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이용준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 집 앞마당은
삼촌이 가꾸어온
화원의 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계절 변함없는 소나무들도 있고
계절에 맞추어 생명력을 토해내는
여러 과일나무들이 어린 시절을
윤택하게 하고
봄이면 성황산 자락
꿈틀거리던 들꽃들이
여름이 오기 전 흐드러지게 피는데
온갖 꽃에서 피어오르는
꽃내음이 온 동네 가득이 퍼집니다
진달래 꽃잎 입에 물고
산사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세상이 전부 내 것 같았습니다
여름이면 더위를 식혀줄
방죽에서 멱감고
배고픔에 지치면
과수원 개구멍 통해
아직 채 익지 않은
사과 복숭아 서리해서
허기짐을 떼우고
가을이면 세상을 구하고자
자신을 밝혔던 등신불처럼
온산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고
그때쯤이면
겨울나기 땔감을 하러
온산을 헤맨답니다
나무 한 짐 가득히 메고
할머니께 자랑하고파
내려오는 길이 줄겁기만 했습니다
겨울이면 아궁이 불 가득 지피어
군고구마 군것질 삼아
벗들과 동화책 만화책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몰랏던 온종일
저녁이면 집에 가기 싫어하는
벗들과 은근슬쩍 다가오는
어둠을 반기듯 초대하며
오늘 밤은 건너마을 점숙이네집
닭서리 할까 토끼 서리할까
밤새 놀이를 궁리하던 그 시절
계수나무아래 토끼가 방아질 하고
굴뚝위에는 호랑이가 담배피우고
나는 그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나 봅니다
카페 게시글
▣-창작 자작시
그리운 고향
피터쭌
추천 3
조회 71
23.05.23 11:5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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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각만 해도 편안해 지는 곳
지금은 어디에도 없는 풍경들
고향의 시절들이 그립습니다
공감하며 다녀 갑니다
유쾌한 하루 되세요
피터쭌님^^
네 고향 생각만해도 그립고 아립죠 감사합니다
초여름 같은 날씨속에서 화사한 화요일날을 잘 보내셨는지요?
창작 고운글을 읽으면서 쉬었다 갑니다 오월의 장미의 계절도 절정에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더운 날씨 미세먼지에 몸 관리를 잘 하시고 웃음이 가득한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세요..
네 여기는 비교적 선선 합니다 부산입니다 배독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