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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FA 시장이 열린지 이제 5일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계약 소식은 뜨지 않고 있다. 아직 FA 마감까지는 시간이 넉넉한편이고 시장 초기이긴 하지만, 이전에는 시장 개막 일주일 만에 모든 계약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더딘 페이스이긴 하다. 아무래도 7개 팀 중 두 팀이 감독 공백 문제와 FA 기간이 맞물려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 KGC 인삼공사의 감독 선임 문제는 3월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사장과 임원이 이영택 현 감독 재계약과 이정철 SBS 배구 해설위원을 포함한 새 감독군을 놓고 고민중이라고 한다. 확률은 반반) 오늘은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탐낼 만한 FA의 순위를 매겨보려한다. 순위는 온전히 필자의 사견이 담긴 것이니, 절대적인 랭킹이라보다는 재미로 봐주었으면 한다. 현실적으로 영입이 가능한 FA 랭킹을 적다보니, 이미 재계약을 마친 도로공사 임명옥과 IBK 표승주, 신연경과 최수빈 그리고 타팀 유니폼을 입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 양효진은 제외하였습니다.
5. 이나연 (현대건설 / 1992년생 / 173cm / 세터)
[21-22 시즌 기록]
평균 세트 : 3.81
평균 디그 : 1.3
평균 서브 : 0.12
연봉 / 보상등급 : 9천 9백만원 / B등급
FA 규정 상 B등급에 속하는 세터, 이나연은 보상 선수 출혈이 없어도 영입이 가능한 선수란 점에서 메리트가 크다. 토스의 기복은 있지만, 경력이 많고 토스가 손에 맞는 날에는 중앙과 윙의 활용 밸런스가 좋다. 토스의 질이 꾸준하지 못하다는게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는 원인이었지만 백업으로는 더 할 나위 없는 자원이다. 36경기 채제로 리그가 늘어나면서 주전 세터의 뒤를 받혀주고 때론 주전으로 나서줘야할 경험 많은 제 2 세터의 가치도 높아졌다. 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는 염혜선이 빠지고 그 빈자리를 매꿀 세터가 부족하여서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토스의 기복이 심한 부분은 아쉽지만, 오랜 경험이 있고 언제든지 백업에서 나올 수 있는 이나연을 세터 백업이 약한 팀에서 쉽게 지나치진 못할 것이다.
4. 고예림 (현대건설 / 1994년 생 / 177cm / 레프트)
[21-22 시즌 기록]
평균 득점 : 5.9 점
공격 성공률 : 32.78%
리시브 효율 / 점유율 : 35.81% / 28.07%
평균 블로킹 : 0.16 개
평균 디그 : 2.845 개
평균 서브 : 0.08 개
연봉 / 보상등급 : 2억원 / A등급
리그에서 귀한 리시브가 되는 레프트이지만, 상대적으로 평가가 짤 수 밖에 없는 고예림이다. 아무래도 리시브에 비해서 공격에서 꾸준한 한 방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걸린다. 아무리 현대건설이 양효진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높다 쳐도, 경기당 6점을 간신히 달성하는 기록은 아쉽기만 하다. 리시브와 수비만 보면 솔리드한 주전이긴 하지만 센터 공격의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이 아닌 다른 팀에 가서는 공격적으로 더 보여줘야 한다. 토스가 입맛에 맞지 않으면 해결 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도 아쉽다. 고예림의 연봉만 생각하면 경기당 10점은 기록해주는 것을 기대할 텐데, 지난 시즌 모습만 보면 쉽지는 않다. 너무 많은 보상도 걸림돌이다. 타 팀이 영입시 보상 선수 한명과 함께 6억 7천 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내주어야 한다. 투자한 금액 만큼의 효율 가치를 해낼지가 관건이다. 다만, 현재 리그에서 리시브가 되는 주전 급 레프트가 귀하다 보니 시장의 평가는 다를 수도 있다. 현 소속팀인 현대건설은 고예림을 웬만해선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황민경과 고예림이 지키는 평균 팀 리시브 효율은 6.14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당장 개인 리시브 효율 35.81%를 기록한 고예림이 떠나면, 이보다 10% 효율이 더 낮은 정지윤이 불안한 리시브로 자리를 지켜야 한다. 다만, 문제는 꽉찬 현대건설의 샐러리캡이다. 지난 시즌 샐러리캡의 96%가까이 채운 현대건설은 신인 선수를 라운드별 최저 금액으로 맞춰서 등록한다 쳐도, 3명의 신인 선수를 추가하고 양효진을 7억으로 재계약한다면 현대건설은 현재 고예림 연봉 이상을 주기가 힘들다. 오히려 선수단 정리를 하지 못할 경우 고예림이 페이컷을 해야 간신히 재계약을 가능하다. 현재 고예림은 흥국과 페퍼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선수 본인이 더 많은 연봉을 원한다면 이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지가 될거다.
