두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했다는 경찰의 또 다른 거짓말이 감찰 결과 후에도 드러난 셈이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ㄱ씨의 언니(32)는 8일 “사건이 발생한 지 9시간이 지난 2일 오전 8시 못골 네거리 119소방센터에 직접 찾아가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며 “요청 결과 새마을금고 기지국 158m 지점, 지동초등학교 맞은편, 동호아파트 부근이라고 확인해 경찰에 이를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동초등학교 정문에서 20여m 떨어진 범행 장소인 피의자 오모씨의 집과 1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ㄱ씨 언니는 “친한 언니에게 연락이 와 ‘동생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거니 누가 받았다가 소리만 듣고 끊더라’고 말해 내가 전화를 걸었더니 꺼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은 ‘우리가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직접 119에 위치 추적을 요청해 보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못골 네거리에 위치한 119센터에 직접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언니는 “그제야 경찰이 제대로 된 수색을 하게 됐다”며 “경찰은 한 게 없고, 다 우리 유족들이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이 ‘수사에 방해가 된다. 경찰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기소방재난본부 확인 결과 ㄱ씨 언니는 지난 2일 오전 8시33분46초에 동생의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112신고센터에서는 이동통신사 전문업체에서 위치 조회를 하고 있다”며 “피해자 신고 시에는 전화번호만 조회되고 이름이 없어 피해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위치 추적을 했을 때는 전원이 꺼져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오전 2시쯤 119와 연계해 추가 위치 추적을 했었다는 설명도 “기지국만 표시되는 위치 추적을 추가로 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해 추가 위치 추적을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일 새벽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CCTV 3대를 수거, 검색 작업을 벌였으나 범인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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