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트럼프 추가제재 취소 초당적 비판…“김정은 좋다고 번복할 사안 아냐”
[VOA] 정치·안보 이조은기자 2019.3.26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취소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미 의원들의 초당적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법에 따라 북한이 불법 활동을 멈출 때까지 제재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인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밀한 관계는 제재 번복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미국 법이 요구하는 대로 제재는 가해져야 한다”며 “재무부가 옳았다”고 밝혔습니다.
가드너 의원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최대 압박은 북한의 조력자를 제재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며 “그것을 반복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선박 회사 2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취소 지시를 내린 가운데 나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미 재무부는 현행 대북 제재에 대규모 제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면서 “나는 오늘 이 추가 제재에 대한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를 지시한 제재가 어느 시점에 부과된 것인지는 명확히 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 외교위원은 “이전 어떤 행정부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루비오 의원은 24일 NBC 방송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전 세계 사람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부터 제재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 백악관으로부터 이중 확인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이뤄져선 안 됐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신은 “김정은이 핵무기와 그 밖에 다른 것을 포기하길 간절히 바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해보는 것을 비난하진 않는다”면서도 자신은 “도무지 김정은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은 적이 없고 지금도 믿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신은 “실패하길 원하기 때문에 (북 핵 포기에) 회의적인 게 아니라, 실패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회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측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더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의원은 22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국가안보 결정을 즉석에서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제재는 (북한) 정권의 불법 활동을 늦추거나 중단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이지,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를 좋아한다고 해서 뒤집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브래드 셔먼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할 것”이라며 “대신 유권자들에게 ‘김정은은 브로맨스 파트너인 자신에 상처주길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대통령인 이상 우리는 안전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애덤 시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불과 하루 전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 하에 부과된 (대북) 제재를 갑자기 취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어리석은 순진함은 충분히 위험하며, 백악관의 무능력과 내부 혼란으로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의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북제재 강화 법안 ‘브링크액트’를 상정한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가장 포악한 독재자 중 한 명인 김정은에 의해 놀아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대북제재 발표와 동시에 재무부를 제치고 제재를 철회하는 것은 논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의회가 나서 브링크액트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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