3. 이고은 (도로공사 / 1995년생 / 170cm / 세터)
[21-22 시즌 기록]
평균 세트 : 7.41
평균 디그 : 2.43
평균 서브 : 0.18
평균 블로킹 : 0.08
연봉 / 보상등급 : 1억 6천만원 / A등급
이번 FA에선 눈에 띄는 세터 선수들이 많다. 특히나 각 팀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가 둘 이나 시장으로 나온다. 안혜진과 이고은이다. 필자는 안혜진을 이고은보다 조금 더 높게 친다. 그 이유는 후술하고, 이고은도 이제 한창 전성기에 접어드는 세터이다. 때론 감독과 밀당을 할 정도로 고집이 쌔긴 하지만, 상대의 블로킹 수를 읽는 공 분배가 좋은 선수이다. 또한, 리베로 못지 않은 수비와 어택 커버 능력도 발군이고 탄탄한 상채의 힘으로 올리는 먼 곳에서의 2단 연결도 좋은 선수이다. 상대의 약점 로테이션을 이용하는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안혜진보다 더 낫다. 하지만, 경기 내에서 날개 쪽으로 쏴주는 토스의 볼 끝의 기복이 좀 있는 편이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굳이 거기로?'하는 쪽으로 고집있게 볼 배급을 주는 경우도 잦았다. 이번 시즌에는 부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도로공사 입장에선 반드시 붙잡고 싶지만, 타 팀이 높은 금액으로 오퍼를 할 경우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차기 시즌은 배유나, 차차기 시즌에는 박정아의 FA가 걸려있기 때문에 샐러리 관리가 필요하다. 시즌 후반부에 폼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윤정이라는 새로운 주전 세터를 발굴하기도 하였고, 아직 미완의 대기인 장신 세터 안예림도 백업에서 대기하고 있다. 도로공사 입장에선 만약 이적을 할 거면 보상 선수 풀이 좋은 곳으로 이적하길 바랄 것이다. 현재 이고은 선수는 페퍼저축은행과 강력하게 연결이 되어있다. 만약 페퍼로 이적한다면 페퍼 입장에서는 약점이었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승부처에서 끈적한 수비를 보강할 수 있다.
2. 유서연 (GS 칼텍스 / 1999년생 / 174cm / 레프트)
[21-22 시즌 기록]
평균 득점 : 9.4
공격 성공률 : 38.92%
리시브 효율 / 점유율 : 36.13% / 27.8%
평균 블로킹 : 0.13
평균 디그 : 3.56
평균 서브 : 0.2
연봉 / 보상등급 : 1억 1천만원 / A등급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전 유서연에 대해서 물었다면 솔직히 물음표가 더 많은 선수라 답했을 것이다. 영리한 선수이긴 하지만 단 한 번도 풀타임 주전으로 뛰어본적이 없으며, 단신에 운동능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서연은 훌륭하게 그 물음표들을 느낌표로 바꾸는데 성공하며 커리어하이를 장식했고 FA를 앞두고 자신의 가치를 확 뛰어올리는데 성공하였다.
유서연의 강점은 영리함과 에너지이다. 기본적으로 퀵오픈 처리가 좋은데 VQ가 뛰어나 상대 블로킹을 이용하거나 빈 곳을 노린 공격이 인상적이다. 손목을 이용하거나 스윙 스피드를 조절하여 낮은 신장의 단점을 이겨내는 선수다. 리시브와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좋으며 낙차가 큰 플로터 서브도 숨은 장기이다. 또한, 젊은 나이에 이미 챔프전을 세 번이나 체험하며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술 수행과 팀 워크 그리고 워크애틱도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마다 탐을 낼 선수다. 다만 아무래도 신장이 아쉽다 보니 주 공격수로 활용하기엔 득점력에서 절대적인 한계가 있긴 하다. 보조공격수로는 이만한 선수가 없지만 주요 공격수 급 연봉을 안겨주기엔 고민이 있을 전망이다.
GS 입장에선 가장 좋은 것은 유서연을 붙잡는 것이지만,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팀 샐러리캡 소진율이 리그 2위인 탓에 유서연에게 많은 연봉을 주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저연차 로스터를 정리한다 쳐도 캡 룸이 크게 비지 않는다. 팀 주축들이 어린 탓에 아직 연봉을 깍기보다는 상승을 해줘야 될 선수들도 있고, 우승 프리미엄으로 연봉을 높여준 한수지, 김유리, 문명화 같은 선수들도 지난 시즌 무난하게 활약을 하는 바람에 깎을 여지가 많지 않다. 그래도 후술할 선수에 비하면 유서연은 이적한다 쳐도 권민지, 최은지 등 대체 자원이 있는 편이다. 이적을 해도 보상 풀이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GS이다. 현재 유서연은 흥국과 페퍼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필자의 휴민트를 통해서는 페퍼가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1. 안혜진 (GS 칼텍스 / 1998년생 / 175cm / 세터)
[21-22 시즌 기록]
평균 세트 : 10.6
평균 디그 : 1.69
평균 서브 : 0.2
평균 블로킹 : 0.21
연봉 / 보상등급 : 1억 5천만원 / A등급
젊은 나이, 동 포지션 대비 높은 신장, 날카로운 서브와 강 심장. 세터가 원하는 덕목을 어린 나이에 터득한 안혜진. 리그에서 세터가 귀한 자원이 되면서 젊은 나이에 올림픽까지 경험한 안혜진의 가치는 폭등하고 있다. 이고은에 비해서 어린 나이와 높이라는 강점이 있기에 세터 포지션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안혜진의 가장 큰 장점은 라이트로 보내는 토스가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보통 세터들이 앞으로 보내는 레프트 토스가 더 익숙한 반면에 안혜진은 라이트로 보내는 토스의 볼 끝과 높이 그리고 속도가 안정적이다. 반대로 안혜진의 치명적인 단점은 레프트 토스이다. 신기하게도 높이가 어떻게 됬든, 전위든 후위든 어디에 있든 입맛에 딱딱 맞게 볼 끝을 세워서 주는 라이트 쪽 토스에 비해 레프트로 주는 토스가 영 불안한 선수이다. 어려운 라이트 백토스를 레프트 일반 토스보다 쉽게 주는 특이한 케이스다. 대부분의 V리그 용병들이 라이트 포지션인 것을 감안하면, 안혜진의 가치는 높다고 볼 수 있다. GS에선 중앙의 공격 빈도가 낮아서 시도 자체가 적었지만 가끔식 나오는 중앙 A퀵이나 이동 공격은 나쁘지 않았다. GS의 팀 사정 때문에 양 윙 쪽 분배 비중이 높은 편이었는데 타팀으로 이적한다면 중앙 속공 토스도 시도를 늘려야 한다.
GS의 시스템은 안혜진의 손끝에서 부터 시작된다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놓치면 유서연보다 더 공백이 클 선수이다. 현재 안혜진의 백업인 김지원과 이원정 모두 잔부상으로 풀 시즌을 보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점에서 안혜진이 협상만 잘 임한다면 3억 이상의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 안혜진에게는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재계약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과연 전도유망한 이 젊은 세터의 첫 FA는 어떤 결과를 맞이할까?
첫댓글 이 글 읽고 저도 친구들 사이에서 아는 척 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